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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무기는 '디자인 혁명'
Posted by kimdirector | 2011.01.05 | Hit : 1775
애플 디자인 스티브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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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그동안 수많은 혁신을 이뤄냈다. 애플2 컴퓨터로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창조했고 매킨토시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아이팟과 아이튠스는 음악을 듣는 방법을 바꿨고 아이폰은 휴대폰을 재발명해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애플은 제품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서도 강한 충격파를 선사했다.

애플 디자인은 로고에서부터 드러난다. 원래 애플의 로고는 공동 창업자였던 론 웨인이 직접 펜으로 사과나무 밑에 뉴턴이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하지만 애플이 정식회사가 된 이후 스티브 잡스는 새롭게 로고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레지스 맥키너에게 디자이너를 물색해 달라고 했고 롭 야노프를 소개받는다. 스티브 잡스는 절대 귀여워 보이면 안 된다는 조건을 걸고 일을 맡겼다.


 



롭 야노프는 사과 모양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버전의 로고를 그려왔는데 스티브 잡스는 애플2 컴퓨터가 컬러를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로고에도 다양한 색상이 들어가기를 바랐다. 이를 참고로 롭 야노프는 한 입 베어 먹은 사과 모양에 무지갯빛의 화려한 색상이 칠해진 로고를 완성해낸다.

한 입 베어 먹은 사과 모양에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한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를 의미한다는 것에서부터 사과에 독을 넣어서 죽은 천재과학자 앨런 튜링을 기리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롭 야노프에 의하면 사과의 모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한 입 베어 먹은 사과를 그려야만 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체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롭 야노프가 그린 로고는 스티브 잡스의 마음에 쏙 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로고에 들어간 화려한 색상을 사용하게 되면 인쇄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회사 로고에 3가지 이상의 색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금기 같은 것이 있었다.

애플 내에서도 회사 로고의 색상을 하나로 통일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스티브 잡스의 끈질긴 고집으로 무지갯빛 애플 로고가 정식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화려한 색들이 회사를 좀 더 인간미 있게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오늘의 애플을 만들어 놓은 애플2 컴퓨터 역시 컴퓨터 디자인 변화를 불러왔다. 애플2 컴퓨터는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 케이스를 사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세련된 다자인을 선보였다. 이는 스티브 잡스의 노력의 결과다.

애플1 컴퓨터는 엄밀히 말하면 조립이었기 때문에 케이스가 필요 없었다.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마니아가 아니라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컴퓨터를 원했기에 누구에게나 친숙한 디자인이 필요했다. 직접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연구했고 컴퓨터가 가전제품처럼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플라스틱 케이스를 소재로 컴퓨터를 만들 결심을 한다.

 



마침 스티브 잡스는 휴렛 팩커드 출신의 프리랜서 제리 마녹을 알게 됐고 그에게 일을 맡길 수 있었다. 키보드와 본체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애플2 컴퓨터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사용한 덕분에 좀 더 세련되고 산뜻한 디자인이 가능했다. 애플2 컴퓨터의 외형은 당시로는 획기적이었고 다른 컴퓨터보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모습이 훨씬 깔끔하고 세련됐다. 그 후 개인용 컴퓨터 업체들은 애플의 영향을 받아 컴퓨터에 플라스틱 케이스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애플2 컴퓨터의 성공 이후 스티브 잡스는 더욱더 디자인에 집착하게 된다. 애플이 디자인을 통해 다른 회사와 차별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과감한 시도를 계획한다.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를 찾는다는 각오로 유명잡지를 통해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한 것이다.

백설 공주의 일곱 난장이에서 이름을 딴 제품을 디자인하는 미션을 통해 소니에서 디자인을 담당했던 독일 출신 하르무트 에슬링어를 발굴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하르무트 에슬링어의 회사인 프로그디자인에 월 10만 달러라는 거액과 각종 추가경비를 청구할 수 있는 파격적 조건으로 애플을 위해 독점적으로 일한다는 계약을 맺는다.

그 후 스티브 잡스와 애플2의 케이스 디자인을 맡았던 제리 마녹, 프로그디자인은 힘을 합쳐 이른바 ‘스노우화이트 디자인’을 완성한다. 케이스의 로고 모양이나 컬러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컴퓨터 표면 처리까지 담긴 애플 내부의 디자인 양식이다.




스노우화이트 디자인이 최초로 적용된 애플2 컴퓨터는 등장하자마자 격찬을 들었으며 1984년 타임이 선정하는 올해의 디자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노우화이트는 매킨토시에 그대로 이어졌고 이후 개인용 컴퓨터 업계에도 큰 영향을 줬다. 스노우화이트 디자인은 10년이 넘도록 컴퓨터 업계의 교과서같은 존재가 됐다.

애플2와 매킨토시로 컴퓨터 디자인의 새바람을 일으킨 애플은 또다시 아이맥을 선보인다. 보통 생각하는 하얀 베이지색 컴퓨터 케이스는 애플이 만들어 놓은 표준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아이맥이 그 벽을 깼다.

사탕 같은 푸른 빛깔의 일체형 투명 케이스를 사용한 아이맥은 지금까지 컴퓨터에서 볼 수 없었던 디자인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아이맥에서 구현한 화려한 색상과 속이 보이는 누드 디자인은 단순히 컴퓨터 업계에만 아니라 산업계 전체에 영향을 줬다.

애플 입장에서 보면 아이맥은 단순한 히트 상품이 아니었다.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 다음으로 가장 유명한 인물인 조너선 아이브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라는 게 중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조너선 아이브는 대학교 때만 해도 컴맹 수준으로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매킨토시를 접하면서 그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매킨토시에 완전히 반해 버린 그는 누가 매킨토시를 개발했는지 매우 궁금해 했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며 애플이라는 회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조너선 아이브는 대학 졸업 후 탠저린(Tangerine)이라는 회사를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동으로 설립한다. 이때는 욕조, 변기, 세면대, 빗 등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했다. 1992년이 되자 애플에서는 디자인 회사인 탠저린에 노트북과 관련된 디자인을 의뢰한다.

이때 조너선 아이브가 내놓은 디자인에 감명을 받은 애플 디자인팀은 조너선 아이브를 아예 본사로 스카우트하기로 결정한다. 평소부터 애플에 큰 호감을 가지고 있던 조너선 아이브는 탠저린이 직접 창업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영국을 떠나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면서까지 선택한 회사였지만 당시 애플의 상황은 기대 이하였다. 대학시절부터 애플에 대해 품고 있었던 환상과 사랑은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큰 좌절감을 줬다. 회사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을 즈음에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돌아온다.

스티브 잡스는 디자이너에 대한 기대치가 누구보다도 큰 사람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조너선 아이브를 보고 그가 그토록 바라던 최고의 디자이너임을 알고 감격했다. 처음부터 스티브 잡스가 조너선 아이브를 알아본 것은 아니다. 무려 1년 동안이나 스티브 잡스는 조너선 아이브를 방치했다.

나중에야 조너선 아이브의 존재를 알고 면담 약속을 잡았는데 이때 조너선 아이브는 바지 뒷주머니에 사직서를 넣은 채 스티브 잡스를 만났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조너선 아이브를 만난 후 그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결정했고 그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아이맥이었다. 아이맥의 성공은 흥행성 높은 스티브-조너선 쇼의 시작이었다. 스티브 잡스와 조너선 아이브는 매일 만나 업무를 이야기할 정도로 밀접한 사이가 됐다.

아이맥으로 단단해진 둘의 밀월관계는 아이팟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 아이팟은 휴대용 기기가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것, 특히 뛰어난 색깔 하나가 제품 판매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아이팟 1세대에서 보여준 고급스러운 흰색과 검정색은 많은 화제가 됐다. 아이팟 나노의 경우 연필보다 얇은 두께와 작은 크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아홉 가지의 화려한 색상으로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아이팟이 시장을 독점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애플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어폰이 흰색이라는 것 역시 아이팟이 다른 MP3 플레이어와 구분되는 중요한 디자인이었다. 애플은 단순히 아이팟 본체와 색깔을 맞추기 위해서 이어폰을 흰색으로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흰색 이어폰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하나둘 흰색 이어폰에 대해서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초창기 흰색 이어폰을 낀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구별됐고 그만큼 멋져 보였다. 길거리에서 흰색 이어폰을 낀 사람들끼리는 일종의 유대감이 있었다. 애플 마니아들끼리만 느낄 수 있었던 친밀감이었다. 아이팟 이전에는 충성도 높은 애플 마니아라도 자신을 드러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흰색 이어폰은 애플 마니아라는 징표와도 같았다.

아이팟을 초창기에 구매한 애플 마니아들은 일종의 광고판이 되어 줬다. 흰색 이어폰은 어디에서나 눈에 띄었고 사람들은 그것이 아이팟이라는 애플의 새로운 MP3 플레이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거리 곳곳에서 흰색 이어폰을 한 사람들이 늘어나자 아이팟의 판매량은 더욱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애플은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을 모두 검정색으로 실루엣 처리한 후 흰색 이어폰을 강조하는 영상을 만들어 광고에 적극 활용했다. 흰색 이어폰은 어느덧 아이팟의 상징이 됐다. 애플이라는 쿨한 브랜드는 소수의 멋쟁이가 사용한다는 이미지였다.

그러다보니 아이팟 판매량이 늘어나면 애플의 쿨한 이미지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생겼다. 우려와 달리 아이팟은 음악의 대명사가 되어 갔고 학생들 사이에서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모르는 사이 흰색 이어폰은 시대의 아이콘이며 필수적인 패션 아이템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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