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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애니에 대해서

[에픽:숲속의 전설] 오랜만에 볼만한 애니메이션 한편

kimdirector 2020. 2. 24. 20:55 

 

 

 

 

에픽:숲속의 전설

Epic, 2013

 

애니메이션, 모험 / 미국 / 102분 / 2013.08.07(한국)

감독 크리스 웨지

 

 

 

 


 

 

 

 

음.... 이곳에 글을 쓰는 것도 꽤나 오랜만인 것 같다.

오늘 소개하는 글은 오랜만에 본 애니메이션인 "에픽 : 숲속의전설" 이다. 최근에 여러가지 애니메이션을 보긴 했지만, 그다지 흥미를 끄는 영화가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주말 오후에 날씨도 덮고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해서 아이를 데리고 극장으로 갔다. 극장안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아마도 나 같은 사람처럼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극장이랄까... 내 마음속에는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를 보고 픈 마음이 한결 같았지만,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선택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에픽을 선택했다. 좋아하는 장르가 애니메이션이기도 하지만... 에픽을 선택한 나름 이유가 있었다.

 

먼저, 캐릭터들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낯이 익은 인물들이였다.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라푼젤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인 사기꾼역이였던 "플린 라이더"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은 아이스에이지 시리즈를 모두 만들었던 크리스 웻지, 블루스카이의 공동 대표이기도 함. 크리스 웻지가 만든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동물들이 주인공인 영화들이 많다. 아이스에이지 시리즈를 비롯하여, 호튼이라는 영화가 그렇다.

 

숲속을 배경으로 해서인지, 스크린에 펼쳐지는 색상들이 화려하다. 조금은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이 많이 느껴진다. 숲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 대부분이 차지하는  숲속의 여왕을 지키는 호외병들이 등장하는데, 입고 있는 갑옷이나 투구들이 왠지 낯설지 않았다. 투구의 모양이나, 갑옷의 형태가 동양적이라고 해야 하나, 갑옷이나, 투구에 사용되고 있는 색상만 보더라도 너무 동양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약간은 일본적인 느낌도 드는게 내가 본 느낌이다.

 

달팽이 두마리가 등장하는데, 영화속에서 개그맨을 자처하고 있지만, 역활이 명확치 않다. 나름 비중있게 등장하기는 하지만, 딱히 ... 애니메이션의 가벼움과 진지함,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연출가의 선택이지만, 오로지 새로운 숲속의 여왕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이 존재해 버리기에 다른 요소들은 완전히 배재된 듯한 스토리 전개방식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그래서일까. 전체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숲을 지키려는 선과 파괴하려는 악과의 대결장면은 멋있게 연출하기는 했지만 치열하지도 않고, 대담하지 않는, 밋밋함 그 자체, 마지막 엔딩장면에서도 교훈적인 느낌을 주려고 한 것 같지만, 그 마저도 뭔가에 희석되는 듯한 느낌,,,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보게 되면 당연히 아이들과 함께보기 때문에 자막보다는 더빙한 영화를 보게 되는데, 더빙에는 항상 느끼는거지만, 등장인물과의 매칭이 전혀 되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된다. 마케팅적인 요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번 에픽에서도 그렇듯이 여자 주인공의 경우에는 등장인물과 매칭이 매크럽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이 느껴진다. 전문 성우가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다. 아니면, 우리나라 더빙 기술의 한계인 것인지도 모를 일, 자막판으로 보면 전혀 다른 영화를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암튼, "에픽:숲속의 전설"을 보면서 화면 가득한 화려함과 볼거리는 충분했지만, 감동을 느낄만큼의 애니메이션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아이도 조금은 지루함을 느낀 것 같다. 몸을 베베꼬기도 하더군. 그나마 하품을 하지 않은게 다행... 대체적인 평은 나쁜 것 같지 않다.

 

 

아래 글은 씨네21에서 소개한 글이다.

 

초록 숲의 황홀한 비주얼 <에픽: 숲속의 전설>

씨네21 2013-08-07 02:30:02

 

십대 소녀 엠케이는 오랜만에 아빠와 살기 위해 돌아왔지만, 괴짜 과학자 아빠는 숲속 작은 존재들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에만 골몰해 있다. 초록 숲에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 우연히 기이한 소동에 빠져든 엠케이는 숲의 생명을 품은 꽃봉오리를 보호하기 위해 문제아 노드, 수다쟁이 달팽이 듀오와 함께 험난한 모험을 펼치게 된다. 어두운 세력을 이끄는 맨드레이크는 초록 숲의 생명을 파괴하고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에픽: 숲속의 전설>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생령의 인격화, 소녀의 모험담, 선악 갈등의 패턴을 선보이는데, 독창성에 욕심내지 않고 고전적인 방식을 따랐다. 작은 존재의 기이한 모험을 다룬다는 점에서 <엄지공주>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유럽 동화의 전통을, 숲의 정령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웃집 토토로>나 <모모모케 히메> 같은 에코 아니메의 전통을 반반씩 계승하고 있다. 식물을 의인화하는 방식에선 <환타지아>가, 집에 돌아가기 위해 전능한 누군가를 찾아간다는 설정에서는 <오즈의 마법사>가, 선악의 교전에 우연히 제3자가 개입되어 모험을 한다는 점에서는 <반지의 제왕>이 떠오른다.

 

대신 영화는 초록 숲을 사실적이고도 아름답게 재현하는 데에 공을 들였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상상력에 기반하면서도 숲속의 빛과 결의 디테일을 살린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숲의 생기 가득한 공기처럼 실상 보이지 않는 것들을 비주얼화하는 방식은 기존의 스펙터클한 애니메이션과는 차별화된 방식이다. 서양적이거나 동양적(혹은 일본적)이지도 않은 숲을 만들어낸 실력도 일품이어서, 정글도 정원도 아닌 ‘숲’ 자체가 제대로 부각되었다. 한국 애니메이터의 참여로 인해 ‘리프맨’이라 불리는 숲속 작은 전사의 갑옷과 투구 디자인에는 신라시대 화랑의 특성이 투영되었다.

 

선한 세계가 아름다운 만큼 악의 세계와 그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설정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맨드레이크와 그의 부하들의 비주얼과 교전장면은 압도적이다. 3D로서의 장점이 공중 비행과 전투 신에서 잘 살아난다. 꽃봉오리를 지키는 민달팽이 멉은 <스타워즈>의 C3PO처럼 감질나고 수다스러운 인상적인 조역으로 등장해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에픽…>은 어떠한 문화권에서도 수긍 가능할 애니메이션이다. 숲의 황홀한 비주얼을 전면에 내세워 선한 세계와 악한 세계의 교전이라는 고전적인 이야기를 엮었으며, 여기에 직관적인 캐릭터를 얹었다. 스타일은 신선하고 스케일은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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