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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브랜딩에 대해서

[2003.07] 현장에서 본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kimdirector 2020. 12. 29. 15:42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은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라는 얘기가 있다. 이는 소비자가 구매 의사결정을 할 때 제품 자체의 속성만을 놓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미지나 인식 등의 총집합을 놓고 선택을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렇듯 브랜드의 중요성이 부가되면서 소위 마케팅을 한다는 모든 기업들이 브랜드 관리, 브랜드 자산, 브랜드 파워 운운하면서 관련 노력들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논의들 가운데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립’이라는 과제는 브랜드 관리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교과서적으로 정의를 내려보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기업이 목표 소비자의 마음속에 심어 주기 원하는 바람직한 브랜드 관련 연상(적극적, 미래적, 전략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과서적인 정의를 실무 현장에서 구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마케팅이라는 분야에서 얘기되는 대부분의 주제가 그렇듯이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정의와 현실상의 구현 가운데는 늘 넘기 어려운 커다란 강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러한 취지에서 본 글에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실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활용 또는 고려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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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소비자 감성적 Needs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보통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립을 위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하게 되면 우리는 늘 언어적 표현을 활용한 자료만을 수집한다. 그렇게 되면 늘 조사자료가 제공하는 소비자 Needs는 ‘품질’, ‘고객 서비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소비자의 두뇌는 이성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영역이 엄연히 존재하며, 그것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최근 발표된 월스트리트 저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이 기업 브랜드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품질이나 서비스 이상으로 그 기업의 감성적 이미지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감성적 이미지를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성적 Needs를 파악하기 위해선 언어적 표현에서 탈피하여 시각적인 표현의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들을 활용해 보는 것이 때로는 효과적이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조사회사 Research International의 Brand Sight Gallery 모델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는 콜라쥬 기법을 이용하여 소비자들의 기대 이미지들을 파악할 수 있는 차별적인 방법 중의 하나이다.

 

 

두 번째, 기업 내부 고객의 Needs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의 기대감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립이 논의되지만, 사실 내부 고객들의 기대감과 생각을 반영하지 못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내부 고객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정립되어야 그들의 마음속에 브랜드에 대한 자긍심이 강화되고, 그만큼 적극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집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브랜드가 어떻게 밖에 나가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세 번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브랜드 에센스(Core Value)를 정립해야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내용을 정립하는 최종 단계는 핵심적인 브랜드 가치, 즉 브랜드 에센스를 도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이상적인 미사여구를 동원한 브랜드 에센스도 그것을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 에센스가 정립되어야만 성공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이 이루어질 수 있다. 나이키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성공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브랜드 에센스를 정립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내부 요소를 정리하고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내용을 정립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내부 조직원들이 서로 공유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구축될 수 없다. 각각의 브랜드 상황, 기업이 처한 상황에 맞추어 최적의 공유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이러한 시각에서 휘닉스컴이 보유하고 있는 덴츠의 Honeycomb Model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브랜드 에센스를 중심에 두고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내부 요소들을 정리함으로 해서 브랜드를 관리하는 다양한 내부 조직원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모델로서 그 활용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이상 간단하게나마 현장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과정에 참조할 수 있는 요점을 정리해 보았다. 브랜드 관련 프로젝트를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다양한 시장 상황,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 위상 등으로 인해 모든 경우에 응용할 수 있는 최적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시스템은 존재하기 어려운 듯하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정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브랜드를 다루는 사람들의 열정임을 항상 새로이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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