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굴레에서 2’ 인간이 삶에서 겪게 되는 고뇌와 방황, 그리고 궁극적인 자유를 찾아 가는 성장 과정을 그린 소설
인간의 굴레에서 2
Of Human Bondage
저 윌리엄 서머싯 몸 · 역 송무 · 민음사 · 1998.09.30
영미소설 · 세계문학전집 12
2025.04.16 ~ 04.24 · 07시간 05분
1편에서의 주인공 필립은 직업에 대해서 그리고 삶의 자유의 선택 의지에 따른 방황이 기본적인 틀이었다면, 2편에서는 조금 더 다채롭게 진행되며, 필립을 중심으로 1인칭 시점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큰 축의 흐름을 굳이 나누자면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밀드레드와 관계에서, 그리고 자신의 전재산을 투자한 주식에 실패하며 비참해진 모습 속에서의 삶, 그리고 다시 찾아온 사랑으로 나눌 수 있겠다.
필립과 자신에게 돌아온 밀레드레와의 관계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진다. 특히, 소개해준 친구에게 밀드레드를 빼앗기기도 하지만, 그런 여자인 밀드레드를 여러 번 받아 주며 힘겹게 살아가게 된다. 결국 필립은 그런 여자인 밀드레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친구 이상으로 원하지 않게 된다. 자신을 배신한 여자를 예전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대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필립은 그런 밀드레드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게 되고, 필립은 밀드레드를 친구 이상으로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지만, 밀드레드는 상관없다는 듯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지만, 필립은 거절을 하게 된다. 사실 밀드레드는 필립을 사랑했던 것이 아닌 자신의 생활을 위해 필립의 돈이 필요했던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지고 말지만, 밀드레드는 필립의 집을 떠나면서 모든 집기들을 부셔 놓고 아이와 함께 도망치게 된다. 이 아이는 필립의 아이가 아니다. 하지만 필립은 그 아이를 많이 예뻐해 줬다.
필립은 의사 생활을 위해 남아 있는 돈을 아껴가며 검소한 생활을 하지만 친구의 권유로 주식에 투자를 하게 된다. 그나마 남아 있는 돈마저 잃게 되어 파산하게 된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과목 수료와 시험을 치러야 하지만, 집세도 밀려 더 이상 어찌할 수 없게 되어 노숙을 하게 된다. 목사인 백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백부는 거절을 하고 자신이 죽거든 얼마 되지 않는 유산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필립은 그런 백부가 빨리 죽어 줬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래야만 자신의 생활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친구들에게 그리고 가깝게 지내는 지인들에게 얘기할 수 없는 처지까지 겹쳐서 더욱 비참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찾아간 곳이 에덜리의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이었다. 찾아 간 에덜리는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로 만난 관계로 친분을 쌓았고, 주말마다 그의 집에서 아이들과 놀다 오곤 했지만, 현실의 처지가 비참한 꼴이라 선뜻 찾아가지 못하다가 용기를 내어 에덜리의 집을 찾아간다. 여전히 아이들은 필립을 좋아했고, 에덜리는 그의 처지를 고려해서 집에서 재워주고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힘을 다한다. 사실 에덜리의 가족도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자신들이 도울 수 있는 만큼 필립을 도와줬다. 필립은 에덜리의 도움으로 어렵게 상가 건물의 안내원으로 근근이 살아가게 되고, 에덜리 가족에게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목사인 백부가 죽게 되어 유산을 물려받아 2년 만에 병원으로 돌아가게 되고, 의학 공부를 계속하게 된다. 수료와 함께 시험에도 합격되어 정식으로 의사로서의 자격도 인정을 받으며,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필립은 돈을 모아 여행을 하기로 결심한다. 아시아의 다양한 섬나라, 그리고 미국 등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싶어 했고,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느끼고 싶어 했던 터라 많은 기대를 안고, 부푼 꿈을 꾸게 된다. 그렇게 자신의 꿈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착실하게 준비해 가던 차에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기게 된다. 에덜리의 가족의 고향인 작은 시골로 초대를 받은 필립은 그곳에서 에덜리의 첫째 딸인 셀리를 마냥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다 큰 어른이 된 것에 셀리를 다시 보게 된다. 셀리는 필립을 처음 봤을 때부터 호감이 있었고, 청혼을 해 온 다른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결국 둘은 사랑에 빠지고 만다. 런던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이때 필립은 머나먼 여행을 준비 중이었지만, 여행을 포기하고 셀리를 선택한 것이다.
1편에서는 스토리 전개가 단조롭게 느껴졌었다. 필립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다 보니 여러 가지 직업의 선택으로 인한 실패담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극의 후반부에 밀드레드가 등장하고 의사가 되기 위한 의학 공부를 하면서도 필립은 지루하다고 하거나 의학 공부가 재미있어하지 않았다. 이러한 기류는 2편에서도 비슷하게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으나, 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흥미롭게 읽게 되었다. 때문인지 1편보다는 2편이 오히려 집중력과 몰입도가 높아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1편을 거르고 2편부터 봐도 크게 무방하지만 밀드레드와 사랑에 빠지고 집착하는 필립의 모습, 그리고 배신을 당하는 모습 속에 또 다른 로라를 만나게 되는 장면은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1편을 반드시 읽어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2편에서는 필립과 밀드레드와의 갈등, 그리고 필립 자신의 비참한 현실 속에서의 삶 그리고 또 다른 사랑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엄청난 재미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흐름이 우리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기에 공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1편과는 너무 다른 2편은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편에서 작가에 대해서 간단하게 언급했었는데, “인간의 굴레에서”에서의 필립의 삶은 작가인 윌리엄 서머싯 몸의 삶과 동일 시 되기도 한다. 때문에 반자전적 소설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필립의 삶 속에 작가의 삶을 그대로 녹여냈다고 볼 수 있다. 윌리엄 서머싯 몸의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죽고, 2년 뒤에는 아버지도 병사한다. 그리고 목사인 숙부의 집에서 성장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심한 말더듬이로 인해 친구들과 교사들로부터 심한 멸시를 받았다고 하고 그 영향 때문인지 심한 콤플렉스는 자신의 생활과 문학 활동에 많은 영향을 주며 다양한 의미를 주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내용은 필립이 어린 시절 다니던 학교에서 절름발이로 인해 겪어야 했던 것과 동일 시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필립은 여러 곳을 다니며 공부를 하기도 하고, 직업을 얻기 위해 다양한 나라들을 다니는 장면,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봐도 실제로 윌리엄 서머싯 몸도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성격 탓에 그리고 영국의 정보원으로써 다른 나라에 파견되는 잦은 일로 인해 소설 속에서의 필립도 작가 자신과 같은 방랑벽을 있는 그대로 그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필립이 의사가 된 계기도, 작가도 실제로 의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인간의 굴레에서”는 20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성장소설로 인간 존재의 복잡한 심리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으로 실존적인 인간관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이후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도 하고, 후대 작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 소설이 주는 다양한 인간의 삶에서 겪을 수 있는 고난과 방황, 그리고 실패와 사랑의 집착은 우리 사회의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청년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주인공 필립을 그런 의미로 해석해 보면 약간의 행운도 따르기는 했지만, 결과론적으로만 보자면 자신만의 삶을 스스로 찾아간다는 것이다. 완전한 대성공이라는 표현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이 소설을 통해서 되새겨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모습은 손뼉 쳐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아마 작가인 윌리엄 서머싯 몸은 인간이 운명에 존속된 존재인지, 아니면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존재인지를 읽은 이에게 되묻고 싶은 것인지로 모를 일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후반부에 필립이 자신이 원했던 기나긴 여정의 여행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결심하는 모습에서 원대한 꿈을 꾸는 모습이 아닌 평범함 속에서 행복한 삶을 찾는다는 것이다. 작가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지 않을까. 산다는 것은 특별한 업적을 이루는 것이 아닌 일상의 작은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필립은 자신이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적인 인생을 허무한 것이라고 인식하며 깨닫는다. 그리고 살아가야 할 삶에 있어서 있는 그대로, 물 흐르듯이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 나가며,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타인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간다. 인간이 처한 운명적인 굴레를 탐구하면서 본인 스스로 그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들이 중요함을 얘기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읽어 가면서 나의 젊었을 때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잠깐 동안 기억해 내곤 했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말하자면 행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립이 마지막에 안정된 삶을 선택하는 모습은 화려한 성공이 가져다주는 삶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평온함이 주는 삶이 더 가치 있는 것이라는 점이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생각한다.
인상적인 문장
지금까지 그렇게 오랫동안 원하고 있던 것이 지금 겨우 손에 닿을 정도가 되자, 그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장애에 부딫힌 것이었다. 그러나 한편 평화롭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자 하는 결연한 욕망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무엇인가 큰 성격적 결함이 있어. 그 결함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 결함은 비로 미래에 살아 보려는 그의 정열이었다.
<셀리가 임신했다는 오해를 하며, 자신이 계획한 여행을 취소하게 될 것을 염려하는 장면>
반 평생 그는 다만 남의 말과 글로써 주입된 이상만을 추구해 왔었고, 자신의 진정한 소원은 한번도 가져 본 일이 없었던 것 같이 생각되었다. 항상 그의 인생 항로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자신의 뜻대로 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셀리와 결혼을 결심한 후, 새롭게 느껴지는 자신을 향한 기대감을 표현한 장면>
그는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무의미한 인생의 사실로부터 가장 복잡하고 아름다운 무늬를 짜내려 했던 욕망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가장 단순한 무늬, 즉 인간이 태어나 일하다 결혼해서 자식 낳고 마침내 죽는다는 것은 패배를 승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패배는 많은 승리보다도 오히려 나을 것이다.
<필립이 셀리와의 결혼을 결심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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