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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홍길동전' 최초의 국문소설로 사회비판적인 소설로써 우리나라의 근대 소설의 선구적 작품

kimdirector 2023. 12. 8. 08:03 

 

 

 

 

 

 

홍길동전

저 허균 · 지식의숲 · 2013.06.10

한국소설, 한국고전 · 한국문학산책 33

 

2023.12.01 ~ 12.01 · 1시간 59분

 

 

 

 

 

 

 

 

 

 

 

 

 

한국의 고전문학을 접하면 왠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래도 고전적인 활자에서 느껴지는 멋스러움이 있어서 랄까. 홍길동전을 읽으면서 그런 감정을 안고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왠지 낯설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현대에 맞게 편집되었다 하더라도 완전히 없애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전문학이라는 장점이 있는 것은 예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홍길동전은 우리에게 그리고 현 세대와 이전 세대, 전전 세대들에게도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소설뿐만이 아니라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으로, 드라마로, 영화로도 무수히 많은 미디어를 통해서 재탄생과 재해석이 반복되어 오면서 가장 익숙한 이름과 소재가 아닐까 싶다. 기획자로 일하는 나로서도 가끔은 문서를 만들 때, 홍길동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때도 많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익숙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이름, 석 자이지 않았을까 싶다.

 

고전 문학으로의 ‘홍길동전’은 처음 접하게 되는 듯하다.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어렴풋이 기억하고는 있지만, 어떻게 끝맺고 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고 봐도 될 듯하다. 홍길동전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려 하니 조금은 쑥스러움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도 사실일 것이다. 어렸을 때 읽었던 소설이기에 조금은 다른 감정인 생긴 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홍길동전하면 생각나는 문장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다” 말은 나이가 들어도 잊혀지지 않는다. 홍길동의 애절함이 느껴지는 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길동전’은 우리의 고전문학 중에서 가장 뛰어난 소설이기도 하지만 국문소설의 효시이자 사회비판적인 소설로써는 우리나라의 근대 소설의 선구적 작품이라는 점에 반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잠깐 언급한다면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문학가라고 잘 알려진 인물로 교과서에도 많이 등장하는 인물 아니던가. 1610년 명나라에 가서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자가 되었던 인물이고, 정치를 하는 자들이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핍박을 하면 아래로부터 혁명이 일어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조선에서는 서얼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재를 버리는 풍습에 한탄해했으며 서자를 차별 대우하는 사회 제도에 반대했다. 본인 또한 서자 출신에서 비롯된 듯하다. 시문에 재능을 보였으나 3번의 파직과 12세에 아버지, 22세에는 누이 허난설헌이 죽었고, 임진왜란 때는 처와 아들을 읽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광해군 시절, 1618년 반란을 계획한 것이 들통나 처형을 당함으로써 생을 마감한 인물이다.

 

‘홍길동전’은 조선 당시에 만연해 있던 사회적 부패와 적서 차별 문제, 그리고 봉건적 가족 제도와 불평등한 사회적 제도에 대해서 비판한 소설로 유명했고, 여러 가지 버전으로 등장할 만큼 크게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홍길동전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을 모두 총망라한 소설이기도 하지만, 몰랐던 부분 중에서 몇 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간단한 줄거리를 얘기하자면,

 

홍길동의 어머니 춘섬은 홍판서의 첩이었다. 얼자로 태어난 홍길동은 호부호형을 요청하지만, 이를 거절당하여 집안에서는 더욱 고립되고, 상황이 꼬여서 사회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야인이 되어버린다. 그는 도적단을 접수하여 정의의 비밀 결사 활빈당을 세우고 조선 전국을 무대로 의적활동을 하던 중, 길동의 형과 아버지를 협박한 임금 앞에서 일부러 잡혀주지만, 유유히 도술을 써서 탈출하고, 홍길동을 잡을 방법이 없었던 임금이 병조 판서 자리를 내준 후에, 저도라는 섬으로 부하들을 데리고 갔다가 옆의 율도국으로 쳐들어가 결국엔 율도국의 왕이 된다.

 

먼저, 적서 차별에 있어서 서얼 출신들은 급제는 할 수 있어도 정 3품 이상은 오르지 못했다. 때문에 홍길동은 조선을 떠나는 조건으로 정 2품인 병조판서를 원했고, 임금은 골치 아픈 홍길동을 어떻게든 해결하려 했을 것이다. 봉건적 가족 제도에 있어서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홍길동은 첩의 아들로 태어나 집안에서 그리고 하인들에게도 멸시를 당하다시피 했으며, 호부호형을 아버지에게 요청했지만, 거절당한다. 여기에는 기막힌 내용이 있는데, 아버지는 홍대감은 낮잠을 자던 중 용꿈을 꾸고 아내에게 아이를 갖자고 했으나 아내는 거절하고, 때마침 춘섬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홍대감은 춘섬을 범하게 된다. 그리고 홍길동이 태어난다.

 

그리고 길동은 집을 떠나 도적단에 들어가게 되는데, 때는 18살로 도적단을 앞세워 활빙당이라 칭하고 의적활동을 하며 가난한 자들을 돕게 된다. 이 때는 먹기 살기 힘든 시기로 도적질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민중들이 많았던 듯하고, 전국의 사리사욕만 채우는 고관대작이나 탐관오리들에게만 도적질을 해 온 것들을 가난한 민중들에게 나눠 준 것이다. 개인적으로 많이 궁금해 했던 마지막 장면은 위에서 얘기했듯이 정 2품인 병조판서를 얻은 대가로 도적대들과 함께 조선을 떠나 남경 땅인 저도라는 섬으로 떠나고, 저도섬 옆에 있는 율도국이라는 나라를 쳐들어가 율도국의 왕이 된다. 그리고 먼 훗날 홍길동은 세상을 떠나고 후세에 까지 태평성대를 이룬다.

 

여기에서 또 하나의 기막힌 사연 하나를 얘기하자면, 홍길동은 율도국의 왕이 되면서 조선의 임금에게 표문(表文)을 보낸다. 이는 황제로부터 책봉을 받는 국가의 국왕이 발급했던 외교문서에서 비롯되었다. 뿐만 아니라 저도섬에서 요괴를 물리치고 잡혀있던 두 여인을 아내로 받아들이고 첩을 두지 않은 내용이 등장한다. 홍길동은 첩의 자식으로 태어남으로써 다시는 본인과 같은 과오를 남기지 않으려는 듯한 내용이다. 홍길동의 저자인 허균은 이러한 이유로 유교적인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시 조선에서는 유교사상이 기본 이념으로 대표하는 시대인 점을 감안하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겠고, 달리 보면 허균은 조선의 왕을 부정하고 홍길동이 왕이 된다는 내용이었다면 역모죄로 형벌을 면치 못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결국 율도국은 조선이 가진 사회의 병패와 부패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을 듯하다.

 

‘홍길동전’에는 짧지만 굵직한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소설로서, 당시 조선 중기의 사회에 만연한 부패와 불평등한 사회 제도를 고발하는 사회 비판의식이 담긴 소설로 유명하다. 또한, 이런 사회 제도의 문제점은 비단 조선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안고 있는 것은 현실에도 처해 있는 문제들이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로 우리 모두가 고민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분명 홍길동 같은 인물이 올바른 인물인지 아닌지는 다시 따져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내용이 장황되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읽어 보는 맛도 있어서 읽어 보길 권장하는 소설로 소개해 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가 읽은 추천도서에 살며시 끼워 넣어 본다.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홍길동전에 대해서 익히 알고 있겠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나마 될까 싶다. 나조차도 홍길동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홍길동전은 어린이용 만화영화나 만화책과는 다른 책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홍길동전을 얘기할 때 제대로 알고 얘기했으면 하는 마음에 꼭 읽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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