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지나쳐 온 것들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2024 독서 9

'스토너' 한 남자의 일생을 쫓아가면서 느껴지는 고독감은 우리와 많이 닮아 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스토너 STONER 저 존 윌리엄스 · 역 김승욱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01.02 · 영미소설 2024.03.15 ~ 03.19 · 8시간 56분 스토너는 1965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지만, 50여 년이 흐른 뒤에야 빛을 본 특이한 소설이고, 작가인 존 윌리엄스가 사후 20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제대로 평가받은 소설이다. 초판이 1년 만에 절판이 되었지만, 2010년에 유럽에서 재출간되며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된 점도 특이한 소설이라는 점을 출판사 설명에서 잘 기록되고 있다. 스토너는 한 남자의 일대기를 담담하고 정적인 느낌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소설이라 말할 수 있겠다. 윌리엄 스토너는 소설 속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가벼움 속에 깊이와 공감 그리고 메시지들이 읽는 즐거움을 주는 류시화 산문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저 류시화 · 수오서재 · 2023.12.24 · 에세이, 산문집 2024.03.07 ~ 03.13 · 5시간 52분 류시화 시인의 책은 정말로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91년도 그의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책방에서 처음 접하고 감동받은 느낌이 있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류시화 시인의 글을 중년이 되어 읽게 되었다. 비록 시집은 아니어도 산문집을 통해서 그의 글 솜씨를 접하게 되어 반갑기도 하고, 그의 책들을 그동안 등한시 했던 시간 속에 많은 책들을 출간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내 기억 속에 잊혀졌던 류시화 작가의 책을 다시금 접할 수 있게 되어 기분 좋은 반가움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에세이나 ..

'꿈꾸는 책들의 도시' 작가 사유적 상상력의 풍부함과 독특함, 장엄한 모험이 있는 판타지의 위험한 이야기

꿈꾸는 책들의 도시 Die Stadt der Traumenden Bucher / The City of Dreaming Books 저 발터 뫼르스 · 역 두행숙 · 들녘 · 2014.08.04 · 독일소설, 판타지 2024.02.29 ~ 03.06 · 17시간 02분 책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된 소설이다. 얼추 제목만 보면 서정적이고, 책을 통해 다양한 사연들이 담긴 소설로 보이는 것은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내 생각과 다르게 전개되는 스토리가 조금은 당황해서인지 읽다 말고 책 소개 내용을 확인해 볼 수밖에 없었다. 소개 내용을 보고 책을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한 번 손에 든 책은 완독 할 때가 절대로 놓지 않는 성격 탓에 인내심을 발휘해서 읽을 수밖에 ..

'파견자들' 나와 다른 존재들의 비밀과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의 이야기

파견자들 저 김초엽 · 파블리온 · 2023.10.13 · 한국소설 2024.02.26 ~ 02.28 · 10시간 01분 4번째 읽는 김초엽 작가의 책이다. 지금까지 읽은 김초엽 작가의 소설과는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초엽 작가를 잘 아는 독자라면 그를 SF 작가로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파견자’들에서는 SF라는 장르 소설이라기 보다는 인간성을 얘기하는 모습에 조금은 색다른 소설이라고 얘기하는 편이 나을 듯싶다. 물론 SF 라는 장르가 가지는 특징을 버린 것도 아니다. 곳곳에 SF의 느낌을 받을만한 장치들은 있지만, 전체 스토리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적은 편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김초엽 작가의 소설 중에서 이와 비슷한 장편소설이 있다. ‘지구 끝의 온실’이라는 소설 속에는 ‘더스트..

‘눈먼 자들의 도시’ 가치와 윤리를 상실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작가적 사유의 사고가 명확한 묵시론적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Blindness 저 주제 사라마구 · 역 정영목 · 해냄 · 2022.10.20 · 스페인소설 2024.02.14 ~ 02.23 · 10시간 47분 2022년 10월 ‘주제 사라마구’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그의 대표작을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간된 소설이다. 1998년 초판을 시작으로 2022년에 이르기까지 24년 동안 100쇄 이상을 찍기도 했던 소설이다. 때문에 초판 버전의 표지로 새롭게 단장한 것도 기념할 만한 일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소설을 2008년에 영화화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내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영화는 보지 않았을 것 같아서 원작인 소설을 읽어 보게 된 소설이다. 영화화된 소설이 원작이면 소설을 읽지 영화는 보지 ..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아픔에 갇혀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마음을 어루만져 줄 위로와 감동을 전하는 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西由比ヶ浜驛の神樣 저 무라세 다케시 · 역 김지연 · 모모 · 2022.05.11 · 일본소설, 판타지 2024.02.09 ~ 02.13 · 4시간 30분 지난주 초, 신논현역에 세미나가 있어서 갔다가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탓에 시간을 때우려는 생각에 눈에 들어온 서점이 있어서 책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소설이다. 어떤 소설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가끔은 내용보다는 책 표지에 이끌리는 책들이 있다. 책 표지에는 2022년에 베스트셀러였다는 문구와 책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된 한 문장이 나를 이끌게 된 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이성보다는 감정에 이끌리는 소설이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일본소설은 참으로 오랜만에 읽는 느낌이다. 일본소설은 익히 잘..

'위저드 베이커리'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불운한 과거를 받아 들이고 앞으로 나아 갈 용기를 주는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 저 구병모 · 창비 · 2022.03.27 · 한국소설 2024.02.06 ~ 02.08 · 5시간 32분 구병모 작가는 나에게도 이제는 익숙해져 가는 작가로 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그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었던 전작의 책들에서 나름 인상적인 작가로 각인된 부분도 없지는 않다. 때문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도 구병모라는 이름 석자를 발견하게 되면 일단 읽어 보게 되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내 기억 속에는 이미 읽었던 전작 ‘파과’, ‘아가미’가 상기되는 의미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읽게 된 점도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2009년에 이미 출간된 소설을 이 시대에 맞게 표현이라든가 문장 등을 손보고 2022년..

'오십에 읽는 논어' 굽이치는 인생을 다잡아 주는 공자의 말 ‘이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오십에 읽는 논어 이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저 최종엽 · 유노북스 · 2021.11.03 · 동양철학, 인문학 2024.01.11 ~ 01.31 · 5시간 40분 이제는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돌파구가 필요한 걸까. 한참 읽지 않았던 자기 계발과 관련된 책을 꺼내 들었다. 요즘처럼 복잡한 마음이 있었나 싶다. 쉬는 동안에 책을 더 많이 읽을 거라 생각했고, 많이 읽고 싶었는데, 오히려 더 읽히지 않는 것 같다. 쉬는 동안 생각이 더 많아져서일 듯하다. 그래서 사람은 바쁘게 살아야 하지 않나 생각도 해 본다. 그래야 딴생각을 하지 않을 테니까. ‘오십에 읽는 논어’는 작년 여름 즈음, 서재 한쪽에 쟁여 놓은 책이었다. 여러 개의 책 중에서 유독 손이 가지 않았던 책 중에 하나였다. 쟁여 놓..

'뇌'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며 펼쳐지는 인간의 쾌락과 정신 그리고 심리, 뇌의 비밀을 탐구한 소설

뇌 L’Ultime secret 저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 이세욱 · 열린책들 · 2023.10.20 · 프랑스소설 2024.01.02 ~ 1024.01.10 · 12시간 28분 2024년 갑진년의 첫 번째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을 읽게 되었다. 원래 두 권으로 상하로 나뉜 소설을 3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소설을 한 권으로 재 출간된 전자책으로 내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만큼 분량이 많은 소설이다. 때문에 열심히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소설이다. 그리고 내가 읽은 베르베르의 16번째 소설이기도 하다. 올 해에도 어김없이 첫 스타트로 읽는 소설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부터 시작했다. 그건 나만의 주저할 수 없는 선택이 된 것 같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시작으로 기분 좋게 한 해의 시작을 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