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지나쳐 온 것들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에세이 15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가벼움 속에 깊이와 공감 그리고 메시지들이 읽는 즐거움을 주는 류시화 산문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저 류시화 · 수오서재 · 2023.12.24 · 에세이, 산문집 2024.03.07 ~ 03.13 · 5시간 52분 류시화 시인의 책은 정말로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91년도 그의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책방에서 처음 접하고 감동받은 느낌이 있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류시화 시인의 글을 중년이 되어 읽게 되었다. 비록 시집은 아니어도 산문집을 통해서 그의 글 솜씨를 접하게 되어 반갑기도 하고, 그의 책들을 그동안 등한시 했던 시간 속에 많은 책들을 출간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내 기억 속에 잊혀졌던 류시화 작가의 책을 다시금 접할 수 있게 되어 기분 좋은 반가움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에세이나 ..

'삶의 발명' 삶을 발명하는 이야기, 이야기가 이끄는 삶에 대한 작가 사유적 이야기

삶의 발명 당신은 어떤 이야기의 일부가 되겠습니까 저 정혜원 · 위고 · 2023.10.25 · 에세이 2023.12.19 ~ 12.22 · 4시간 50분 정혜윤 작가는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는 작가로 소개하고 싶다. 이유는 내가 정혜윤 작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발명’을 읽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에세이라는 장르적 특징이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야기들과 그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 가면서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안 요소들 속에서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면서 고통과 슬픔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당신과 별 헤는 밤을 좋아합니다' 하늘을 보며 위로 받을 시간과 뜻하지 않은 삶의 이유와 의미를 담고 있는 책

당신과 별 헤는 밤이 좋습니다. 저 나쫌(글·사진) · 크레타 · 2023.09.23 · 에세이 2023.11.24 ~ 11.27 · 3시간 3분 내가 어렸을 때, 우주에 대해서 참 많이 궁금해했던 기억이 있다. 별이 궁금했고, 태양계 행성들, 밤하늘에 떠다니는 별자리에 대해서 궁금해했던 기억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특히 여름 밤하늘을 보려 옥상에 올라 북두칠성을 찾던 기억과 추억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감성도 언제부턴가 잊고 살아온 듯하다. 도심에서는 별을 볼 수 없는 것도 아쉬움이 느껴질 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접한다면 어렸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직 어린 시절의 감성이 남아 있다면 말이다. 그런 감성을 ..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베르만의 글씨기 비법과 삶 자체가 소설이 되는 과정을 담은 첫 에세이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Memoires d'une fourmi 저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 전미연 · 열린책들 · 2023.05.30 · 에세이 2023.11.07 ~ 11.15 · 9시간 30분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좋아하는 작가라는 얘기를 리뷰를 쓸 때마다 참 많이도 한 것 같다. 때문에 베르베르의 소설을 참 많이 읽는다는 것은 이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부터 읽은 책들이 많이 있지만,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전에 읽은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개미’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전 세계에 자신을 알리게 된 소설이기도 하지만 데뷔작이기도 하다. 한국에 첫 번째로 출판되면서 읽은 소설이고 베르베르의 존재를 알게 된 계기를 가져다준 소설이라 ..

'그럴 수 있어' 양희은의 노래와 여행, 그리고 가족이 있는 삶을 담담한 필체로 기록한 책

그럴 수 있어 저 양희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07.04 · 에세이 2023.10.18 ~ 10.20 · 4시간 6분 오랜만에 에세이를 꺼내 읽었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나의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에세이는 특정인의 사적 이야기 또는 주관적 사고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내용들이 많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을 타며 읽지 않아도 되는, 중간부터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담 없이 편하게 읽다 보니 잊을만하면 한 권씩 꺼내 읽는 것이 좋다. 양희은이라는 가수는 어릴 적이 즐겨 듣던 노래들이 참 많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가수 중에 한 사람이었던 때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이제는 아련한 추억놀이로 그의 노래들을 하나씩 되뇌어 보기도 한다. 이루어질 수 ..

'칼라하리의 절규' 생태학자 부부가 아프리카 칼라하리에서 경험한 7년간의 기록

칼라하리의 절규 Cry of the Kalahari 저 델리아 오언스, 마크 오언스 · 역 이경아 · 살림출판사 · 2022.11.02 · 자연 에세이 독서기간 : 2023.05.3 ~ 05.09 · 13시간 16분 이 책은 오로지 책 표지 때문에 읽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책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강렬한 색채가 주는 느낌이 왠지 모를 깊이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붉은색과 초록색이 주는 느낌이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고, 야생의 나무가 주는 느낌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호기심이 발동했어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아프리카를 종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아마 오래전 TV에서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다큐멘터리를..

'책, 이게 뭐라고' 말하고 듣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독서 공동체

책, 이게 뭐라고 저 장강명 / arte(아르테) / 2022.09.09 / 에세이, 산문집 독서기간 : 2023.03.24 ~ 03.31(06시간 11분) 장강명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하게 되었다. TV 프로에서 몇 번 본 적은 있었지만, 작가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TV 속에서 봐 온 장강명 작가는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문화 평론가라고 판단한 기억이 있는 것 같다는 기억만 있을 뿐이다. 아마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이 소설가라는 생각에서는 조금 먼 듯하다는 것이 나로 하여금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기억할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장강명 작가는 소설가다라고 인식이 이제는 내 머릿속에 각인된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책, 이게 뭐라고”는 장강명 작가의 산문 또는 에세이집이다. ..

'최소한의 이웃' 악의를 감싸 안으며 선의를 탐구하는 작가 허지웅이 전하는 함께 살기 위한 가치들

최소한의 이웃 허지웅 산문집 저 허지웅 / 김영사 / 2022.08.22 / 산문집, 에세이 독서기간 : 2022.09.19 ~ 09.22 허지웅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하게 되었다.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가끔 읽는 편이라 큰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을 뿐만 아니라 작가가 가지는 생활 속 이야기 또는 작가가 가지는 사색적이거나 사유적인 가치들도 볼 수 있어서 평소에 잘 알지 못하는 것들에서 오는 미묘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최소한의 이웃’의 허지웅 작가의 개인적인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어 볼 수 있고, 그 속에서 작가의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 속에 개인적인 소망이 ..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타인의 슬픔을 이해한다는 것에 관하여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타인의 슬픔을 이해한다는 것에 관하여 저 신형철 / 한겨레출판 / 2018.09.22 / 에세이 독서기간 : 2022.04.04 ~04.19 요즘 이상하리만큼 에세이를 많이 읽는 듯한 느낌이다. 에세이도 소설이나 인문학 서적과 비교될 만큼 좋을 책들을 찾으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이 에세이도 그런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에세이의 장르적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저작자의 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의 모습이나 사색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점들이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특히 저작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다양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는 부분들도 있다 보니 내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과 비교해서 정리해 보는 묘미도 느낄 수 있는 것도 나만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저 박완서 / 세계사 / 2020.12.07 / 에세이 독서기간 : 2022.03.24 ~2022.03.31 오랜만에 박완서 님의 책을 읽게 되었다. 박완서 님의 책은 세 번째이기도 하지만, 한동안 조금 무거운 책들을 읽은 탓에 조금은 힐링을 위한,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기 위한 책을 고민하다가 박완서의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읽게 되었다. 박완서 작가에 대해서 익숙한 면도 있지만, 자극적이거나 불편함이 없는 그저 편안하게 읽어 볼 요량으로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박완서 작가의 특유의 필체를 다시금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이 느낌은 박완서 작가가 아니면 느끼기 어려운 고유의 문체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

‘마크툽’ 나에게 작은 울림과 글쓰기에 대한 의미를 도와준 책

마크툽 Maktub 저 파울로 코엘료 / 그림 황중환 / 역 최정수 / 자음과모음 / 2016.02.26 / 에세이 독서기간 : 2021.12.29 ~ 12.30 2021년 마지막 리뷰일 듯하다. 연말연시를 맞이하는 순간에 읽은 마지막 책은 파울로 코엘료의 책이다. 얼마 전에도 ‘마법의 순간’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역시 ‘파울로 코엘료’의 책이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 작가의 책들은 나에게 작은 울림을 주거나 깊은 사색을 하게끔 만드는 힘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에 읽은 《마크툽》이라는 책도 그렇게 와닿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도 장편의 글이 아닌 짧은 글들로 채워져 있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읽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읽었던 부분을 다시 되새기 듯 반복적으로 읽게 되는 것은 ..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 타인과의 관계를 새로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 저 김다슬 / 스튜디오오드리 / 2021.10.15 / 에세이 독서기간 : 2021.12.10 ~ 12.15 연말이 돌아오니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한 해 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옮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등등... 많은 것들을 뒤돌아보는 요즘이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고 평온한 한 해가 되었다고 생각되지만, 나름대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조금은 고민하게 되는 연말이 되는 듯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와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팀 내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작업을 하고 협업을 하면서 조금씩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는데, 일을 하다 보..

'마법의 순간' 어느 순간, 나에게 마법같은 일이 일어날 지 모릅니다.

마법의 순간 저 파울로 코엘료 / 그림 황충환 / 역 김미나 / 자음과모음 / 2013.04.30 / 에세이 독서기간 : 2021.12.09 ~12.10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오랜만에 꺼내 들었다. 〈연금술사〉를 시작으로 〈오자히르〉, 〈11분〉을 읽은 뒤로 꽤 오랫동안 읽지 못했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은 언제나 나에게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준 작가이기도 하다. 작가의 모든 책들을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한 작가의 첫 번째 책을 어떤 감정을 가지고 읽었느냐에 따라 가슴에 남는 작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또 다른 책에 손이 가게 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나에겐 '파울로 코엘료'는 그런 작가 중에 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마법의 순간》을 마주했던 순간은 또 다..

'서울에 내 방 하나'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서울에 내 방 하나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 저 권성민 / 해냄 / 2020.05.29 / 한국소설, 에세이 ​ 독서기간 : 2021.06.30 ~2021.07.05 이 책의 제목이 왜 《서울에 내 방 하나》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처음 열었을 때는 제목이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유가 모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론매체에서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흘러나와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작가의 의도하고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짙어지는 것은 읽어 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것일 듯합니다. ​ 이 책은 소설도 아닌 개인의 주관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에세이라는 한정된 장르에 국한되기도 할 것이지만, 오로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

'고양이를 버리다' 아버지에 대한 짧은 회상

고양이를 버리다 猫を棄てる 父親について語るとき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그림 가오 엔 / 역 김남주 / 비채출판 / 2020.10.26 / 에세이 "상실의 시대"와 "어둠의 저편"이라는 소설을 읽어 본 나에게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주 친숙하고 익숙한 작가라고 얘기할 수는 없어도 아는 작가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권의 소설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소설이었기에 최신작인 "고양이를 버리다" 소설도 나름대로 기대하는 바가 있기도 하다. "고양이를 버리다"의 장르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하다. ​ "고양이를 버리다"의 첫 느낌은 잔잔한 느낌이랄까. 북커버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느껴져서 인 것 같고, 일러스트가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