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지나쳐 온 것들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Review 284

'달의 아이' 재난이 닥쳤을 때, 비로소 가족이라는 의미를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달의 아이 저 최윤석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30일 · 한국소설2024.11.04 ~ 11.08 · 06시간 23분            다수의 유명한 드라마의 연출을 맡아서 그런지 소설도 기가 막히게 잘 쓰는 최윤석 작가가 아닌가 여길 만큼 손에서 쉽게 놓지 못하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대다수의 독자라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스토리의 짜임새가 너무 좋은 소설로 소개할 수 있을 듯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아련히 떠오르는 감동도 느낄 수 있었지만, 가족이라는 느낌을 새삼스럽게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주는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특히나 책 표지가 인상적이지 않나 생각도 해 본다. 소설 속의..

'나인' 어른들의 목소리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찾아가는 용기있는 친구들의 이야기

나인저 천선란 · 2021.11.05 · 창비 · 한국소설2024.10.23 ~ 11.01 · 9시간 22분             나에게는 다소 익숙지 않는 작가 ‘천선란’이지만, 한편에는 늘 두 권의 소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닮았다고 하면 믿을까? 지금 와서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미안한 마음에 오랫동안 묻혀 두었던 ‘나인’을 꺼내 들었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워서인지 책 읽기가 쉽지 않은 계절이 될 듯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슬럼프를 겪게 되는 경험을 맛보았다. 이해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활자들을 눈에 담는 것 같이 아무런 의미 없이 읽게 되는 것이 싫어서 책 읽기를 잠시 쉬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참..

'알퐁스 도데 단편선' 프랑스 최고의 단편 작가로 세계에서 사랑받는 도데 걸작 단편선

알퐁스 도데 단편선저 알퐁스 도데  ·  역 김사행  ·  문예출판사  ·  2006년 9월 15일프랑스소설, 문예세계문학선 552024.07.03 ~ 07.09 · 5시간 05분             ‘알퐁스 도데’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아를의 여인’ 또는 ‘마지막 수업’ 등이 많이 알려진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단편집에는 위에서 나열한 작품 이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수록된 단편집으로 알퐁스 도데의 다양한 경험을 담고 있는 단편으로 시적이면서도 투철한 애국심, 그리고 깊이 있는 인간미가 담긴 단편들로 서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으로 읽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특히, 작가의 고향인 프로방스의 목가적인 생활을 그린 작품들을 읽는 부분에서는 아름다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가 보는 인간들의 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 작가 사유적 의미를 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 저 나쓰메 소세키 · 역 김영식 · 2019.05.10 · 문예출판사 · 일본소설2024.06.24 ~ 07.10 · 12시간 30분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최초의 근대 문학 작가로 일본에서는 국민작가로 불리며 다양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로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작가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그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이기도 하고 그의 명성을 가져다준 소설이다. 영문학 교수로 근무하던 나쓰메 소세키는 1905년 ‘호토토기스’라는 잡지에 연재를 하면서 인기를 얻었고, 전압 작가로 활동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소설로서 10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

'트러스트' 당신은 과연 누구의 말을 믿고 신뢰할 수 있을까, 4가지 스토리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가.

트러스트TRUST 에르난 디아즈 · 강동혁 · 2023.02.24 · 문학동네 · 영미소설2024.05.29 ~ 06.12 · 09시간 54분              ‘트러스트’는 참으로 대단한 소설이라는 생각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알게 된 소설이다. 그리고 그렇게 기억될 듯싶다. 작가적 상상력과 스토리의 진행 과정이 조금은 낯선 전개와 색다르다는 점이 흥미를 끌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의 작가인 ‘에르난 디아즈’는 두 번째 소설로서 많은 이들에게 뛰어난 호평과 찬사를 받은 소설이다. 다양한 상을 받았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당시 올해의 책으로 추천한 도서로 잘 알려져 있는 소설이다. 첫 번째 소설 ‘먼 곳에서’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기대되는..

'스토너' 한 남자의 일생을 쫓아가면서 느껴지는 고독감은 우리와 많이 닮아 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스토너STONER 저 존 윌리엄스 · 역 김승욱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01.02 · 영미소설2024.03.15 ~ 03.19 · 8시간 56분              스토너는 1965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지만, 50여 년이 흐른 뒤에야 빛을 본 특이한 소설이고, 작가인 존 윌리엄스가 사후 20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제대로 평가받은 소설이다. 초판이 1년 만에 절판이 되었지만, 2010년에 유럽에서 재출간되며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된 점도 특이한 소설이라는 점을 출판사 설명에서 잘 기록되고 있다. 스토너는 한 남자의 일대기를 담담하고 정적인 느낌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소설이라 말할 수 있겠다. 윌리엄 스토너는 소설 속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이 ..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가벼움 속에 깊이와 공감 그리고 메시지들이 읽는 즐거움을 주는 류시화 산문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저 류시화 · 수오서재 · 2023.12.24 · 에세이, 산문집 2024.03.07 ~ 03.13 · 5시간 52분 류시화 시인의 책은 정말로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91년도 그의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책방에서 처음 접하고 감동받은 느낌이 있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류시화 시인의 글을 중년이 되어 읽게 되었다. 비록 시집은 아니어도 산문집을 통해서 그의 글 솜씨를 접하게 되어 반갑기도 하고, 그의 책들을 그동안 등한시 했던 시간 속에 많은 책들을 출간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내 기억 속에 잊혀졌던 류시화 작가의 책을 다시금 접할 수 있게 되어 기분 좋은 반가움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에세이나 ..

'꿈꾸는 책들의 도시' 작가 사유적 상상력의 풍부함과 독특함, 장엄한 모험이 있는 판타지의 위험한 이야기

꿈꾸는 책들의 도시 Die Stadt der Traumenden Bucher / The City of Dreaming Books 저 발터 뫼르스 · 역 두행숙 · 들녘 · 2014.08.04 · 독일소설, 판타지 2024.02.29 ~ 03.06 · 17시간 02분 책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된 소설이다. 얼추 제목만 보면 서정적이고, 책을 통해 다양한 사연들이 담긴 소설로 보이는 것은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내 생각과 다르게 전개되는 스토리가 조금은 당황해서인지 읽다 말고 책 소개 내용을 확인해 볼 수밖에 없었다. 소개 내용을 보고 책을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한 번 손에 든 책은 완독 할 때가 절대로 놓지 않는 성격 탓에 인내심을 발휘해서 읽을 수밖에 ..

'파견자들' 나와 다른 존재들의 비밀과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의 이야기

파견자들 저 김초엽 · 파블리온 · 2023.10.13 · 한국소설 2024.02.26 ~ 02.28 · 10시간 01분 4번째 읽는 김초엽 작가의 책이다. 지금까지 읽은 김초엽 작가의 소설과는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초엽 작가를 잘 아는 독자라면 그를 SF 작가로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파견자’들에서는 SF라는 장르 소설이라기 보다는 인간성을 얘기하는 모습에 조금은 색다른 소설이라고 얘기하는 편이 나을 듯싶다. 물론 SF 라는 장르가 가지는 특징을 버린 것도 아니다. 곳곳에 SF의 느낌을 받을만한 장치들은 있지만, 전체 스토리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적은 편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김초엽 작가의 소설 중에서 이와 비슷한 장편소설이 있다. ‘지구 끝의 온실’이라는 소설 속에는 ‘더스트..

‘눈먼 자들의 도시’ 가치와 윤리를 상실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작가적 사유의 사고가 명확한 묵시론적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Blindness 저 주제 사라마구 · 역 정영목 · 해냄 · 2022.10.20 · 스페인소설 2024.02.14 ~ 02.23 · 10시간 47분 2022년 10월 ‘주제 사라마구’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그의 대표작을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간된 소설이다. 1998년 초판을 시작으로 2022년에 이르기까지 24년 동안 100쇄 이상을 찍기도 했던 소설이다. 때문에 초판 버전의 표지로 새롭게 단장한 것도 기념할 만한 일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소설을 2008년에 영화화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내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영화는 보지 않았을 것 같아서 원작인 소설을 읽어 보게 된 소설이다. 영화화된 소설이 원작이면 소설을 읽지 영화는 보지 ..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아픔에 갇혀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마음을 어루만져 줄 위로와 감동을 전하는 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西由比ヶ浜驛の神樣 저 무라세 다케시 · 역 김지연 · 모모 · 2022.05.11 · 일본소설, 판타지 2024.02.09 ~ 02.13 · 4시간 30분 지난주 초, 신논현역에 세미나가 있어서 갔다가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탓에 시간을 때우려는 생각에 눈에 들어온 서점이 있어서 책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소설이다. 어떤 소설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가끔은 내용보다는 책 표지에 이끌리는 책들이 있다. 책 표지에는 2022년에 베스트셀러였다는 문구와 책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된 한 문장이 나를 이끌게 된 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이성보다는 감정에 이끌리는 소설이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일본소설은 참으로 오랜만에 읽는 느낌이다. 일본소설은 익히 잘..

'위저드 베이커리'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불운한 과거를 받아 들이고 앞으로 나아 갈 용기를 주는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저 구병모 · 창비 · 2022.03.27 · 한국소설 2024.02.06 ~ 02.08 · 5시간 32분             구병모 작가는 나에게도 이제는 익숙해져 가는 작가로 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그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었던 전작의 책들에서 나름 인상적인 작가로 각인된 부분도 없지는 않다. 때문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도 구병모라는 이름 석자를 발견하게 되면 일단 읽어 보게 되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내 기억 속에는 이미 읽었던 전작 ‘파과’, ‘아가미’가 상기되는 의미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읽게 된 점도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2009년에 이미 출간된 소설을 이 시대에 맞게 표현이라든가 문장 등..

'스즈메의 문단속' 재난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신카이 마코토의 세번째 재난 이야기

스즈메의 문단속 Suzume, すずめの戸締まり, 2022 애니메이션, 판타지, 어드벤처 · 일본 · 122분 · 2023.03.08(Kor) 감독 신카이 마코토 오랜만에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최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을 감상했다. 국내 개봉은 작년 3월 초에 했지만,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어 왔던 일을 한 가지 한 기분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중의 한 명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여러 편을 봐왔다. 이 전편인 2019년에 개봉한 ‘날씨의 아이’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번 애니메이션에서도 신카이 마코토의 특징이 두드러진 뛰어난 영상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빛을 활용한 영상미가 있는 작품들이 ..

'오십에 읽는 논어' 굽이치는 인생을 다잡아 주는 공자의 말 ‘이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오십에 읽는 논어 이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저 최종엽 · 유노북스 · 2021.11.03 · 동양철학, 인문학 2024.01.11 ~ 01.31 · 5시간 40분 이제는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돌파구가 필요한 걸까. 한참 읽지 않았던 자기 계발과 관련된 책을 꺼내 들었다. 요즘처럼 복잡한 마음이 있었나 싶다. 쉬는 동안에 책을 더 많이 읽을 거라 생각했고, 많이 읽고 싶었는데, 오히려 더 읽히지 않는 것 같다. 쉬는 동안 생각이 더 많아져서일 듯하다. 그래서 사람은 바쁘게 살아야 하지 않나 생각도 해 본다. 그래야 딴생각을 하지 않을 테니까. ‘오십에 읽는 논어’는 작년 여름 즈음, 서재 한쪽에 쟁여 놓은 책이었다. 여러 개의 책 중에서 유독 손이 가지 않았던 책 중에 하나였다. 쟁여 놓..

'미래 소년 코난'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명작

미래 소년 코난 未来少年コナン / Future Boy Conan, 1978 애니메이션, SF, 어드벤처 · 일본 시리즈(26부작) · 1982.10.08 ~ 1983.06.07(Kor-KBS 1TV)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40대 중 후반 이후의 중년층 남녀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애니메이션 ‘미래 소년 코난’을 다시 한번 직관했다. 어렸을 때의 감성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옛 추억에 빠져 보고 싶은 생각과 회상을 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하는 ‘미래 소년 코난’이 잊혀졌고, 기억 속에서 다시 꺼내 보려 했지만 기억나는 거라고는 주인공 코난과 라나, 그리고 포비뿐이다. 그리고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없다. 오랜 세월이 흐른 탓이겠거니 짐작만 할 뿐..

'뇌'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며 펼쳐지는 인간의 쾌락과 정신 그리고 심리, 뇌의 비밀을 탐구한 소설

뇌 L’Ultime secret 저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 이세욱 · 열린책들 · 2023.10.20 · 프랑스소설 2024.01.02 ~ 1024.01.10 · 12시간 28분 2024년 갑진년의 첫 번째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을 읽게 되었다. 원래 두 권으로 상하로 나뉜 소설을 3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소설을 한 권으로 재 출간된 전자책으로 내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만큼 분량이 많은 소설이다. 때문에 열심히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소설이다. 그리고 내가 읽은 베르베르의 16번째 소설이기도 하다. 올 해에도 어김없이 첫 스타트로 읽는 소설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부터 시작했다. 그건 나만의 주저할 수 없는 선택이 된 것 같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시작으로 기분 좋게 한 해의 시작을 알리..

'게르트루트' 사랑과 예술, 삶의 깊은 의미를 탐구하고, 자아 발견과 성장에 대한 여정을 담은 헤르만 헤세

게르트루트 저 헤르만 헤세 · 역 송영택 · 문예출판사 · 2011.10.20 · 독일소설 문예세계문학선 67 2023.12.26 ~ 12.28 · 7시간 42분 올해 2023년의 마지막으로 읽은 소설이 되겠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자주 읽는 것 같은 생각이지만, 그의 소설을 읽을 때면 뭔가 얻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게르트루트’도 그런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읽다 보면 특징적인 것들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직 그의 모든 소설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읽은 소설들에서는 헤르마 헤세가 직접 경험하고 터득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소설만 골라서 읽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게르트루트’도 헤르만..

'삶의 발명' 삶을 발명하는 이야기, 이야기가 이끄는 삶에 대한 작가 사유적 이야기

삶의 발명 당신은 어떤 이야기의 일부가 되겠습니까 저 정혜원 · 위고 · 2023.10.25 · 에세이 2023.12.19 ~ 12.22 · 4시간 50분 정혜윤 작가는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는 작가로 소개하고 싶다. 이유는 내가 정혜윤 작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발명’을 읽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에세이라는 장르적 특징이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야기들과 그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 가면서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안 요소들 속에서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면서 고통과 슬픔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오직 두 사람' 유려한 서사, 단단한 플롯, 반전과 아이러니로 독자를 매혹해 온 김영하 단편소설의 정점

오직 두 사람 저 김영하 · 복복서가 · 2022.07.04 · 한국소설 2023.12.11 ~ 12.14 · 7시간 07분 이번에는 김영하의 단편집 ‘오직 두 사람’을 읽게 되었다. 김영하 작가의 등단 25주년을 맞이하여 시작된 복복서가와의 콜라보로 진행된 시리즈 중에 포함된 단편 소설집 ‘오직 두 사람’을 접하게 되었다. 총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에는 익숙한 제목도 포함되어 있다. 제36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 그리고 ‘제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아이를 찾습니다’, 제26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오직 두 사람’이 수록되어 있다. 아마도 김영하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작품들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목만 알고 있는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방황' 중국 사회의 민중과 지식인들에게 변화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각성을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루쉰의 소설

방황 루쉰 단편선 저 루쉰 · 역 정석원 · 문예출판사 · 2012.09.24 · 중국소설, 고전문학 문예세계문학선 101 2023.12.04 ~ 12.07 · 8시간 07분 중국소설은 처음으로 접한 것 같다. 한 번도 읽어 보려 한 적도 없었다. ‘루쉰’이라는 작가는 이름만 알고 있을 정도이고 따라서 그의 소설은 읽으려 하지도 않았다. 딱히 이유가 있지도 않았지만 딱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중국소설이라서 그렇다면 이유가 될까. 선입견이라든가 편견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개인적으로 중국을 달갑게 여기 지도 않을뿐더러,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내 머릿속에 적잖이 존재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중국에서 뭔가를 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일단 이 부분을 차치하..

'홍길동전' 최초의 국문소설로 사회비판적인 소설로써 우리나라의 근대 소설의 선구적 작품

홍길동전 저 허균 · 지식의숲 · 2013.06.10 한국소설, 한국고전 · 한국문학산책 33 2023.12.01 ~ 12.01 · 1시간 59분 한국의 고전문학을 접하면 왠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래도 고전적인 활자에서 느껴지는 멋스러움이 있어서 랄까. 홍길동전을 읽으면서 그런 감정을 안고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왠지 낯설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현대에 맞게 편집되었다 하더라도 완전히 없애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전문학이라는 장점이 있는 것은 예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홍길동전은 우리에게 그리고 현 세대와 이전 세대, 전전 세대들에게도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소..

'코드 블루' 로봇이 지배하는 도시에서 인간이 죽었다. 인간의 죽음 뒤에 숨겨진 인류의 비밀

코드 블루 저 정명섭 · 달다 · 2022.10. 14 · 한국소설, SF 2023.11.28 ~ 11.30 · 3시간 22분 두 번째 읽는 정명섭 작가의 소설로 SF 장르 ‘코드블루’를 접하게 되었다. 전에 읽었던 ‘조선의 형사들’에서 나름대로 인상적인 소설로 기억되어 있던 것이 두 번째 소설로 이어지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의 형사들’에서 느꼈던, 등장인물들에 대한 유쾌한 모습은 없으며, 시대가 조선이었던 점을 비교한다면, ‘코드블루’는 지구의 먼 미래, 인류가 멸망한 뒤의 시대에서 무미건조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스토리의 흐름이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기 때문에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다른 것은 전작에서는 살인사건으로 조선..

'당신과 별 헤는 밤을 좋아합니다' 하늘을 보며 위로 받을 시간과 뜻하지 않은 삶의 이유와 의미를 담고 있는 책

당신과 별 헤는 밤이 좋습니다. 저 나쫌(글·사진) · 크레타 · 2023.09.23 · 에세이 2023.11.24 ~ 11.27 · 3시간 3분 내가 어렸을 때, 우주에 대해서 참 많이 궁금해했던 기억이 있다. 별이 궁금했고, 태양계 행성들, 밤하늘에 떠다니는 별자리에 대해서 궁금해했던 기억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특히 여름 밤하늘을 보려 옥상에 올라 북두칠성을 찾던 기억과 추억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감성도 언제부턴가 잊고 살아온 듯하다. 도심에서는 별을 볼 수 없는 것도 아쉬움이 느껴질 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접한다면 어렸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직 어린 시절의 감성이 남아 있다면 말이다. 그런 감성을 ..

'구원의 날' 아들을 찾으려는 부모와 아들을 기억하는 또다른 아이와 동행하며 풀어가는 가족 이야기

구원의 날 저 정해연 · 시공사 · 2021.08.28(개정판) · 한국소설, 스릴러, 미스테리 2023.11.21 ~ 11.23 · 7시간 14분 정해연 작가를 알기 시작한 것이 얼마전에 종방된 ‘유괴의 날’을 보게 되면서다. 드라마만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 탓에 차라리 안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뻔한 줄거리와 예측 가능한 전개방식, 뻔한 배우들의 연기… 하지만 ‘유괴의 날’은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진행되고, 와이프가 드라마를 좋아하다 보니 가끔은 밥을 먹으면서, 홈트를 하면서, 대화를 하면서 볼 수 밖에 없을 경우가 있다. 그 때 본 드라마가 ‘유괴의 날’이였다. 원작이 소설이라는 얘기를 듣고, 소설을 검색하게 되었고, 작가 정해연을 알게 되었고, ‘구원의 날’ 이라는 ..

'단 한 사람' 삶과 죽음, 신과 인간의 틈에서 피어나는 독특하고 잔인한 이야기

단 한 사람 저 최진영 · 한겨레출판 · 2023.09.30 · 한국소설 2023.11.16 ~ 11.20 · 6시간 12분 최진영 작가의 소설, ‘단 한 사람’은 두 번째 맞이하는 소설이다. 첫 번째 소설 ‘구의 증명’이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어서일까. 오랜만에 읽게 되는 최진영 작가의 소설이지만, 독특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작가로 기억되고, ‘단 한 사람’도 작가의 독특한 스토리와 인간의 내면 한 깃든 정체성과 밀도 있게 묘사한 부분들에 대해서 깊게 성찰한 인상적인 소설로 기억될 듯싶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단 한 사람’은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진행한다. 주인공인 목화는 꿈에 나타난 현상들이 생생한 현실처럼 느껴면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순간을 목격한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사람이 죽어가는 순간..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베르만의 글씨기 비법과 삶 자체가 소설이 되는 과정을 담은 첫 에세이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Memoires d'une fourmi 저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 전미연 · 열린책들 · 2023.05.30 · 에세이 2023.11.07 ~ 11.15 · 9시간 30분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좋아하는 작가라는 얘기를 리뷰를 쓸 때마다 참 많이도 한 것 같다. 때문에 베르베르의 소설을 참 많이 읽는다는 것은 이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부터 읽은 책들이 많이 있지만,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전에 읽은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개미’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전 세계에 자신을 알리게 된 소설이기도 하지만 데뷔작이기도 하다. 한국에 첫 번째로 출판되면서 읽은 소설이고 베르베르의 존재를 알게 된 계기를 가져다준 소설이라 ..

'템테이션' 성공과 실패, 좌절이 담긴 파란만장한 여정을 통해서 포기하지 않는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

템테이션 Temptation 저 더글라스 케네디 · 역 조동섭 · 밝은세상 · 2013.10.05 · 영미소설 2023.11.01 ~ 11.06 · 8시간 40분 올 해에 두 번째로 읽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알만한 작가로 우리에게 많이 익숙한 ‘빅 픽처’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빅 픽처’도 인상적인 소설로 기억되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멘트’가 가장 인상적인 소설로 기억하고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몇 개 읽어 보았다면 알 수 있는 작가의 특징이 있다. 뛰어난 인물 묘사와 섬세하고 화려한 필체로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능력을 소유한 작가라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명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읽다 보면 영화 속에서 느낄 수 ..

'겨울여행' 주인공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파괴함으로써 사랑을 완성하려는 뜻밖에 이야기

겨울여행 Le Voyage d'hiver (2009) 저 아멜리 노통브 · 역 허지은 · 문학세계사 · 2019.03.29 · 프랑스소설 2023.10.27 ~ 10.30 · 4시간 1분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겨울여행’을 읽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목만 보고 낭만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제목만큼 내용이나 스토리에서 낭만을 기대하기에는 무리일 듯싶다. 이 소설은 그 반대의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겨울여행’을 얘기할 때우리는 하얀 눈이 내리는 설경이 있는 풍경에 여행이나 사랑을 얘기하는 것이 보편적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겨울여행은 그런 낭만을 있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나 또한, 이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 겨울 여행이 있는 낭만 속에서 아멜리 노통브식의 스토리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힘겨운 삶에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되어 주는 길잡이 같은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저 황보름 · 클레이하우스 · 2022.01.17 · 한국소설 2023.10.23 ~ 10.26 · 9시간 39분 지난 여름이었을 것이다. 킵해 놓은지… 묻어 둔 책들 중에서 그리고 읽어야 될 책 중에서 유독 이 책만은 등한시된 이유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늘 책을 검색하고, 읽고 싶은 책을 저장해 둔다. 때문에 오랫동안 쌓아 둔 책이라면 후 순위로 밀리기 마련이라는 구차한 설명이 해명이 될까. 어쩌면 이 책은 쌀쌀한 가을 날씨에 읽기 좋은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은 책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함과 가볍게 스며들듯 잔잔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으로 권하고픈 마음이 있다. 이 책은 간단하게 얘기하면 휴남동에 새로운 서점이 생기..

'그럴 수 있어' 양희은의 노래와 여행, 그리고 가족이 있는 삶을 담담한 필체로 기록한 책

그럴 수 있어 저 양희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07.04 · 에세이 2023.10.18 ~ 10.20 · 4시간 6분 오랜만에 에세이를 꺼내 읽었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나의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에세이는 특정인의 사적 이야기 또는 주관적 사고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내용들이 많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을 타며 읽지 않아도 되는, 중간부터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담 없이 편하게 읽다 보니 잊을만하면 한 권씩 꺼내 읽는 것이 좋다. 양희은이라는 가수는 어릴 적이 즐겨 듣던 노래들이 참 많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가수 중에 한 사람이었던 때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이제는 아련한 추억놀이로 그의 노래들을 하나씩 되뇌어 보기도 한다. 이루어질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