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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게르트루트' 사랑과 예술, 삶의 깊은 의미를 탐구하고, 자아 발견과 성장에 대한 여정을 담은 헤르만 헤세

kimdirector 2023. 12. 29. 08:03 

 

 

 

 

 

 

게르트루트

저 헤르만 헤세 · 역 송영택 · 문예출판사 · 2011.10.20 · 독일소설

문예세계문학선 67

 

2023.12.26 ~ 12.28 · 7시간 42분

 

 

 

 

 

 

 

 

 

 

 

 

올해 2023년의 마지막으로 읽은 소설이 되겠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자주 읽는 것 같은 생각이지만, 그의 소설을 읽을 때면 뭔가 얻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게르트루트’도 그런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읽다 보면 특징적인 것들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직 그의 모든 소설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읽은 소설들에서는 헤르마 헤세가 직접 경험하고 터득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소설만 골라서 읽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게르트루트’도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있는 소설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아내 마리아는 피아니스트로써 헤르만 헤세는 아내의 영향을 받아 일상을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영위해 왔다고 한다. 대도시를 떠나 시골의 전원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예술가들인 시인, 음악가, 화가 등과 소통하면서 자연과 음악, 예술이 어우러지는 낭만적인 생활을 해 왔고, 헤르만 헤세는 그런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한 것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토대로 ‘게르트루트’를 썼다고 한다. 때문에 이 소설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내포된 소설이고, 헤르만 헤세의 책들 중에서 소설로써의 구성과 스토리가 잘 버무려진 소설이라는 평을 들고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해르만 헤세만의 서정적이고 섬세한 문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 성찰을 통해서 철학이라는 무게감을 조금은 느낄 수 있는 소설로 돋보인다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들은 인간이 가지는 내면의 세계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심리적 묘사가 많은 점도 독특할 만할 것이다. 때문에 그의 소설을 읽을 때는 좀 더 집중력을 가지지 않으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게 활자만 들여다보다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될 것이 자명하다. 때문에 그의 소설을 읽을 때면 나도 모르게 집중력을 가지고 읽으려 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헤르만 헤세의 책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그런 관점에서 ‘게르트루트’를 읽게 된다면 주인공의 사랑과 성장 그리고 예술적 영감과 창작의 열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통해서 삶의 가치관을 정립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말하자면, 주인공 쿤은 어렸을 때,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다쳐 불구가 된 후 음악에 심취해서 음악가로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음악가 출신의 예술가들과 교우를 쌓으며 명성을 만들어 간다. 그런 와중에 게르트루트라는 여인을 만나 첫사랑을 하게 되지만, 게르트루트로부터 친구 이상의 관계를 원하지 않게 되고, 결국 주인공 쿤의 친구인 성악가 무오토에게 사랑하는 게르트루트를 빼앗기고 게르트루트는 무오토와 결혼을 하게 되지만, 게르트루트를 사랑하는 마음은 더욱 간절해 간다. 때문에 쿤은 많은 상실감으로 수동적인 인간으로 그리고 자기 성찰적인 체념과 고독 속에서 음악에만 몰두하게 되며 음악가로서의 큰 성공으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주인공 쿤은 다리를 절뚝이는 불구이지만 음악가로서의 예술적 영감과 차분하고 섬세한 인간이지만 단 한 번도 사랑을 해보지 못한 주인공으로 게르트루트를 만나 사랑을 알게 된다. 반면에 무오트는 쿤과의 반대된 인격체로 등장하여 극의 흐름을 이끄는 등장인물로 성악가답게 노래를 잘 부르고 주위에 여인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인기가 높은 만큼 여인이 끊이지 않고 추문을 뿌리는 등장인물이고, 주인공 쿤의 음악가적 예술을 높이 사며, 쿤은 무오트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음악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게르트루트는 쿤을 알게 되어 노래를 알게 되고 무오트를 알게 된다. 때문에 무오트를 사랑하게 되어 결혼을 하게 되지만 행복해하지는 않는다. 무오트를 사랑하지만 두려운 마음을 함께 가지게 되면서 둘의 사이는 점점 극으로 치닫게 된다. 그런 모습을 알고 있는 쿤은 둘의 관계에 개입하지 않는다. 하나는 사랑하는 여인 게르트루트 때문에,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친구인 무오트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홀로 고독 속에서 둘의 관계를 지켜볼 뿐이다.

 

이 소설을 통해서 헤르만 헤세는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젊은 시절의 아픈 사랑의 기억과 예술적 영감과 열정을 키우면서 살아왔지만, 극의 후반부는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된 시점에서 그런 자신의 모습에 투영해 힘든 시절을 얘기함으로써 노년을 이야기한다. 결국 게르트루트와의 사랑은 이어가지만 한 발치 뒤에서 지켜볼 뿐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서 여유를 찾고 깊이 있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통해서 자신의 삶의 의미와 가치관을 변화시키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어찌 되었든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은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노년기 속에서의 주인공 쿤은 나름대로 행복감에 빠져 살아가는 모습이 어쩐지 나에게도 위로가 되어 주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사랑과 예술, 인간 본성과 삶의 깊은 의미에 대한 탐구를 다루면서, 자아 발견과 성장에 대한 여정을 아주 훌륭하게 그려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랑과 예술의 열정, 그리고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주 간단하게 얘기한 줄거리이기에 몇 문장만으로 이 소설을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 줄거리 안에는 몇 가지 변곡점이 있기에 한 번쯤 읽어 보고 직접 판단해 보길 바란다. 결코 후회되지 않은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인상적인 문장

당신은 누구에게나 때때로 자극을 받지 않으면 조금도 뻗어갈 수 없는 집토끼 같은 데가 있습니다.
이제 자극을 받았으니까 비틀거리면서라도 앞으로 나아가요!
- 성악가 무오트가 주인공 쿤에게 충고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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