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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삶의 발명' 삶을 발명하는 이야기, 이야기가 이끄는 삶에 대한 작가 사유적 이야기

kimdirector 2023. 12. 25. 08:01 

 

 

 

 

 

 

 

삶의 발명

당신은 어떤 이야기의 일부가 되겠습니까

 

 

저 정혜원 · 위고 · 2023.10.25 · 에세이

 

2023.12.19 ~ 12.22 · 4시간 50분

 

 

 

 

 

 

 

 

 

 

 

 

정혜윤 작가는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는 작가로 소개하고 싶다. 이유는 내가 정혜윤 작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발명’을 읽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에세이라는 장르적 특징이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야기들과 그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 가면서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안 요소들 속에서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면서 고통과 슬픔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느낄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혜윤 작가는 책 속에는 6가지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알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삶에 대한 발명을 한다는 작가 사유적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이야기에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재정립을 하며 살펴야 하고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이해와 관점을 새롭게 적용함으로써 기존에는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를 앎으로써 사랑에 대해서, 목소리, 관계, 경이로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살아갈 수 있는 것들에 발명이라는 단어를 조합하여 이야기가 이끄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책 속에는 정해윤 작가가 직접 경험하고 본 것들에 대해서 그리고 들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들의 내면에는 깊은 슬픔과 고통이 흐른다. 그 속에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이면서 충격적인 이야기가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삶에 대한 무게감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무지에서 오는 앎에 대한 이야기인데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은 조선인을 앞세워 포로수용소에서 감시원으로 일하게 된다. 결국 일본은 패망하고 일본군에 부역한 모든 이들을 전범으로 몰아서 처형하게 된다. 처형 시, 조선인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중에서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으로 알려지게 된 이야기는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조선인들은 자신들이 전범으로 처형되는 것에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는 ‘무지가 죄’라며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사형장으로 이동하는 동료들에게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고 외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나의 가슴을 울렸다. 뿐만 아니라 책 속에는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 씨랜드 화재 사고, 김용균 노동자 산재 사고, 세월호 사고, 이태원 압사 사고의 유족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살아가고 있는데 관련 책임자들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잘만 먹고 살아간다는 이야기들이 나를 슬프게 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아픈 기억들 속에서도 익히 알고 있는 슬픔과 고통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슬픔 속에서도 작가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전범으로 몰린 조선인들 서로가 위로하고 보듬은 이야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다른 사고 현장을 찾아 유족들을 보살핀 이야기, 그리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아픔과 슬픔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삶은 이어져야 한다고, 그리고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그런 이야기들은 발명이 된다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삶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한다. 삶을 가치 있게 살아야 하는 의미, 이것을 자아실현이라고 부르고, 자아를 실현하면서 삶을 살아내는 것을 삶의 발명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아실현에 대해서 작가는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기쁜 일을 기다리는 것이 나다운 것이고 자아실현이다.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기쁜 일이 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또한 나의 자아실현이라 말하고 있다. 단순하게 몇 문장만으로는 이해가 힘든 것이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라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뭔가 깊이 있는 성찰을 얻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란, 이야기의 연속된 확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은 인간뿐만이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에는 그만의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삶에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혼자만의 이야기는 존재하는 의미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삶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경험을 통한 감정과 사고의 과정을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경험은 소중한 것들일 것이고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기억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야기는 그렇게 함께 나누고 공유함으로써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3년 12월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말 좋은 책 한 권을 읽은 느낌이다. 때문인지 나 스스로에게 내 년에는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다짐을 가지기로 했다. 슬픔은 슬픔으로, 기쁨은 기쁨으로 있는 것들에 대한 다양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날들을 기대해 보기로 했다.

 

 


 

인상적인 문장

삶의 의미는 삶을 가치 있게 사는 데 있고, 우리는 이것을 자아실현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렇게 자아를 실현하면서 삶을 살아내는 것을 삶의 발명이라고 부른다.

 

바닷가에서 돌고래를 기다리는 것이 나에게는 나다운 것이고 행복이고 자아실현이다.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기쁜 일을 기다리는 것이 나다운 것이고 나의 자아실현이다.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기쁜 일이 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이 또한 나의 자아실현이다.

 

떤 평범한 하루가 유난히 빛이 나는 하루로 기억에 남는다면 어떤 한 순간이 진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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