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지나쳐 온 것들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한국소설 39

'천국의 소년 2' 아름다운 것을 보면 나는 행복하다. 아름다움에는 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천국의 소년 2 바보라 불린 어느 천재 이야기 저 이정명 · 열림원 · 2013.05.31 · 한국소설 2023.06.01 ~ 06.07 · 6시간 4분 주인공인 자폐증을 앍고 있는 안길모는 영애를 찾아 지켜야만 하는 소임을 다하기 위해 세계 각지로 떠나는 여정은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계속된다. 2편에서는 마카오를 기점으로 서울, 멕시코시티, 그리고 뉴욕 마지막으로 베른에 가서야 종착점을 만나게 된다. 때는 2005년 6월부터 2009년 2월에 마침표를 끝으로 안길모의 기나긴 여정을 행복하게 마무리된다. 또한, 수학천재인 안길모는 뛰어난 두뇌회전으로 천재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갖은 고난을 극복하며, 세상과 맞닥뜨리며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조사관인 안젤라와 수에 대한..

'천국의 소년 1' 아름다운 것을 보면 나는 행복하다. 아름다움에는 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천국의 소년 1 바보라 불린 어느 천재 이야기 저 이정명 · 열림원 · 2013.06.01 · 한국소설 2023.06.02 ~ 06.03 · 06시간 47분 이정명 소설을 다시 찾은 건 10개월 만인 듯하다. 언제나 다시 찾아 읽는 묘미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이정명표 소설을 좋아한다. 천국의 소년도 망설임 없이 눈에 띄었고 주저함이 무엇인지 모르게 바로 읽기 시작한 소설이다. 이전에 읽은 ‘별을 스치는 바람’, ‘뿌리 깊은 나무’, ’ 선한 이웃’, ‘바람의 화원’에서도 그렇듯이 중요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를 잘 표현한 소설이고,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스토리 전개가 돋보이는 소설이라 자평하고 싶다. 단순하게 본다면 자폐증을 갖고 있는 한 인간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처럼 보일 듯하지만,..

'보헤미안 랩소디' 복수와 정의실현 사이에서의 내면에 깃든 나를 찾아가는 법정 심리스릴러

보헤미안 랩소디 저 정재민 / 나무옆의자 / 2021.04.02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3.04.03~04.06 (06시간 03분) 이 책의 제목이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것 때문에 호기심이 발동해서 읽게 된 소설이기도 하지만,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장작이라는 타이틀이 나에게 흥미를 이끌었다. 내가 읽은 책은 2021년에 출간한 리커버 개정판으로 출간된 소설이고 범죄심리관 정재민 작가의 소설이기도 하다. 이 소설이 주는 주된 주제의식이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지만, 조금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불안 요소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기도 하지만 주인공의 개인적인 복수와 정의 사이에서 저울질하며 판사로써의 내면에 깃든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아무도 모를 것이다' 경계를 휘저으며 가지를 뻗어 나가는 마술적인 이야기의 향연

아무도 모를 것이다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01 저 정보라 / 퍼플레인 / 2023.01.20 / 한국소설, 판타지, 미스터리 독서기간 : 2023.03.3 ~ 03.09 (8시간 11분) 정보라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면 왠지 모를 몰입감과 집중력이 생긴다. ‘저주토끼’가 그러했다. 그리고 두 번째 읽는 소설인 ‘아무도 모를 것이다’에서도 동일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저주토끼’와 같이 10편의 단편들을 모았고, 대부분 작가의 초기 작품들을 선별했다고 했다. 단편집이라고 해도 모든 10가지 이야기 모두 재미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고,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남은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흥미롭게 읽히는 부분들을 보았을 때, 작가가 이야기를 쓸 때처럼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

'파우스터' 인간의 욕망과 탐욕을 고발하고, 인간의 자율의지와 개인의 의미를 심도있게 파헤친 소설

파우스터 저 김호연 / 위즈덤하우스 / 2019.04.19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3.02.21 ~ 02.27 (14시간 29분) 김호연 작가를 알게 된 것은 ‘불편한 편의점’과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으면서부터다. 그렇게 동네 시리즈로 나에게는 친숙하고 다정하게 다가 온 작가이면서 위에서 나열한 소설에서 느껴진 것 또한 우리의 일상에서 친숙함이 있어서 유쾌하게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간직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소설 ‘파우스터’를 읽으면서 김호연 작가의 새로운 면을 접하게 된 소설이다. 이전까지의 친숙하고 따스함이 아닌 왠지 다른 결을 느끼게 되었고, 낯설게 다가왔다는 점이 맞을 듯싶다. ‘파우스터’는 앞서 얘기한 소설들 중에서 ‘망원동 브라더스’를 제외하면 이전에 출간된 소설이라는 ..

'천년의 금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 세운 소설, 대한(韓)민국의 비밀을 밝힌 잊지 못할 소설

천년의 금서 저 김진명 / 새움 / 2023.01.16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3.02.10 ~ 02.13 (5시간 1분)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접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에 익히 알고 있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고 가슴 벅참을 느꼈던 기억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도 가슴 한 켠에 남아 기억되고 있다. 그 뒤로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읽지 못했다. 이유는 따로 없었다. 그냥 후속작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읽을 책을 찾다가 김진명 작가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만난 책이 ‘천년의 금서’를 알아보게 되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김진명 작가의 이름 석자를 기억해 냈고, 다른 책을 고를 새도 없이 바로 서재에 쟁여 놓고, 읽던 책을 후딱 해치운 후 읽어 버리게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7가지 스토리를 가진 인상적인 김초엽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저 김초엽 / 허블 / 2019.06.24 / 한국소설, SF 독서기간 : 2023.02.07 ~ 02.13 (7시간 48분) 김초엽 작가의 세 번째 소설이다. 일전에도 얘기헀듯이 개인적으로 SF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좋아하지 않았던 SF 장르를 어느 순간부터는 아주 가끔씩 찾아 읽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세 번째 읽게 되었고, 늘 기대감을 주는 작가로 내 머릿속에 각인된 것 같다. 그만큼의 인상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로 인식되고 있고, 또 그렇게 읽을 때마다 기대감에 부풀어 읽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도 그렇게 기대심리에 충만하여 읽은 소설이고 만족한 소설로..

'회색인간' 김동식 작가 사유적 상상력의 차별화와 매력적인 글쓰기를 느낄 수 있는 단편 모음집

회색인간 김동식 소설집 01 저 김동식 / 요다 / 2017.12.27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3.01.02 ~ 01.06 (3시간 59분) 2023년의 첫 번째 소설은 ‘회색인간’으로 시작되었다. 이 책은 익히 알고 있는 책이기는 했지만, 책의 제목에 혹해서 서재에 쟁여두었던 소설 중에 하나이고 쉽게 끄집어내어 읽히지 않았던 소설이었다.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책인지라 언제부턴가 터부시되었던 소설 중에 하나일 듯하다. 물론 그때그때 읽으려던 책들은 서재의 끝으머리에서 쌓여가며 나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멀어져 잊혀졌던 책들이 있다. 신 년을 맞으며 그동안 읽으려 했던 해묵은 소설들을 들춰내며 꺼 낸 책이 ‘회색인간’이었다. 이 소설을 얘기하기 전에 김동식 작가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 보고 지나가는 게 ..

'하얼빈' ‘영웅’의 그늘을 걷어낸 인간 안중근의 가장 치열했던 순간들의 이야기

하얼빈 ‘영웅’의 그늘을 걷어낸 인간 안중근의 가장 치열했던 일주일 저 김훈 / 문학동네 / 2022.08.03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2.12.20 ~ 12.22 / 7시간 39분 요즘 안중근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럴 것이 최근 ‘영웅’이라는 뮤지컬영화가 상영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을 즈음, 이 소설을 알게 되었고, 안 읽어 볼 수 없었다. 물론 우리에게는 안중근이라는 이름 석자는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고 우리들 마음속에는 늘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대한 기억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중근에 대한 정보를 많은 미디어를 통해서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서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책을 통해서는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김훈 작가가 집필한 소설이라 더욱 궁금하..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자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중단편 소설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저 김초엽 / 밀리 오리지날 / 2022.07.11(전자책) / 한국소설, SF 독서기간 : 2022.11.22 ~ 11.23 오랜만에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가끔은 SF 소설을 읽기는 하지만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잘 읽지 않은 편이기는 하지만, 김초엽 작가의 SF소설은 조금은 그 결이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미래 세상에 대해서 궁금해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지 기대감이 드는 것은 정작 나뿐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만큼 발전된 미래 사회, 고도화된 미래 도시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들이 영화나 책을 통해서 이기도 하고,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미래 사회를 그려 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김초엽 작가의 SF소설은 기대감..

'하쿠다 사진관' 지친 인생들의 마음 치유소, 당신의 휴식을 책임질 단 한 권의 힐링 드라마

하쿠다 사진관 저 허태연 / 놀 / 2022.07.18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2.10.04 ~ 10.13 ‘하쿠다’라는 말은 제주도 말로 하겠습니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하쿠다 사진관은 무엇이든 사진을 잘 찍는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쿠다 사진관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님 ‘이석영’과 ‘제비’라는 이름을 가진 사연이 있는 젊은 여자가 우연하게 사진관에 채용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여자 주인공인 ‘제비’에게 스스로 위안을 주는 내용으로 전개되지만, 결국은 ‘하쿠다 사진관’을 읽는 이들에게 위안과 힐링을 주고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설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거리들을 가지고 있는데, 주된 내용은 사진관을 찾아오는 다양하지만 특별한 손님들을 맞이하게 된다. 어느덧 중년이 되어 버린 ..

'불편한 편의점2' 불편한데 자꾸 가고 싶은 편의점의 더 깊어진 두번째 이야기의 시작

불편한 편의점2 저 김호연 / 나무옆의자 / 2022.08.10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2.08.30 ~ 09.05 김호연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불편한 편의점2’는 1편에서의 연장선에 있는 소설일 듯싶다. 때문에 2편을 읽기 전에 1편을 먼저 읽는 것을 권하고 싶다. 2편이라고 해서 전혀 새로운 내용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 1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기도 해서 1편을 먼저 읽고 나서 2편을 읽는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편에서 마무리된 시점으로부터 1년 정도가 지난 시점인 여름에 청파동 골목에 위치한 Always 편의점이 주 무대로 등장하고 있고,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별을 스치는 바람' 절망의 한가운데서도 인간의 영혼을 구원한 것은 한 줄의 문장, 한 편의 시였다.

별을 스치는 바람 저 이정명 / 은행나무 / 2018.05.18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2.08.18 ~ 08.30 이 소설을 읽으면서 첫 장부터 마지막 한 장을 넘기기까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뭔지 모를 아득함을 느꼈고, 마음 한 컨에 알 수 없는 무거운 마음이 깃들었다. 이 소설이 이렇게 까지 나에게 힘듬을 줄지는 몰랐다. 그럴 것이 내가 알고 있는 윤동주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용과는 조금도 다르지 않았던 것일 테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는 아니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나에겐 이 소설이 주는 남다른 면이 있었던 것으로 읽는 내내 무거운 마음을 한가득 안고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을 스치는 바람’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던 것일..

'나목'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 박완서 생애 마지막까지 직접 손보고, 다듬고, 매만진 아름다운 유작

나목 저 박완서 / 세계사 / 2012.01.22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2.07.22 ~ 07.28 박완서 작가의 소설을 알아가는 단계에서 ‘나목’을 접하게 되었다. 벌써 다섯 번째 소설이지만 왠지 낮설움은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다. 이전에 읽었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리고 후속작으로 ‘그 산은 정말 가기 있었을까’라는 두 작품 속에서 느껴졌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껴졌달까. 그렇게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그 산은 정말 가기 있었을까’ 속에서 주인공인 경아가 다니는 직장이라고 하는 PX에서 환쟁이들이 초상화를 그릴 수 있게 영업을 하는 여자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목’에서는 그렇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한 부분을 ..

'조선의 형사들' 역사적 사실에 작가적 상상력이 만들어 낸 역사소설

조선의 형사들 사라진 기와 저 정명섭 / 뭉실북스 / 2021.09.10 / 한국소설, 역사소설 독서기간 : 2022.06.29 ~ 07.01 정명섭의 소설은 처음이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읽는 재미를 준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된 배경과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정조가 즉위에 오른 직후의 혼란한 시절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로 좌포청 군관 이종원과 우포청 군관 육중창이 함께 의열궁에서 사라진 기와를 찾는 추리수사 소설이다. 의열궁은 정조의 할머니이자 사도세자의 어머니인 영빈마마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정조의 지극한 효심을 드러내는 장소로 이곳에서 사라진 기와와 그에 얽힌 사건을 해결해 가는 두 형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인 정명섭은 역사적인 몇가지 사실들을 근거해서 픽션으로 ‘조선의 형..

'저주토끼' 옴니버스 형식의 다양한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위로에 관한 우화들

저주토끼 Cursed Bunny 저 정보라 / 아작 / 2022.04.01 / 한국소설, 호러, SF 독서기간 : 2022.06.20 ~ 06.27 이 소설을 택하게 된 동기는 지금까지 잘 읽지 않았던 호러, 환타지 장르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북커버에서 느껴지는 강렬하고 왠지 음침하고 미스터리 한 느낌, 스릴러적 감성이 느껴지는 분위기에 끌렸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2022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것에 이끌리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듯했다. 호러, 판타지라는 장르가 주는 느낌이 나에게는 생소하게 들렸고, 지금까지 읽어 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부분도 이 책을 읽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작가인 ‘정보라’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던 참이고, 처음으로 호러 장르를 접하게 되어..

'소마' 나의 삶 안에서 아주 오랫동안 빛날 이야기

소마 저 채사장 / 웨일북 / 2021.12.24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2.05.27~2022.06.07 근래에 읽은 책 중에서 뇌리에 가장 오랫동안 기억될 소설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다. ‘채사장’은 우리나라의 인문학 계열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로 각인된 작가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첫 번째 장편소설인 ‘소마’ 역시, 탁월한 글솜씨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될 정도라고 기억된다. 그의 인문학 책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얇은 지식’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며 일명 스타 작가로 급부상하고 있는 작가였고, 그의 첫 번째 장편소설 또한,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은 책이기도 해서 읽게 되었다. 이 글의 첫 문장에서 이야..

'망원동 브라더스' 망원동의 인간 군상들의 유쾌한 세상사는 이야기

망원동 브라더스 저 김호연 / 나무옆의자 / 2013.07.10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2.04.25 ~ 04.29 김호연 작가의 글에는 웬지 모를 따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첫 번째 읽은 ‘불편한 편의점'에서 처럼 따뜻한 기운과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진다. 이 소설은 제9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김호연 작가의 데뷔작인 듯하다. 김호연 작가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진 않지만 언제나 즐겁고 유쾌하게 읽혀지는 것은 아마도 글에서 느껴지는 포근함과 친근함이 있는 그냥 사람 사는 냄새가 있어서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마 김호연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이전에 읽은 책들이 조금은 무거운 주제의식이 있는 책들이다 보니 가끔씩은 아무런 생..

'사씨남정기'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한국적 권선징악에 대한 이야기

사씨남정기 저 김만중 / 역(해설) 김성해 / 지식의숲(넥서스) / 2013.06.10 한국소설, 한국고전, 한국문학산책 35 독서기간 : 2022.04.19 ~ 04.22 내가 읽은 김만중의 두번째 소설 ‘사씨남정기'를 읽게 되었다. ‘사씨남정기'는 한글로 쓰인 몇 안 되는 소설로 서포 김만중이 유배지에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소설로 유명하다. 당시 시대적 배경은 숙종과 장희빈의 관계, 그리고 인현왕후와의 관계도에서 정치적인 풍자를 그렸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관계는 알 수 없다. 여러 가지 설이 나돌고 있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관계가 소설 내용처럼 이루어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해석하는 경향이 나타난 듯하다는 것이 중론인 듯하다. 어찌 되었던, ‘사씨남정기'는 당시 시대상과..

‘뿌리 깊은 나무’ 훈민정음을 둘러싼 연쇄살인사건의 의미

뿌리 깊은 나무 저 이정명 / 은행나무 / 2015.11.11(전자책) / 한국소설, 역사소설 독서기간 : 2022.02.16 ~ 03.14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읽었던 기억이 나지만, 한참이 지난 지금은 머릿속에서 되뇌어야 기억날 정도로 제대로 머릿속에 간직된 것 하나 없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한 것 같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다른 소설들이나 책들은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이 소설은 그리 많은 기억이 없는 것이 나름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그래서 난 듯하다. 종이책은 1/2권으로 나눠어서 출간된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전자책으로는 종이책 2권의 내용이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상당히 많은 쪽수를 가지고 있다. 한번 손에 든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하는 성질로 인해 상당한 기간 동안 읽..

'작별인사' 인간과 휴머노이드와의 대립 속에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

작별인사 저 김영하 / 밀리오리지널 / 2020년 2월 15일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2.01.18 ~ 01. 20 올해 들어서 요상하게 디스토피아적인 책들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2022년 1월에만 모두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으로 하는 SF 소설들이다. 무슨 계시를 받은 걸까... 이번에 읽은 소설도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SF 장르나 미래를 주제로 한 소설들은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을 컨셉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소재의 다양성 때문에, 아니면 흥행을 위해서... 어찌 되었든 이번에 읽은 소설도 SF 장르에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을 담고 있으며, '김영하' 작가의 7년 만에 돌아온 장편소설 《작별인사》라는 소설이다. 《작별인사》는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에, 현재에서 10..

'지구 끝의 온실' 서로를 기억하고, 서로에게 한 약속과 우정, 뜻밖의 사랑을 그린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

지구 끝의 온실 저 김초엽 / 자이언트북스 / 2021.08.18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2.01.13 ~ 01.18 《지구 끝의 온실》을 읽기 전에는 다른 책을 읽으려 했다가 우연히 읽게 된 소설이다. 김초엽 작가도 조금은 생소하기도 하고 이전부터 알고 있던 소설이었지만, 제목과 책 커버에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책 커버에서 느껴지듯이 화려한 채색이 주는 느낌이 조금은 남다른 것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생겨 버렸고, 결국은 읽어 버리고 말았다고 해야 하는 게 맞을 듯하다. 별로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다. 김초엽 작가의 대해서는 알고 있는 정보가 많지 않다 보니 작가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소설을 쓰는 ..

‘구운몽’ 하룻밤의 꿈 속 부귀 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으니 현실을 직시하자.

구운몽 저 김만중 / 역(해설) 김성해 / 지식의숲 / 2013.06.10 한국소설, 한국고전, 한국문학산책34 독서기간 : 2021.12.22 ~ 12.28 한국 고전 소설을 읽은 것은 처음인 듯하다. 해외 유명 고전은 읽은 적은 여러 번이지만, 한국 고전소설은 처음인지라 기대도 할 법 하지만, 익히 알고 있는 소설이라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구운몽》을 알기 위해서 저자인 ‘김만중’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겠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만, 혹시라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 간단하게 소개하고 넘어가겠다. ‘김만중’은 본관은 광산이요 자는 중숙, 호는 서포라고 한다. 조선 숙종 때 인물로 리뷰 글을 쓰고 있는 《구운몽》과 〈사..

'파과' 과거와 현재가 얽힌 한 여자의 노년의 모습

파과 저 구병모 / 위즈덤하우스 / 2018.04.16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1.12.15 ~ 12.21 구병모 작가의 소설은 이미 〈아가미〉에서 느꼈던 바, 《파과》도 〈아가미〉와 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물론 기대감은 현실이 되었고, 기대 이상의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제목이 《파과》인지는 잘 모르겠다. ‘파과’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첫 번째 파과(破果)라면 ‘흠집이 난 과실’을 의미하고, 두 번째, 파과(破瓜)의 의미는 '생리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과연 작가는 어떤 의미에서 ‘파과’라고 했을까. 작가가 제목에 담은 의미를 되새김질하며 궁금해진다. 왜 ‘파과’라고 했을까?... 이 소설 속에는 뜻밖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60대..

'구의 증명' 죽음 이후의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 소설

구의 증명 저 최진영 / 은행나무 / 2015.03.30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1.11.25 ~11.30 오래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던 소설 중의 한 편으로 '최진영' 작가의 중편 소설로 《구의 증명》을 읽게 되었다. 책 표지만 보면 어떤 소설인지 인지하기 어렵다. 책의 제목이 한가운데 세로로 쓰여 있고, 상단에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작은 돛단배가 그려져 있을 뿐 이 소설이 가지는 매력을 책 표지만으로는 알아채기 쉽지 않다. 결국 소설의 내용을 봐야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이고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궁금했고 읽어 버리고 말았다.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인지, 어떤 매력이 있는지... '최진영' 이라는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기도 하지만 《구의 증명》을 읽고 나니 다른 소설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황제를 위하여 2' 이문열의 동양적인 향수를 일깨우는 소설

'황제를 위하여 2' 저 이문열 / 알에이치코리아 / 출간일 2020-12-21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1.11.10 ~ 2021.11.17 1편에 이어 2편에도 황제는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한 채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먼 타향살이에서 돌아온 황제는 흰돌머리에서도 황제 다움을 유지하고 있지만, 많이 변한 고향에서는 예전만 못한 환대에 크게 실망하지만 황제의 아들이 기쁘게 맞아 주며 횐돌머리의 생활을 이어가지만 그 기쁨도 잠시 또 한 번의 역사의 흐름에 맞닿뜨리게 된다. 6.25 동란으로 피난길에 오르게 되고 둘째아들 효명태자인 '휜'이 없는 사이 충신으로 여겨졌던 신하에게서 황제의 재산을 모두 빼앗고 나머지 충신들은 황제를 보필하기 위해 동냥까지 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횐돌머리를 버리고 옆동네..

'황제를 위하여 1' 우리의 역사 속 또다른 황제의 일대기

'황제를 위하여 1' 저 이문열 / 알에이치코리아 / 2020-12-21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1.10.28 ~ 2021.11.10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먼저 '이문열'이라는 작가를 보고 선택하게 되었다. 쑥쓰럽긴 하지만 한 번도 이문열 작가의 소설을 본 적이 없었고, 작가의 유명세만으로 알고 있을 터였다. 《황제를 위하여》책 표지를 처음 접했을 때, 느껴지는 것은 상당한 권위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한자로 황제(皇帝)를 크게 책의 전체에 덮고 있고, 상단에는 왕으로 보이는 실루엣이 작게 그려져 있어서 단순하게 보면 권의적인 조선의 왕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는 내 짐작은 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초반부에 잘못된 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황제를 위하여》는 나에게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우..

'달러구트 꿈 백화점2' 단골 손님을 찾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2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저 이미예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27일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1.10.21 ~ 2021.10.28 올해 초,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을 아직 간직하고 있었던걸까?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못한 듯 한 나에게 이 소설은 따뜻하고 착한 소설로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10여 개월이 지난 지금 처음 접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두번째 《달러구트 꿈 백화점2》를 읽게 되었다. 두번째 소설이기는 하지만 스토리는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굳이 1편을 읽지 않아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는 하지만 중간중간을 지나면서 가끔 1편에 있는 내용이 등장하기도 하고 해서 되도록이면 1편부터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스토리가 1..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문장 하나하나에 담은 공감·연대에 대한 이야기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2021 제22회 대상 수상작 '미조의 시대' 저 이서수, 김경욱, 김멜라, 박솔뫼, 은희경 / 매일경제신문사 2021년 09월 10일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1.10.12 ~ 10.20 이효석 문학상이라는 제목을 본지는 한참된 것 같다. 하지만 늘 제목만 보았을 뿐 읽어 보려 하지 않았던 나 자신을 쑥스럽도록 부끄럽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이효석 수상작들을 모아 출간된 책으로 다양한 수상작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책으로 잊혀지지 않는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 책이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이효석 수상작이라고 알았을 때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말에 수많은 수상작들과 작가를 배출해 왔다는 부분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

'불편한 편의점' 불편하지만 지나가야 하는 편의점 속 인간군상들의 이야기

불편한 편의점 저 김호연 / 나무옆의자 / 2021.04.20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1.09.07 ~ 09.09 이 소설을 선택한데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냥 편하게 읽자라는 마음에 읽게 되었는데, 은근이 손을 놓지 못하는 책이 되어 버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기까지 그러했던 기억이 있다. 지난 여러번의 리뷰에서 얘기했듯이 본인은 출퇴근하는 시간에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늘 그랬듯이... 이 책은 묘하게 빠지게 하는 힘이 있어서일까. 전철에서 내려야 하는 순간을 놓치고 한 두 역을 지나친 적이 두어번 있다. 내리기 전에 역을 확인하고 다음 역에서 내려야지 하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면 이미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친 것이다. 이렇듯 묘하게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를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