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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애니에 대해서

[가구야공주 이야기] 스튜디오 지브리 사상 최고의 절세미녀의 탄생

kimdirector 2020. 12. 23. 11:31 

 

가구야공주 이야기

かぐや姫の物語, Story of Princess Kaguya, 2013

 

애니메이션, 드라마, 판타지 / 일본 / 137분 / 2014.06.04(한국시간) 개봉

감독 : 다카하타 이사오

 


 

 

처음에 이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어다는 소식에 상당한 기대심을 가지고 봤다. 그림체 부터가 일반적이지 않았서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빠져 버린 것 같다.

자의에 위해서가 아닌 타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행복은 역시 행복이 아니고 결국 타인의 만족거리 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가구야 공주의 아버지의 경우가 그렇다. 딸의 행복을 위해서 대도시로 나오고 딸의 행복을 위해 명문가 사람과 결혼시키는게 결국 가구야 공주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구야 공주는 그런 것들이 본인을 위한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날이 슬픔에 빠져 사는 모습에 혹시 내 자식한테도 그런 것일까,... 잠시 생각에 잠기게 했던 순간도 있었다.

일본의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한편의 동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런 느낌이 오는 것은 순전히 그림체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싶다. 때로는 가구야공주의 심리상태 또는 캐릭터에 빠져 버리기도 했고, 가끔씩 생각에 빠져 버리기도 했었다.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기에는 조금 무리일 것 같다. 하지만 감성적인 성격의 소유자 또는 힐링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추천해 볼만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줄거리

 

'달빛과 함께 온 그녀에게 하루는 기적입니다'
깊은 산속 마을의 할아버지는 우연히 빛나는 대나무 속에서 여자 아이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손에 올라갈 정도의 크기에서 금세 아기로, 그리고 또 반나절 만에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하는 신비로운 아이.

‘가구야’라고 이름 지어진 그녀의 미모는 널리 소문이 퍼져, 장안의 내로라 하는 귀공자 5명이 청혼을 해오고, 급기야 황제까지 ‘가구야’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가구야’는 산속 마을에서의 첫사랑 ‘스테마루’를 잊지 못하고 그를 찾아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는데……

 과연 가구야공주는 그토록 원했던 꿈과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제작노트 중에서

<추억은 방울방울><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이웃집 야마다군>
스튜디오 지브리의 세계적 애니메이션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감독을 14년 만에 만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더불어 스튜디오 지브리를 함께 설립하여 이끌어가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영화 <추억은 방울방울>(1991),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 <이웃집 야마다군>(1999)과 TV시리즈 ‘루팡3세’(1971),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1974), ‘빨강머리 앤’(1979)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도 수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은 농촌에 대한 동경을 가진 27살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추억은 방울방울>, 인간에 의한 환경 파괴 문제를 다룬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4컷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독특한 구성의 <이웃집 야마다군>등 감독은 화려하기보다는 현실적이고 차분한 작품세계를 추구하며 그만의 날카로운 해학으로 현대인에게 잔잔한 웃음과 감동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
제38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명예상 수상!
세계가 인정한 거장의 손길을 만나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거장의 14년 만의 복귀에 반색을 표하고 있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칸국제영화제와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 각 영화제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오는 5월 14일부터 프랑스 칸에서 시작되는 칸국제영화제에서는 감독주간에 공식초청을 받았다. 초청된 장편작품 19개 중 애니메이션 작품이 정식 초청된 것은 <가구야공주 이야기>가 유일해 더욱 눈길을 끈다. 감독주간은 프랑스감독협회에서 주최하는 칸 영화제의 한 섹션으로 전 세계의 실험적인 작품들이 대거 모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작품으로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감독주간에 상영된 적이 있으며 오는 5월 말 개봉 예정인 이선균, 조진웅 주연의 <끝까지 간다> 등이 이번 감독주간에 초청되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설화 ‘다케토리 이야기’「竹取物語」 원작
스튜디오 지브리 사상 최고의 절세미녀 탄생하다!

 
영화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설화인 ‘다케토리 이야기’「竹取物語」를 바탕으로 한다.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도에이동화에서 ‘다케토리 이야기’의 애니메이션화를 기획했으나 실현되지 못했던 것으로, 도에이동화 재직 시절의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연출을 꿈꾸며 기획안을 제출했으나 통과되지 못한 경험을 갖고 있었던 것. 하지만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항상 이 이야기를 염두해 두고 결국 반세기가 지난 오늘에서야 오랜 제작기간을 걸쳐 애니메이션으로 완성해 냈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가장 끌렸던 이야기의 한 부분은 바로 가구야공주가 달로 돌아가야 한다고 할아버지에게 털어놓는 장면이었다고 한다. 설화에서 가구야를 데리러 온 달의 사자가 “가구야공주님은 죄를 저질러서 이 땅에 내려와, 너희처럼 천한 자들 집에 잠시 계신 것이다. 그 죄를 갚는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이렇게 모시러 왔다”라는 부분에 대해 감독은 가구야가 달에서 저지른 죄는 어떤 죄며, 달과의 약속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에서 이야기를 출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감독은 “이런 수수께끼를 풀 수 있으면, 원작을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가구야공주의 마음의 변화를 단숨에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같고, 드디어 그 실마리를 잡은 것 같다”고 밝히며 반세기를 지난 현재 영화화 할 수 있게 된 소회를 밝혔다. 감독은 이야기의 기본 줄거리는 바꾸지 않은 채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가구야공주를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인물이자, 관객들의 마음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캐릭터로 재탄생 시켰다.

 

 

제작기간 8년! 제작비 총 50억엔(한화 약 505억원)!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그림체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다!

 
영화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제작기간 8년, 총 50억엔(한화 약 50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초대작이다. 가구야공주의 영화화를 결정 후, 대본이 완성될까지는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업특성 상 그림콘티 작업도 많은 공을 들인 탓에 한 달이라는 기간에 완성되는 분량은 겨우 2분 정도. 그림콘티 30분이 완성될 때까지는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공을 들인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그림체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배경과 셀화를 각기 다른 양식으로 그려 합치는 기존의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배경과 캐릭터가 하나가 되어 마치 한 장의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영상이 되길 원했던 감독은 수만장의 작화를 통해 <가구야공주 이야기>를 완성시켜 나갔다. 

캐릭터는 천재 애니메이터라 불리는 다나베 오사무의 손끝에서 완성되었다. 스케치 같은 선으로 그린 인물들은 기존의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커다란 생명력을 얻었다. 인간 가구야공주의 탄생이 성공한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 밖에 미술감독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그림 장인 오가 카즈오가 맡았다. 오가 카즈오가 미술감독을 맡은 것은 <모노노케 히메>이후 15년 만으로 그가 중심이 되어 그린 담채적이며 따듯한 배경미술은 다나베 오사무의 캐릭터와 완전히 융합해 일체감 있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이 애니메이션은 벌레와 풀의 애니메이션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풀과 꽃, 나무들에서 일본 최고의 미술감독 오가 카즈오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두 사람 외에도 일본 최고의 재능을 가진 애니메이터들이 모여서 만들어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언뜻 보기에는 담백한 것 같지만, 실은 뛰어난 실력과 방대한 노력의 축적에 의해 태어난 고품격 애니메이션으로 애니메이션 역사에 길이 남을 획기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선 그림, 후 작화!
‘프리 스코어링’ 방식으로 탄생한 리얼 애니메이션 제작기 눈길! 

 
<가구야공주 이야기>의 더빙 방식 역시 남다르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그림을 먼저 만들고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에 맞춰 목소리를 녹음하는 애프터레코딩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보다 자연스럽고 살아있는 연기를 원했던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연기가 본업인 배우들의 힘을 빌리고자 프리스코어링 방식을 선택하고, 2011년 여름 그림이 완성되기 전 목소리 녹음을 시작했다. 애니메이션이 완성되기 전에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역의 배우 ‘치이 다케오’(2012년 6월 사망)가 이 작품의 할아버지 역할로 출연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프리스코어링 방식이 익숙하지 않았던 배우들은 대본을 보고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에게 많은 질문과 상의를 거쳐 녹음을 진행했고, 그 덕분에 더욱 캐릭터와 가깝고 완벽해진 더빙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렇듯 프리스코어링 방식으로 탄생한 영화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그 어떤 애니메이션보다 자연스러운 캐릭터의 연기와 리얼함을 느낄 수 있다.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파괴와 창조’를 거듭해온 80세의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의 반세기를 뛰어넘은 꿈 <가구야 공주 이야기>는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 작품이자 지브리 사상 최대의 야심작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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