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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디자이너라면..

[디자인 서적]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kimdirector 2021. 1. 14. 15:44 

일을 진행하면서 내가 하는 방식이 맞는 건지 의문이 들때가 있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이럴 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간접경험의 도구’인 책이다. 저자의 솔직함이 있는 책이라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일본에서 디자인숍을 운영하는 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의 책이다. ‘디자이너 생각위를 걷다’는 2000년에 카페 겸 디자인 잡화점을 표방한 D&DEPARTMENT PROJECT를 설립한 저자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숍을 운영하면서 느낀점과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모은 것이다.

‘결과보다는 그 과정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저자는 변화해야만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옛 멋을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 또한 잃지 않고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완성된 것은 단순한 성과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시간이 지난 후 내가 좀 더 잘할 것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한다.

취업하기 정말 힘든 때, 자신이 진정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이 있다면 그 회사에 대한 정보수집에 게을리 하지 않고 특히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면 그 회사에 먼저 가서 경험을 해볼 것을 주문한다. 그건 열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동안 갖고 있던 명함들을 정리했다.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 명함을 갖고 있었다. ‘언젠가 혹시’라는 미련을 갖고 말이다. 몇 장의 명함만 남겼다. 더 간추려 보려고 한다. 명함을 주고 받는 일에 신경을 썼던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다.

“명함은 ‘사람’이 아니라 단순한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사람일수록 명함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전화번호가 휴대전화에 입력되어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명함을 건네는 데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 자신이 인상에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크지 않지만 ‘열정’만큼은 남부럽지 않을 만큼 갖고자 하는 저자의 소망과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회사를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남기게 위해서는 필사적으로 움직일 것을 당부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하고 싶다면 그 일과 관련된 주변의 상황과 역사에 호기심을 가지고 알아가는 태도’다. 자신이 서 있는 토대는 반드시 누군가의 심혈이 깃든 노고와 창조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 토대를 만든 사람이 무엇을 생각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그 토대 위에서 일할 수 없고, 자신도 그 토대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지 않으면 그곳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일은 무엇이며, 사람과 일의 관계, 그리고 사람이 일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과 그 사람이 속한 기업은 또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으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작지만 강한 디자인 숍을 운영하는 경험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창의적인 인재육성을 위하여 자유스럽게 풀어주고 있는 흐름과 달리 직원은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정진할 것을 바라는 관점이 더 큰 이 책 저자의 생각을 100% 다 받아 들일 수는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어떤 차이가 있으며, 어떤 태도를 갖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되어야 할지,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주의 모습으로 가야 할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가오카 겐메이 '디자인 생각 위를 걷다' (http://agbook.co.kr/book/1263/)

 

 

저자의 생각은 이렇다.

일을 한다는 의미는 ‘시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것.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을 ‘일을 한다’고 표현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저자는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이야기한다. 또 하나 바라볼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면, 기업안에서 생각을 같이해야 할 것과 달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같이 가져야 할 생각이 있는데, 달리 하는 경우에 말이다. 그리고 다르게 여러 생각들을 내야 하는데, 달리 생각하지 못하는 일들 말이다. 불평불만에 앞서서 왜 자신의 일이 진척이 안되고, 진행이 안되는지 따져 볼 일이다. 어느 관점에서 일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말이다.

얼마전 문을 연지 얼마 안되는 커피전문점의 사장님이 생각났다. 그는 같이 일하는 직원을 내보낼 것이라는 말을 했다. 이유인 즉, 생각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손님을 대하는 태도나 서비스 정신의 부족이 그 이유였다. 매뉴얼 대로 할 것이 있고, 고객별 서비스의 포인트를 달리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직원에게 가르쳐서 될 부분도 있지만 쉽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 마음과 일을 대하는 방식이다. 지금 새로 뽑은 직원과 다시 일을 하고 있는데 얼마나 더 갈지는 지켜 볼 일이다.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상식’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만능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실수로 인하여 모든 것을 망칠 수가 있다. 고객을 영원히 떠나게도 할 수 있으며,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거기에 사장의 역할과 직원의 역할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일을 진행하고 사람을 대하는 한 순간의 실수를 막기 위해서 말이다.

상사가 있기 때문에 실력을 발휘하는 부하에게도 흥미는 없다. 모든 문제를 사장 탓으로 돌리는 사원도 필요 없다. 각자의 능력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 물론 집단 안에 존재한다는 의미는 구성원 각자가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려 한다면 그 이상의 성숙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책은 디자이너의 ‘회사운영방식’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사람들과의 관계, 일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직장 초년병들 뿐만 아니라, 회사를 운영하는 분들이나 매니저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막힌 일에 조금 뚫린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디자이너들의 고민, 그리고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과 에피소드를 기본적으로 만날 수 있다. 단순히 우리가 쓰고 버리는 것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간직하고 유지하고, 계승할 수 있는 디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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