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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헤세의 자전적 체험과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파멸되어 가는 소년의 이야기

kimdirector 2023. 7. 5. 08:01 

 

 

 

 

수레바퀴 아래서

Unterm Rad

 

저 헤르만 헤세 · 역 송영택 · 문예출판사 · 2013.04.19(전자책)

독일소설 · 문예세계문학선 106

 

독서기간 : 2023.06.27 ~ 07.03 · 03시간 13분

 

 

 

 


 

 

 

 

이 소설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소설이다. 헤세는 시인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인해 다니던 마울브론 신학교를 그만두고 서점 점원, 공장 노동자 등의 직업을 전전하며 시인이 되고자 문학 수업을 병행했다고 한다. 이 소설 속의 주인공 한스의 청소년기와 많이 닮아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 속의 주인공 한스를 통해서 헤르만 헤세의 청소년기를 엿볼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고, 헤르만 헤세의 소설 중에서 많이 읽힌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이다. 독일 당시의 사회상으로 보면 이 소설이 출판되고 독일 교육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켜 큰 화두를 던진 소설이기도 한 점이 소설 속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점이다.

 

소설 속의 한스는 자연과 낚시를 좋아하는 인물로 항상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에 시달리며, 친구도 없는 왜소한 체격으로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공부 밖에 없는 청년으로 성장하고 부모와 주변 어른들이 기대하는 신학교에 입학하여 학업에 매진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자연을 즐기는 것도 낚시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지 못하며 고뇌와 방황하는 나날이 길어지면서 성적은 계속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본인은 무감각하게 무너져 간다. 신학교에서 사귄 하나뿐인 친구 하일러마저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한스의 정신적 고통은 더욱 심해진다. 그렇게 한스는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모든 학업을 중단한 채 주변의 시선을 느끼며 나날을 보내게 된다.

 

소설의 변곡점은 세 가지로 분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스는 마을에서 주목을 받는 총명한 아이로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 속에는 친구와 사귀지도 못하고, 뛰어놀기보다는 오로지 공부하는 모습에만 초점이 맞춰서 진행된다. 그리고 친구인 하일러와의 관계로 인해 한스의 성적은 떨어지면서 겪게 되는 우정을 그린다면, 두 번째 변곡점은 신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가장 친한 친구인 하일러의 퇴학 그리고 한스의 정신적 고통이 깊어지며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되면서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세 번째 변곡점이 시작된다. 허송세월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 한스는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을 도우며 지내게 되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아버지의 권유로 공장 노동자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고향에서 보내게 되는 한스는 나름대로 안정감을 찾아가면서 평화롭게 보내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한스의 고통과 정신적 고뇌 속에서도 자연이 주는 의미를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느껴졌다. 한스 내면에 깃든 고뇌와 고통 속에서도 자연은 언제나 푸르게 비치고, 평화롭게 그려지는 부분은 한스와의 대조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아이러니하다 할 수 있을 것같다. 아마도 한스의 지친 모습을 자연에서 오는 평온한 마음과 정신적 힐링을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 고향에서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알게 되고, 이웃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되며, 더 이상 두통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렇게 아버지의 권유로 기계 공장의 노동자로 취직을 하게 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지만, 갑작스러운 그리고 뜻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자살인지, 아니면 사고로 인한 죽음인지도 모르게 그렇게 한스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는 19세기 독일의 작은 마을의 서정적이고 정서적인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헤르만 헤세만의 섬세하게 그려지는 자연 풍경과 한스 내면의 심리가 주는 위태로움을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주변에 대한 상황과 자연 속에 그려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상상만으로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소설은 1906년에 출판되었지만,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비숫한 상황에 쳐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 정책과 경쟁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낳은 병폐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과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교육의 모든 것이 돼야 한다는 교육 정책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을 때,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기억되는 한 문장

학교에서 학교로 규칙과 정신의 싸움은 언제나 반복된다. 국가와 학교가 매년 나타나는 몇몇 탁월하고 깊은 정신의 소유자를 뿌리째 뽑아버리려고 애쓰는 걸 우리는 목격하곤 한다. 언제난 다른 사람도 아닌 학교 선생님들에게서 미움을 받는 자, 탈출에 성공한 자, 추방된 자들이 먼 훗날 우리 국민에게 보물을 안겨 줄는 사람이 될 수 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내면의 방황 속에서 자신을 망치며 파멸하고 있다.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 누가 알겠는가!

 

선생들은 한 명의 천재보다 열 명의 얼간이를 원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선생의 역할은 정상을 벗어난 인간이 아니라 라틴어를 잘하고 수학을 잘하는 꼼꼼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 더 한 피해자이며, 어느 쪽이 더한 가해자인가. 그리고 상대방의 영혼과 인생을 망치고 더럽히는 것은 둘 중 어느 쪽인가. 그것을 생각한다며 누구나 부끄러운 기분으로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의 학창 시절 자전적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걸작 『수레바퀴 아래서』. 주입식 교육을 강요받으며 서서히 파멸해가는 한 소년의 인생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배경 속에서 묘사한 소설이다. 발표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입시 위주 교육의 폐해와 부작용으로 얼룩진 우리의 현실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이번에는 독일어를 전공한 시인 송영택의 번역으로 선보인다. 아들의 출세를 염원하는 아버지와 학교의 명성을 높이려는 교사에게 무리한 공부를 강요당하는 모범생 한스. 주 시험에 합격한 그는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가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자유분방한 친구 하일러의 영향을 받아 성적이 떨어진다. 하일러가 퇴학을 당하고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없어 신경쇠약 진단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첫사랑을 경험하고 기계 공장에 들어가지만 사람들의 조롱을 받으며 절망에 빠지게 되는데….
저자
헤르만 헤세
출판
문예출판사
출판일
201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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