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부딪쳐 보는 것,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험을 하는 것”

Review/본 것들에 대해서

'부용진(芙蓉鎭)' 중국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통해 문화 대혁명이 민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룬 영화

by kimdirector 2025. 10. 20. 08:01
후위인이 경영하는 쌀두부 가게는 항상 만원이다. 모두는 그녀의 명랑한 얼굴을 더 좋아한다. 후위인 부부는 피나는 고생끝에 가게를 확장하지만, 문화 대혁명이 시작되고 두 사람의 꿈은 무참하게 무너진다. 자본주의적 부르주아로 몰리자 후위인이 친척집에 피신갔다가 돌아오니 남편은 이미 죽고 자신에게는 신부농이라는 낙인이 찍혀있음을 발견한다. 문화혁명을 배경으로 감동적인 인간애를 그린 작품. 중국영화의 변화를 세계에 알린 첫 작품이다.



 

 

 

 

부용진(芙蓉鎭)

Hibiscus Town, 1986

감독 셰진
드라마 · 164분 · 중국 · 1989.07.08(kor)

출연 류샤오칭, 강문, 서녕, 서송자, 장광북 외

 

 

 

 

부용진(Hibiscus Town)이라는 영화를 정말 우연히 발견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부용진’이라는 영화를 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고, 옛 추억을 더듬으며 성룡의 전성기 시절의 영화들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을 검색하다가 발견을 했는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왠지 모르겠지만 익숙한 제목에 호기심이 생겨서 검색을 해 보았다. 왓챠에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마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었으면 유튜브에서 짧게 요약된 영상만 보고 아쉬워했을 듯하다. 그만큼 이 영화에 대해서 궁금한 것들이 많았고, 결국 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먼저 이 영화는 중국의 문화 대혁명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때문에 문화 대혁명에 대해서 간단하게 짚어 보고 가야 할 듯하여 이 또한 위키피디아에서 지식을 찾아보았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문화 대혁명(공식 명칭 : 프롤레타리아 문화 대혁명)은 중국 인민공화국에서 일어난 사회 정치 운동으로 1966년 당시 공산당 주석 ‘마오쩌둥’에 의해 시작되었고 1976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계속되었다고 한다. 문화 대혁명의 목표는 중국 사회에서 자본주의의 잔재 청산과 중국의 사회적 전통 요소들을 제거하여 중국 공산주의를 공고히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라 했다. 문화 대혁명은 중국 사회 전반에 걸쳐 폭력과 혼란을 야기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사망자의 추정치는 100만 ~200만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대학살에 가까운 인명 피해를 받았고,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수많은 박해와 전국의 학교와 대학은 문을 닫았고, 일천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시골로 이주해야 하는 일까지 벌여졌다고 한다. 결국 덩샤오핑이 새로운 지도자로 올라가면서 문화 대혁명은 점진적으로 해체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용진(Hibiscus Town)은 문화 대혁명이라는 사회적 혼란 시기에 있을듯한 민중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라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때문인지 1989년 호암 아트홀에서 개봉된 흔치 않은 영화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당시의 호암 아트홀에서는 일 년에 두세 번 정도는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상업적 측면에서는 거리가 먼 영화, 즉 예술성이 높은 영화를 위주로 상영했던 기억이 있기에 당시에 부용진(Hibiscus Town)은 꽤 높은 평을 받은 영화이지 않았을까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럴 것이 이 영화는 중국 본토에서 제작되었고, 다양한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위상을 높인 영화로 기록되었고, 주인공 후위인의 역을 맡은 ‘류샤오칭’이 최우수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는 점과 제6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까지 올라간 것만 봐도 이 영화가 당시에 어떤 대접을 받았을지 짐작된다.

 

중국에서 문화 대혁명이 시작되기 직전, 부용진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한 여인 후위인(류샤오칭)의 기구한 운명의 길을 걷게 되는 삶을 따라가면서 진행된다. 후위인은 마을에서는 평판도 괜찮고 성실하게 살아가며 매운 두부를 팔아 성공적으로 노점 음식점을 운영하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후위인은 젊고 아름다운 외모 덕분에 마을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많은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인이다. 그리고 그의 남편인 위인과 함께 두부를 팔아서 모은 돈으로 큰 집을 사게 되고 가게를 확장하게 되지만, 그 시기에 문화 대혁명이 일어나고 ‘이국향’이라는 여자가 마을에서 반장이 되면서 마을에는 변화가 시작된다. 후위인과 그의 남편은 두부를 팔아서 장사가 잘 되고 큰 집을 샀다는 이유로 신부농이라는 낙인을 찍었고, 이로 인해서 남편인 위인은 죽게 된다. 그리고 후위인은 반동분자로 몰려 진숙전이라는 남자와 함께 마을에서 이른 아침에 거리를 청소하는 일로 전락하게 된다. 그렇게 함께 거리를 청소하며 가까워진 두 사람 사이에서 아이를 갖게 되지만, 진숙전은 먼 곳으로 유배를 가게 되고, 가깝게 지내던 노인의 도움으로 아이를 낳게 된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1979년 혼란했던 문화 대혁명은 막을 내리고 유배를 떠났던 진숙전은 다시 돌아와 후위인과 재회하게 되고 관의 벼슬을 마다하고 후위인과 조용하게 살며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된다.

 

부용진(Hibiscus Town)은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가장 민감한 혼란한 시기를 다룬 문화 대혁명을 다루고 있기에 중국 내에서 상영 허가가 쉽게 나지는 않았을 법한 데도 해외에 까지 수출되고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것도 의외라는 점이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촬영지는 마오쩌둥의 고향이기도 한 후난성의 웡쿤이라는 마을인데, 이 영화의 성공으로 부용진이라고 마을 지명까지 바꿀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만큼 이 영화가 당시에 대단한 이슈가 되었다는 방증이지 않을까 싶다. 한 편으로는 공리가 주연한 ‘인생’이라는 영화가 생각하는데, 이 영화 또한 문화 대혁명으로 인해 많은 고난을 이겨낸 여인의 이야기라는 점과 닮아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상당히 긴 러닝타임(2시간 44분)으로 인해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고 봐야 하는 영화라는 점이다. 하지만 긴 러닝타임에서도 영화가 주는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준수한 영상미도 볼 수 있어서 충분히 집중하면 볼 수 있는 만큼 틀림없이 훌륭한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다. 다만 영상미만큼 아쉬운 부분도 없지는 않다. 1988년에 상영된 영화이기에 화질이 그다지 기대할 만큼은 아니라는 점은 안고 봐야 하는 점일 듯하다.

 

부용진(Hibiscus Town)은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로 몰고 갔던 문화 대혁명에 대한 자기반성의 통렬함이 담긴 서사라는 점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겠다. 분명히 문화 대혁명의 시작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할 수 있겠고, 따라서 개인에게 까지 미쳤을 영향은 엄청난 위협으로 느꼈을 법한 내용을 영화에 온전히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선을 살짝 돌려서 본다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리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 생각한 부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니면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도 충분히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에는 문화 대혁명이라는 명제를 생각하며 보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명제는 사라지고 오로지 영화에 집중하다 보면, 권력을 가진 자와 그에 빌붙은 자들과 동조하는 세력들, 이들이 사회의 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런 악인들에게 핍박받는 민중들을 보게 된다. 권력을 휘두르는 자와 그에게 손을 내밀며 아첨하는 자들의 기회주의적 사고와 개인주의적 사고를 가진 악으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민중에게 전가(轉嫁)되고 그로 인해 피해는 가중되며 책임을 짊어 지워질 사회는 분명 병들게 된다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사회도 수없이 많은 고난의 역사를 가진 사회이지 않는가. 가까운 과거에서 알 수 있듯이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박해받던 수많은 민중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잊히지 않는 역사라는 점을 영화를 통해서 다시금 느꼈다고 할 수 있다.

 

건전하고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것으로 분명 그 사회는 긍정적인 시너지를 주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때문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헌트릭스처럼 홍문을 악으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뜬금없이 생각하면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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