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O : Last on Earth, 2018
감독 조나탕 엘페르
드라마, SF, 재난 · 미국 · 95분 · 2019.1.18 (넥플리스)
출연 마거릿 퀄리 · 앤서니 매키
이제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입니다. 집에서 편하게 넥플릭스에 접속하면 원하는 영화를 찾아서 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최근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로 인해 밖을 나서는 게 두려워지는 요즘 특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때에 저도 넥플릭스를 통해서 영화 한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넥플릭스에도 잘 찾아보면 꽤 괜찮은 영화들을 볼 수 있더군요. 소개해 드리는 영화는 ‘IO’입니다. 포스터에서 보듯이 뭔가 의미심장함을 볼 수 있지 않나요?
여자가 앞에 서있고 뒤로는 발사체로 보이는 것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남자의 얼굴이 클로즈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방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고층 빌딩이 배경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주인공인 여자의 옷차림을 보면 방호복을 입고 있는 듯하고 뭔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딱 봐도 지구 생존권이 달려 있는 재난을 다룬 영화로 보입니다.
‘IO’는 지구 환경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인류가 살 수 없게 되어 지구와 비슷한 또 다른 행성을 찾아 엑소더스라는 우주선을 이용해 지구 밖으로 벗어나는 때에 월던 박사와 그의 딸인 샘은 지구에 남아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월던 박사는 세상을 떠나보내야 했고, 그의 연구를 샘이 이어받아 진행하게 됩니다.
거대한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때에 한 남자가 열기구를 타고 샘을 찾아오게 됩니다. 마지막 엑소더스를 타기 위해 떠나던 길에 샘이 머물고 있는 거처에 오게 되자 함께 우주선을 타기 위해 떠나기로 마음을 정합니다. 샘은 떠나기로 한 때에 다시 마음을 고쳐 지구에 남기로 선택을 바꾸게 되지만, 자신은 변화된 환경의 지구에 남아 적응하며 살 수 있다고 믿었고, 바다를 한 번도 본적인 없다는 샘은 안개가 짙게 내려앉은 바다를 바라보며 환경에 적응한 듯 방독면을 착용하지 않은 채 샘과 미카의 아들로 보이는 어린아이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며 변화된 지구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게 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이 영화의 첫 씬은 조금 긴장감을 주고 시작합니다. 황폐화된 도시의 어두운 건물 안을 샘은 연구 자료로 사용할 샘플을 채취하면서 시작합니다. 마치 뭔가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그냥 지나가 버리더군요.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 영화는 공포 또는 스릴러 장르가 아니라서 약간의 긴장감은 나에게 집중력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는 샘의 거처는 산악지대의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샘의 일상적인 생활을 보여 줍니다. 채취한 샘플을 연구하고 싱싱한 야채와 채소를 기르며, 양봉을 통해 벌을 관찰하면서 실험을 위한 실험을 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산악 지대를 내려가면 산소가 부족하여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 버리지만 높은 고지대로 올라가면 그나마 산소가 있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남녀 주인공 두 사람만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샘 홀로 등장하지만 중간 정도 지나면 열기구를 타고 날아온 미키라는 남자가 등장합니다. 실제로 영화에서의 등장인물은 이 두 사람이 전부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저예산 영화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등장인물이 정말 단출합니다. 가끔 샘의 아버지인 월던 박사가 등장하지만 전체 스토리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오로지 샘과 미카만이 극 전부를 이끌어 갑니다.
샘은 지구를 떠나기로 한 마음을 바꾸게 되는데, 그 이유가 극 후반에 보입니다. 샘과 미카가 열기구를 띄울 헬륨가스를 찾기 위해 찾은 도시의 미술관에서 샘은 그림 한 점을 보게 됩니다. 그림은 헬레나와 백조가 그려져 있는 그림입니다. 그림 속에서는 백조가 헬레나의 손을 물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 그림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레다가 아름다운 헬레나를 낳았고,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헬레나를 납치하여 트로이 전쟁이 발발하여 트로이는 멸망을 하게 됩니다. 레다는 신들과 연결되어 있었고, 그림 속의 백조는 변신한 제우스를 나타냅니다. 레다는 제우스의 딸인 헬레나를 낳은 것입니다. 그리고 샘은 결심합니다. 지구에 남기로… 여기에서 샘은 자신이 그림 속의 뭔가를 자신의 모습에 투영한 것 같이 보입니다. 이 부분에서 감독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샘은 자신이 레다와 같다고 본 것인지… 아니면 헬레나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영화 전체적인 흐름은 느리게 진행됩니다. 등장인물이 두 사람이라서, 아니면 극적 반전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느린 부분이 너무 평온하다는 데 있을 것 같습니다. 지구의 치명적인 환경 변화에 대한 극적 부분도 없습니다. 지구의 변화되는 과정도, 재난 속의 인류의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재난영화는 화산 폭발, 또는 지진이 난다거나 혹독한 겨울이 온다거나,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받는 인류의 모습 또한 없습니다. 환경 변화로 인한 지구의 모습 또는 인류의 모습이 없고 오로지 두 주인공의 모습만 바라봐야 하는 입장에서는 지루함이 느껴질 법합니다.
전체적으로 평이한 스토리에 임팩트 없는 영상미로 인해 극적 흥미를 끌 수 있는 장치들이 없다 보니 아쉬울 뿐입니다. 그리고 감독이 영상을 통해서 뭔가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모호합니다. 재미를 줄만한 거리가 부족해 보이지만, 결국, 변화된 지구환경에서도 인류는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관점과 스토리의 연계성이 부족한 것은 아쉬울 뿐입니다. 영화를 보다가 잠깐 딴짓을 하고 와서 이어봐도 무리 없이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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