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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애니에 대해서

[아스트로 보이-아톰의 귀환] 아톰, 다시 한번 ‘하트 비트’

kimdirector 2020. 2. 24. 20:11 

 

 

 

 

아스트로 보이(Astro Boy)-아톰의 귀환

Astro Boy, 2009

 

애니메이션, SF, 가족, 액션 / 미국 / 93분 / 2010.01.13

감독 데이빗 보워스

 

 

 


 

 

 

줄거리
메트로 시티 최고의 과학자, ‘텐마 박사’는 로봇 시험 가동 중 사고로 아들 ‘토비’를 잃는다. 자신의 실수로 아들을 잃고 괴로워하던 ‘텐마 박사’는 ‘토비’의 DNA를 이식해 인간의 감성과 하이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최고의 로봇 ‘아스트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아스트로’의 존재를 알게 된 독재자 ‘스톤 총리’는 ‘아스트로’의 생명 에너지를 차지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 공격을 시작한다.

불의의 공격을 받고 메트로 시티 아래로 떨어진 ‘아스트로’. ‘아스트로’는 그 곳에서 값나가는 부품을 얻기 위해 로봇을 사냥하는 ‘코라’ 일행과 친구가 되지만 아이들의 대부, ‘햄에그’의 계략으로 상대를 죽여야만 끝나는 로봇 서바이벌에 나가게 된다. 한편, 대결 중인 ‘아스트로’의 에너지를 감지한 ‘스톤 총리’는 ‘아스트로’를 죽이기 위해 최강의 전투 로봇 ‘피스키퍼’를 가동시키는데……


시놉시스
반세기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전 세계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아톰'을 할리우드에서 만든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할리우드로 건너가 망가진 작품들을 굳이 나열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동양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할리우드에서 재해석될 때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가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이하 <아스트로 보이>)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대를 초월한 호소력을 보여주기 위한 제작진의 고심이 작품 전체에서 느껴진다. 과거의 영광 안에서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포장한 장면들도 어색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1951년 데츠카 오사무의 펜을 통해 생명력을 얻은 ‘아톰'은 이후 끊임없는 변신을 거듭하며 진화를 거듭해 왔다. 원작은 차가운 가슴을 안고 사는 우리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의 눈물과 아픔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할리우드 기술력이 만나 새로운 생명을 얻은 <아스트로 보이>에서도 이 점만은 변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원작이 가지고 있었던 현실감과 깊이를 해치지 않으면서 실사영화 못지않은 액션 장면을 나열해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재치와 유머가 빛나는 <아스트로 보이>는 원작이 가지고 있었던 전형성도 재미로 재활용해 관객 앞에 내놓는다. 애니메이션이라서 자유로운 표현과 상상력이 살아있다. 아톰에 대한 추억이 없는 아이들은 모르겠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어른들에게는 마음속에 담아두고 싶은 향수를 선물한다. 흑백화면으로 아톰을 만난 적이 있는 관객이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 적어도 세 번 이상은 있을 것이다. 어른들이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아 가족영화로 손색이 없다.

 

<아스트로 보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스트로 보이(아톰)이라는 캐릭터 자체다. 이야기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대중을 매혹시키는 캐릭터가 없으면 인기를 끌 수가 없다. 개성과 유머로 무장된 캐릭터들의 앙상블이 아기자기한 웃음을 준다. 평범한 장면 속에 다양한 상징을 숨겨놓은 작가들의 수완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 영화의 진면목을 깨닫기 위해서는 감정이입을 해야 한다. 호기심과 상상력 많은 아이들은 더욱 즐겁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스트로 보이의 한국어 더빙을 담당한 유승호는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더빙 솜씨를 보여줘 맛깔스러움을 더했다.

 

<아스트로 보이>는 스펙터클만 앞세운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가족의 소중함과 우정의 중요성을 돌아보게 만드는 성숙하고 세련된 연출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간단히 지워버린다. 영화는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짧은 시간에 담아내기 위해 빠른 이야기 전개를 택했다. 원작과 차별화를 둔 지점이 분명 있지만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아톰을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만족감을 주고, 아톰을 모르는 세대에겐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는 데이빗 보워스 감독은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아톰’이라는 캐릭터에 제대로 된 심장을 달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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