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지나쳐 온 것들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kimdirector of/지난 날들의 일상

흑염소 고기는 처음 입니다. 그리고 내일을 위해 몸도 마음도 추스려 봅니다.

kimdirector 2023. 12. 14. 08:03 

흑염소 갈비 수육
흑염소 무침
흑염소 갈비 전골
흑염소 고기 효능 설명

 

 

 

 

 

 

퇴근 후
사당역 근처 바오로 흑염소 농장에서

2023년 12월 11일 월요일

 

 

 

 

 

 

 

 

 

 

최근에 프로젝트 제안서 제출을 위해 1개월 동안 제안서 작업에 매진했습니다. 주말도 없이 작업을 이어가며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지요. 개발자들이 초안을 잡으면 제가 장표들을 정리하며 디자인 아닌 디자인 작업을 했지요. 디자인 작업에서 손을 놓은 지 8년을 넘어가는 듯해서 정말로 오랜만이었고, 남다른 감정이 느껴져 나름 재미있게 작업을 했지요. 하지만 세월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예전에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수많은 시간들과 싸워야 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새벽에 퇴근하거나 그냥 날 밤을 지새웠던 시간들과 오랜 세월을 보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못하겠더군요. 2주일 정도를 새벽에 퇴근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나날들이 이어지다 보니 4일 정도를 넘어가자 지치기 시작합니다. 디자인 작업과 검수작업, 변경작업이 계속 이어지는 시간들이었지요. 결과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예전 생각이 나기도 하면서 감회를 새롭게 느끼게 된 시간들이었습니다.

 

윗 분들은 끝나고 나면 작업에 참여한 인원 모두에게 고생한 의미로 맛있는 음식을 사주겠다고 해서 찾은 음식점입니다. 흑염소는 처음 접하는 음식이라 궁금하기도 했지만, 일단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들을 주위에서 많이 들어왔던 터라 호기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보양식이다 보니 몸보신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일 것이라 합니다. 미리 예약을 하려 했는데, 자리가 없어서 예약은 힘들었지만, 7시 넘으면 자리가 날 것 같다고 그때 오라는 메시지를 듣고 음식점으로 향하는 길은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음식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안쪽에 마침 자리가 비워 있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함께한 팀원들과 음식을 선택하고 기다리며, 미리 주문한 소맥을 한 잔씩 돌리고, 이런저런 얘기들로 서로에게 위로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그동안의 고생을 소맥 한 잔으로 날려 버리며 재미있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오랜 기다림의 끝에는 기대 반 우려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접하는 음식의 인식이 잘못 기억되면 다음에는 절대로 먹지 않는 것이 본래 인간이지 않겠습니까. 음식 세팅이 되고 처음 마주하게 된 흑염소 고기는 다른 고기들과 사뭇 다르지 않았습니다. 비주얼은 다른 고기들과 같은 수육과 전골, 그리고 무침까지 모두 입가에 옅은 미소와 함께 군침이 흐를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차려졌으니 다시 건배를 위해 잔에 술을 가득 채우고 또 한 잔을 비웁니다. 그리고 수육 한 점을 소스에 듬북 찍어서 한 입에 넣습니다. 그리고 처음 접하는 흑염소 고기의 식감과 맛을 느껴 봅니다. 흑염소 고기는 참으로 맛이 있더군요. 부드러운 육질의 고기와 야채들과 함께 곁들여져 있어서 조합이 좋았습니다. 흑염소 갈비 수육과 전골, 그리고 무침을 먹었는데, 맛이 모두 일품이었습니다.  

 

좋은 음식과 고생한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모두가 서로에게 조금 더 알아가고 가까워져 가는 모습이 저에겐 소중한 날이었고, 시간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술자리를 자주 갖는 사람이 있고, 처음 술자리를 가지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한 마음이었는지, 서로 거리 김 없이 보낸 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나에게는 또 다른 인연이 생기는 것 같은 날로 기억됩니다. 물론 이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날들이 이 날로 끝일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 날은 지친 나를 위한 자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힘든 작업을 마무리하는 뒤풀이 성격이지만, 나름대로 스스로에게 또 다른 의미의 도전과제 하나를 클리어했다는 의미도 있겠지요. 어차피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면 받아들이고, 그리고 받아들였다면 다른 생각하지 말고 즐겁게, 궁정적으로 해야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굳이 티를 내며 하는 일은 반드시 표가 나는 법입니다. 그렇게 하는 일은 자신 스스로에게도,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날은 저에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내일을 위해서 몸도 마음도 추슬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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