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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애니에 대해서

'미래 소년 코난'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명작

kimdirector 2024. 1. 17. 08:02 

 

 

 

 

 

 

미래 소년 코난

未来少年コナン / Future Boy Conan, 1978

 

애니메이션, SF, 어드벤처 · 일본

시리즈(26부작) · 1982.10.08 ~ 1983.06.07(Kor-KBS 1TV)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40대 중 후반 이후의 중년층 남녀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애니메이션 ‘미래 소년 코난’을 다시 한번 직관했다. 어렸을 때의 감성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옛 추억에 빠져 보고 싶은 생각과 회상을 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하는 ‘미래 소년 코난’이 잊혀졌고, 기억 속에서 다시 꺼내 보려 했지만 기억나는 거라고는 주인공 코난과 라나, 그리고 포비뿐이다. 그리고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없다. 오랜 세월이 흐른 탓이겠거니 짐작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쿠팡플레이를 열었을 때, 내 기억 속에 잠재되어 있던 코난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라나의 모습도 기억나기 시작했다. 때문에 망설임 없이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단숨에 보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친구들을 만나면 옛 추억들을 소환하는 일이 가끔씩 있다. 요즘 얘들한테 코난을 얘기하면 ‘명탐정 코난’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잊히지 않고 떠오르는 애니메이션 중에서 ‘미래 소년 코난’은 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애니메이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버전은 한참이 지난 애니원에서 재더빙되어 2020년에 방영된 버전이다. 주제곡은 들을 수 없었다. 이때 방영된 주제곡은 일본 원본을 번역된 버전으로 조금은 생소하게 들렸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주제곡을 들을 수 없어서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던 것 같다.

 

1화의 도입부에 지구가 멸망하게 되는 계기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2008년 7월 어느 날, 지구가 멸망하는 날로 설명하고 있다. 당황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미래 소년 코난’이 처음 일본에 방영된 시기가 1978년이다. 그때 이미 2000년대에 지구가 멸망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 거 아닌가. 어찌 되었든 이야기의 시작은 지구는 기후 변화로, 핵전쟁으로 인해 지구가 멸망하고 세월이 2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홀로 남은 섬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할아버지와 코난은 홀로 남은 섬에서 단 둘이 살아가지만, 뜻하지 않게 라나가 해변으로 떠밀려 오고 라나를 잡으려 인더스트리아에서 사람들이 나타나고 할아버지가 죽으면서 마지막 유언을 남긴다. 라나를 지켜주라고,… 할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고 맹세를 한다. 그리고 코난은 라나를 찾기 위해 그리고 지키기 위해서 모험을 떠나기 시작한다.

 

‘미래 소년 코난’은 생각보다 많이 방영된 애니메이션이다. 첫 방영은 KBS 1 TV에서 1982년에 했고, 10년이 지난 1992년에 재방영을 했다. 그리고 MBC에서 1996년에 방영, EBS에서 2007년, 애니원에서 2020년에, 애니박스에서도 2020년에 재더빙판을 방영했었다. 생각보다 많은 TV에서 방영되었던 것에, 그리고 최근에도 방영된 점에 조금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애니메이션 중에서 이렇게 많이 재방영된 애니메이션이 있을까 싶다.

 

그리고 주인공인 코난과 라나의 나이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둘 다 2016년생 12살 동갑으로 등장한다. 애니메이션 방영 초기 몇 회까지와 중후반 이후의 모습은 조금 차이가 있다. 초반에는 조금은 성숙된 모습이었다면 회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앳된 모습으로 변화되어 간다. 초반부의 모습보다는 중후반으로의 모습이 좀 더 친숙함이 있는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일화 있는데, 오오츠카 야스오가 작화 감독이었는데, 얼굴이 동그랗고 평범한 여자아이가 등장하는 1화를 보고 미야자키 하야오가 크게 분노했다고 한다. 이유인 즉, 라나가 아름답고 예쁜 미소녀여야 코난이 목숨을 걸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때문에 오오츠카 야스오 작화감독은 미소녀를 잘 그리는 시노하라 마사코에게 라나의 작화 수정을 맡기고 본인은 다른 캐릭터를 그렸다고 했다. 때문에 라나는 여러 가지 버전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한다.

 

‘미래 소년 코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사실이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원작에 대해서 얘기를 하자면 1970년에 출간된 알렉산더 키 작가의 ‘The Incredible Tide’가 원작인데, 주인공과 배경은 그대로 오마주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소개되었지만, 번역번으로 처음 출간된 것은 2022년이다. 비교적 최근에서야 출간되었는데,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언젠가는 읽어 볼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소설 속에서는 코난과 라나의 역할이 반대로 등장한다는 사실, 코난이 인더스트리아에 쫓기고 인질이 되는 역할로 등장하고 라나는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강인하고 코난이 구해주기를 기다리는 역할이 아닌 진취적인 여자 아이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많은 유명 영화감독이나 매체에서는 ‘미래 소년 코난’을 극찬하기도 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최애 영화 중에서 한 편이라고 했으며, ‘미래 소년 코난’ 보며 연출력을 공부했다고 까지 했다. 특히, ‘옥자’를 연출하면서 코난의 여자 아이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얘기한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미래 소년 코난’이 방영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회자되고 있는 것은 뛰어난 작품성과 당시에 엄청나게 큰 성공을 이루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을까. ‘미래 소년 코난’의 성공은 극장판으로 그리고 속편 격인 시즌2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나요. 타이가도 어드벤처라고 하는데, 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모든 사람들의 뇌리에는 ‘미래 소년 코난’만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래 소년 코난’은 지극히 인류멸망 그리고 환경 파괴에 따른 지구 멸망을 전면에 내세운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기계 문명의 인더스트리아 섬과 자연 친화적인 하이하바 섬의 대표적인 목가적인 인류 공동체와의 대립이 극의 중심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과학문명의 과도한 오남용으로 인한 폐해 속에서 암울한 미래를 대변하는 인더스트리아 섬과 기계 문명의 손이 닿지 않은 오로지 자연 속에서 어우러져서 살아가는 공동체인 하이하바와의 생활을 비교하듯이 그리고 있다. 이러한 요소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후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될 듯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는 것도 ‘미래 소년 코난’만이 가지는 상징성을 부여해도 누가 뭐랄 것도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현재에도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많이 끌어올린 명작이라는 평가도 한 몫하지 않았나 싶다.

 

단순하게 추억놀이로 시작된 ‘미래 소년 코난’ 직관이 이렇게 까지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 것도 새삼 놀랍고, 앞으로도 70세에서도, 80세에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탄탄한 구성이 주는 스토리와 작화만 보더라도 지금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생각이지만, 배경 음악이나 사운드는 조금은 단조로운 점을 빼면 작품성은 인정할만한 하다는 생각이 개인적인 입장이다. 기억 속에서 사라질 뻔한 애니메이션 ‘미래 소년 코난’을 봐서 기분이 좋다.

 

 


 

 

등장인물 모음
홀로 남은 섬으로 가는 배 안에서
라나
코난과 라나
코난의 친구 포비

 

홀로 남은 섬, 추락한 우주선 아래가 할아버지와 코난이 살던 집

 

코난과 포비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
다이스 선장과 몬스킨과의 결혼식 장면
하이하바 섬 숲속
인더스트리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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