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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본 것에 대해서

'두 교황' 실화에서 시작된 위대한 이야기

kimdirector 2020. 12. 31. 11:52 

 

두 교황

The Two Popes, 2019년

 

드라마 / 125분 / 감독 페르난두 메이렐리스

 


 

이 영화는 단순 호기심 때문에 보게 되었고,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넷플리스에서도 가끔 볼만한, 흥미로운 영화나 시리즈를 볼 수 있어서 좋더군요. 요즘같이 밖에 나가기 힘들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주말인데도 집에 있어야 하는 고충이 있기는 하지만, 이럴 때 좋은 아이템이 되는게 넷플릭스일 듯 합니다.

 

처음에는 두 배우가 실제, 전 교황과 현재 교황이 출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앤서니 홉킨스가 출연했다는 것을 알고 조금은 놀랐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올해 2월이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두 배우의 연기력에 매료된 기억만은 생생하네요. 두 배우의 연기가 너무 현실적인 인물들 처럼 연기하는 모습에 실제로 교황인 줄로 착각했던 기억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물러날 수 밖에 없는 교황과 교황이 되기는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교황직을 받아야 하는 현재 교황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스스럼없는 솔직함, 그리고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상호간의 대화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연은 물론 두 교황 뿐이며, 대부분의 주된 배경은 이탈리아에 있는 교황청입니다. 교황청에서 실제로 있었던 성추행 사건이 계기가 되어 2013년 가톨릭 600년 역사상 교황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추기경인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두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썩 좋은 편이 아닌 듯 하게 비쳐 집니다. 프란치스코는 추기경이던 시절부터 교황청에 불만을 가득 풀어 놓으며, 베네딕토16세 교황의 심기를 여러번 건드린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이 또한 교황청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이 계기가 되어서 교황청의 변화를 요구하면서 부터일 것 입니다. 물러난 교황인 베네딕토16세는 교황직에서 물러나기 전, 프란치스코 추기경을 찾아가 교황직을 맞아 달라고 얘기하면서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프란치스코 추기경이 교황직을 이어 받길 바라는 마음의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끝없는 설득작업을 이어가며, 오로지 두 사람의 대화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베네딕토16세 교황은 비록 교황청에서 떠나지만 자신의 후임으로 프란치스코 추기경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해 보지 않았고, 프란치스코 추기경이 적임자라며, 당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확인시켜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은 교황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게 됩니다. 이유는 아르헨티나의 어두웠던 과거 때문이고, 아르헨티나에서 혁명이 일어날 때, 정부가 교회를 탄압하기 시작하면서 어쩔 수 없이 교회의 건재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추기경은 그 사실을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 고백하며 교황자리는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는 진심을 전하지만, 베네딕토16세 교황은 당시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교황이 될 자격에 흠이 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설득합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두 사람의 대화는 잔잔한 물결이 이듯 조용하게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격하게 반응하며 때로는 토론을 하기도 하며, 논쟁을 벌이기도 하고, 협상을 하면서 서로에게 든든한 동지애를 보여 주기도 합니다. 결국은 그렇게 치열한 설득과 협상 끝에 프란치스코 추기경은 교황직을 수락하고 베네딕토16세는 자연인으로 돌아가며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사람답게 축구를 매우 좋아하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지기도 하지만, 가끔은 사람들을 놀래키는 습관이 있어서 그런지, 직접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서 티켓팅을 하기도 하면서 교황청의 보수적인 권의의식을 탈피하며, 대중과 함께 소통을 하며 소탈하고, 검소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두 배우의 연기력에 매료되었다고 했습니다. 베네딕토16세를 연기한 앤서니 홉킨스, 프란치스코를 연기한 조너선 프라이스,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이 서로에게  상당한 시너지를 일으키기기에 손색없는 연기력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연기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 대화로 끝나는 장면들이지만, 그 두사람의 대화에 빠져들게 합니다.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격하게 반응하는 장면 장면이 모두 인상적입니다. 두 교황의 실제 모습과 비교해도 나무랄 때 없이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 주는데, 중간중간 뉴스 화면을 보여 주는 장면에서는 너무 흡사하여 놀랬던 기억도 있습니다.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이 두 교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주제만 놓고 본다면 절대로 가벼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종교적인 관점이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선입견은 일단 접고, 신 앞에서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두 사람, 그리고 두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진지함, 그리고 거짓됨없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그런 영화로 보면 좋을 듯 합니다. 저 또한 교인이 아니기에 종교적인 색깔은 모두 빼고 오로지 두 사람의 대화 속으로 빠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더군요.… 또하나, 두 배우의 케미를 보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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