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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리더에 대해서

동기부여에 필요한 5가지 힘

kimdirector 2021. 1. 4. 15:45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조서환 KTF 부사장 앞에만 서면. 나, 10년 넘도록 100타도 못깨는 미련한 골퍼. 하지만 그는 왼손 한 손으로도 80타를 친다. 그와 일하는 직원들을 측은해한 적도 있다. 무슨 일이든 조부사장 앞에선 힘들다 소리 못할테니. 하지만 책을 읽고나서는 그의 밑에서 마케터로 단련된 그들이 부러웠다.

 

저자는 애경에서 말단 사원으로 출발, 여러 다국적 기업들을 거쳐 마케팅 분야의 최고봉이라 인정받는 이동통신 KTF의 부사장에 이르기까지 시장에서 가장 빛나는 성과를 보이는 현역 마케터다. 이 책은 20여년 마케터로 일하면서 경험한 생생한 사례와 빛나는 성과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이 책은 조서환을 구성하는 5가지 힘에 대해 쓰고 있다. 이 힘들은 한데 모아져 ‘조서환’ 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 조서환 브랜드의 키워드는 모티베이터, 동기와 자극을 주는 사람이다. 이 키워드는 이 책이 담고 있는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다.

 

긍정의 힘:
나는 저자가 전무로 승진하여 광주본부에 근무할 때 광주 사무실에서 만난 적이 있다. 언제나처럼 그는 활기차고 당당했다. 하지만 책을 보니 그 당시 광주로 발령을 받아 많이 힘들어한 것으로 보인다. 대접이 소홀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타고난 긍정주의자인 그는 딱 이틀만 속상해하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리곤 제2의 신혼을 살았다. 부인과 토. 일요일을 함께 보내며 신혼때처럼 데이트했다. 소문난 맛집을 찾아 전라도를 뒤지고 다녔다. 결혼 후 내내 시아버지를 모셔온 부인에겐 모처럼의 휴식이자 선물이었을터. 한 손으로 대부분의 두 손을 이겨낸 그만의 승리는 바로 이 긍정의 힘이다.

 

전략의 힘:
그는 실패는 용서해도 실기(失期), 기회를 놓치는 것은 용서 못한다. 아니 용서않는다. 애경의 대박 브랜드 ‘하나로’를 런칭할 때의 얘기다. 하나로처럼 샴푸와 린스를 합친 샴푸는 경쟁사에서 각각 투데이, 랑데부라는 브랜드로 1년전, 6개월 전에 출시됐었다.

 

한참 후발이었던 하나로를 업계 1위로 만들기 위해 그가 택한 것은 유도전략. 경쟁사를 교묘하게 활용하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의 대표 선수는 샘플링. 당시 샴푸와 린스는 작은 비닐봉지에 든 10g 일색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 비닐봉지의 샘플을 사용하려면 잘 뜯기지 않는다는 불편을 감내했어야 했다. 소비자를 예리하게 살핀 그는 40g 용량의 작은 병 샘플을 만들어 보급했다. 용량이 충분하고 사용이 편한 샘플 덕분에 하나로는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서 선발 주자들을 빼돌리고 단 하나의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경쟁사들이 샴푸와 린스를 하나로...라고 마케팅하면 할수록 하나로샴푸가 잘나갔다. 전략의 승리였다.

 

불쏘시개의 힘:
그는 회사가 비전을 가지려면 구성원들이 먼저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휘하의 직원들에게 자신감과 자존감에서 비롯된 자기확신을 요구했다. 요구만 한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챙겼다.

 

마침내 마케터들은 ‘브랜드마다 그분야에서 모두 1등한다’는 비전을 품게 되었고, 그 비전은 시장에서의 성과와 성과를 통한 개개인의 성장으로 확인됐다. 덕분에 애경은 마케팅사관학교라 소문났고, 헤드헌터들은 애경 출신의 마케터라면 두 말 없이 추천했다. 그는 ‘비전’ 이라는 불쏘시개로 마케터들을 활활 불태웠다.

 

열정의 힘:
애경에 입사하기위해 면접 시험을 보던 중, 그는 외쳤다. “손으로 하는 일이라면 못합니다. 그러나 머리를 쓰는 일이라면 솔직히 말해서 여러분이 저보다 머리 좋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일은 머리로 합니다. 여러분이 저보다 머리 좋다는 증거가 없다면 저를 떨어뜨릴 수 없습니다”

 

KTF로 옮기는 과정의 면접에서는 한 손으로 골프치는 시범까지 보였다. 언제든 그는 자신의 특징을-약점을 공개했다. 노출된 약점은 이미 약점이 아닌 법, 한손으로 골프를 87타나 친다는 사실은 대단한 노력파에 지독한 성실파, 강인한 의지의 소유자임을 상징했고 이 상징은 곧 그 만의 강점으로 승화됐다. 그는 비결인즉 ‘열정’ 이라고 말한다.

 

실행의 힘:
창의력을 입에 달고사는 시대지만 아무리 기발한 생각도 실행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실행력은 비즈니스의 전부다. 실행하지 않은 상태라면 좋은 아이디어라 할 수 없다. 또 실행했다는 것은 주도면밀한 계획과 과감하게 위험을 감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가 말하는 실행의 힘은 다시 말해 자신감이다. 웬만한 사람은 ‘중간만 가도 다행’이라는 생각에 실행을 미루거나 포기하지만 그는 실패 조차 경력이고 경험이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야 한다는 명분이 확실하다면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이것을 그는 실행의 힘이라 생각한다.

 

책에서 배우는 5가지의 힘 말고도 당신이 꼭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다른 이유(마케팅용어로 추가가치added benefit라 불리는)는 이 책 한 권으로 마케팅에 관한 기본상식을 꿰뚫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고 대박을 터뜨린 쇼, 드라마, 하나로샴푸 등 집집마다 혹은 손에 손마다 놓여있는 히트 상품에 대한 마케팅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서환 지음 / 책든사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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