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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란 무엇인가?

kimdirector 2021. 1. 5. 14:58 

혁신이라는 말에는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더 이상 새로울 것도, 더 알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마치 오래된 구두처럼 아무런 광택도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책 제목이 <혁신이란 무엇인가?>입니다. 누가 이런 책을 살까요?

아무런 맛이 없다고 물 마시는 것을 포기하고, 평생 먹어온 것이라 지겹다고 밥 먹기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기업 경영에서 혁신은 물이요 밥입니다. 지겹다고 포기하는 순간 죽습니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경영의 목표는 생존이요, 생존을 위해 그 영양분을 비축해 두는 것입니다. 좋은 말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 목표입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한물 간 유행이라고 '혁신'을 가벼이 대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의 이면에는 어김 없이 지속된 혁신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혁신 - 영어로는 INNOVATION이고 한자로는 革新입니다. 革新은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무시무시한 말이자 엄청난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INNOVATION의 어원인 NOVA는 새로운 별(new star)이고 NOVICE는 풋내기입니다. 따라서 INNOVATION의 결과는 새로운 별이 될 수도 풋내기의 어설픔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커티스 칼슨, 윌리엄 윌못 / 문일윤 옮김 / 류한호 감수

김영사 / 2008.3.7 초판 발행

 

 

혁신은 동사입니다.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목적어가 필요한 동사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혁신이라는 말을 그냥 써왔습니다. 무엇을 혁신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집니다. 새로운 별이 될 수도 풋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혁신의 결과로 무엇을 바라느냐에 따라 혁신의 목적어가 달라집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써 왔던 혁신에 대한 정의,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래서 제목이 <혁신이란 무엇인가?>입니다.

혁신은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조하고 전달하는 프로세스이다. 이 책은 혁신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혜택에서 고객이 지불한 비용을 뺀 나머지를 고객가치라고 할 때, 모든 혁신은 고객가치를 제공합니다. 이 당연한 원리가 무시되는 순간 혁신은 '나 홀로 혁신'으로 전락합니다. 모든 것을 바꾸었는데도 고객가치가 실현되지 않으면, 그 혁신은 목적어가 잘못된 혁신입니다.

혁신의 목적어는 '가치'입니다. 그 결과 역시 '가치'입니다. 그래서 혁신은 반드시 '가치혁신'이어야 합니다. 여기서의 가치는 고객가치입니다. 고객가치를 창조하려면 '고객이 누구이고, 그들에게 전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측정하는가?
  • 새로운 고객가치를 신속하고, 효율적이며, 체계적으로 창조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최고의 혁신 방법론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나서야 혁신을 위한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위 근본적인 질문의 답을 내기 위한 다섯 가지 혁신의 원칙이 이 책의 주된 내용입니다.

 

  • 핵심수요 : 자신에게 흥미로운 것이 아니라 고객 및 시작의 핵심 수요를 만족시켜라
  • 가치창조 : 신속하게 고객가치를 창조하기 위하여 가치창조 도구를 활용하라
  • 혁신챔피언 : 가치창조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혁신챔피언이 되어라
  • 혁신팀 : 천재 수준의 집합적인 조직 IQ를 창조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를 포괄하는 팀 기반의 혁신 방법론을 활용하라
  • 조직정렬 : 체계적으로 고부가가치 혁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팀과 조직을 정렬하라

 

요약을 했습니다만 알듯말듯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블루오션전략>과 쌍둥이처럼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블루오션전략>의 핵심 내용이 곧 가치혁신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발견)하여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으로 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ERRC라는 방법론을 적용합니다. 제거하고 줄이고 증가시키고 창조해야할 요소를 찾습니다. 그것을 그림으로 옮기면 '전략캔버스'가 됩니다.

<블루오션전략>의 ERRC에 해당하는 것이 이 책에서는 NABC '가치제안' 프로세스입니다.

  • Need 핵심 고객 및 시장 수요는 무엇인가?
  • Approach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은 무엇인가?
  • Benefit 그 방법론에 따른 비용 대비 혜택은 무엇인가?
  • Competition 그 비용 대비 혜택이 가진 경쟁우위는 무엇인가?

 

음질과 색상이라는 두 가지 강점만 남기고 다른 사양을 제거함으로써 크기를 최대한 줄이면서 편의성을 최대화했다. 덕분에 아무런 경쟁 없이 제품군의 '여백'으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p.110)

아이팟에 대한 분석입니다. <블루오션전략>과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여백'을 '블루오션'으로 바꾸기만 하면 됩니다. <블루오션전략>을 이미 읽어보신 분이라면 그 닮은 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 있을 것입니다.

이제 이 책의 결론입니다.

  • 우리는 결핍의 세상이 아니라 풍요의 세상에 살고 있다.
  • 오직 혁신을 통해서만 이러한 풍요를 성장과 번영 그리고 삶의 질로 전환할 수 있다.
  • 팀과 조직 그리고 국가의 임무는 고객과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위하여 최고의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 최고의 가치는 최선의 혁신 방법론, 즉 혁신의 다섯 가지 원칙을 활용함으로써 창조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꿈꾸는 모든 기업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10년 후에도 변치 않고 살아 남아 있길 원하는 모든 기업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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