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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칼의 노래' 이순신의 내적 고뇌와 인간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소설

kimdirector 2021. 8. 20. 10:03 

 

 

 

칼의 노래

 

저 김훈 / 문학동네 / 2014.01.15(전자책) / 한국문학전집 014 / 역사소설,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1.08.05 ~ 08.17

 

 

 

 


 

 

 

 

우리가 너무 많이 잘 알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를 일 없는 인물이 이순신이지 않나 싶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물인 이순신에 대한 인간적인 면을 알 수 있는 역사적으로 고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칼의 노래》 이 책은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어느 정도 역사적으로 고증하면서 소설화된 책으로 군인으로서의 소임과 고뇌, 그리고 인간적인 부분을 심도있게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소설이라 말할 수 있고 이순신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할 듯하다.

 

이 소설은 이순신이 한양으로 압송되고 난 이후의 백의종군하면서부터 노량해전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치적인 상황, 임진왜란이라는 전시적 상황 속에서 오로지 이순신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1인칭 시점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 속에서 외적 강직함과 내적 갈등과 고뇌를 심도있게 표현한 부분들이 많아서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느낌보다는 한 인간에게서 느낄 수 있는 요소요소들이 많이 담긴 부분이 인상적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칼의 노래》의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나름 판단컨대 이순신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칼의 의미를 부각하고 있다. 전투 전후의 상황에서의 강직함과 내적 갈등, 왜적과의 전투 중에 죽임을 당한 어머니와 아들 '면'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련함, 자신의 죽음에 대한 사유, 수군을 통솔하는 장군으로써의 고뇌 등을 드러내 놓고 칼의 의미를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소설 속에서의 이순신은 항상 고뇌에 찬 모습만을 조명한 부분은 조금은 아쉽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물론 시대적 환경으로 인해 웃을 일이 많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뭔가 밝은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부분은 완전히 배제된 채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 깊은 사색의 순간만을 담고 있다. 언뜻 보면 이순신의 어두운 면과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 암울한 모습이 많이 서술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이순신의 관계도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여진'이라는 여인과의 관계가 의외다. 임진란 이전에는 관기로 있다가 전쟁이 터지고 여러 마을을 떠돌다 이순신이 백의종군했다는 말을 듣고 이순신을 찾아왔다고 하는데, 아마도 임진란 이전부터 서로 알고 있는 사이가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이다. 결국 왜군의 노리개로 전락하다 왜군에 위해 죽임을 당한다. 그 이후에도 이순신은 '여진'을 생각하는 부분이 여럿 등장하는데, 조금은 의아해했던 부분으로 여겨진다.

 

가장 많이 언급한 부분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깊이 있는 사색을 많이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죽음은 임금에게서가 아닌 오로지 바다에서의 죽음을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한성으로 압송되고 난 후 많은 고초를 겪으며 얻게 되는 임금의 개인적인 안타까움, 또는 조정의 안타까움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임금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순신이 임금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대목도 많이 등장하며, 바다에서의 전투를 통해서 다양하게 고뇌하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여 영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다운 이순신을 목격할 수도 있다.

 

몇 해 전에 '명랑'이라는 영화를 보고, 이순신의 고뇌에 담긴 모습들을 봤을 때 느꼈던 것들이 《칼의 노래》에서도 느끼게 되어 이순신에 대한 생각들을 헤아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가 너무나 많이 알고 있었던 영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에 대해서 새롭다고 생각했었고, 읽는 내내 나의 마음은 뭔가에 억눌린 듯한, 가슴 한컨에 먹먹함이 그치지 않았던 순간순간이 많았던 것이 마지막 장을 넘기고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던 마음을 기억하고 있다. 스스로에게도 몇 번이나 되뇌이며 이유를 찾으려 했지만, 스스로에게 내린 결론은 영웅이 가지는 고뇌보다 인간으로서의 고뇌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고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러한 느낌을 주는 답답함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느 한 곳 시원함을 느낄 법한 장면이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명량해전과 노량해전의 전투씬 또한 전체적인 상황이 아닌 오로지 이순신에게만 포커싱이 되어 있다 보니 전쟁이 주는 긴박감, 긴장감은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칼의 노래》는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거나, 임진란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오로지 이순신이라는 인물에만 집중되어 있다. 전체적인 흐름은 큰 격변기 없이 물 흐르듯이 진행되고 있으며, 구구절하게 설명하는 부분도 많지 않다.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짧고 굵게 표현하여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군인다운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강직함과, 우직함, 무뚝뚝한 모습이 주변인들과의 대화에서 금방 알 수 있다. 사실일지 아닐지 알 수 없지만,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부각하기 위한 컨셉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이순신과 그의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다들 알테지만 이 소설 속에서도 그리 복잡하지 않고, 전체적인 스토리 또한 간결한 문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는데 큰 무리없이 쉽게 쉽게 읽히는 정도라 보면 될 듯싶다. 이 또한 '김훈'이라는 작가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김훈' 작가는 이 소설로 처음 접하기는 하지만 이 작가의 소설이라면 나중에라도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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