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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2대에 걸친 사랑과 복수을 그린 강렬한 소설

kimdirector 2021. 8. 6. 20:41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저 에밀리 브론테 / 역 김종길 / 민음사 / 2005.03.15 / 영미소설
세계문학전집 118

 

독서기간 : 2021.07.24 ~ 08.04

 

 

 

 


 

 

 

 

에밀리 브론테의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이며, 유일한 소설답게 상당히 인상적인 소설로 기억될 것같다. 1800년대에 집필된 《폭풍의 언덕》은 제목답게 바람 잘날 없는 소설이기도 한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만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보통 출퇴근 시간 때나 점식심사 후 읽는 정도이기는 하지만 읽는내내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고, 남자 주인공인 '히스클리프'의 광기 어린 모습에서 인간으로서 가지기 힘든 잔인함에 흥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1800년대 이 소설이 발표되었을 때, 등장인물들의 비도덕성과 야만적인 잔인성으로 인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하는데, 당시, 영국의 문학적 중흥기로 인해 반정서적인 또는 반사회적인 소설들은 많은 비난과 멸시를 받았다는 것을 보았을 때,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폭풍의 언덕》의 원제는 "Wuthering Heights"의 Wuthering(위더링)의 의미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모습을 지칭하듯이 거친 푹풍이 그칠 줄 모르고 강한 비바람 속에서 인의적인 것이 아닌 주요 등장인물 간의 사랑과 배신, 복수를 의미한다고 보면 될 듯하고, '위더링 하이츠는 린튼가의 저택으로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이곳에서 일어난다. 이 소설은 2대에 걸친 사랑과 복수극을 그리고 있다.  남자 주인공인 히스클리프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케서린과의 사랑을 그리지만 고아로 자란 히스클리프의 미천한 신분으로 캐서린과 결혼을 하지 못하고 린튼가의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며 히스클리프는 사랑했던 캐서린을 뒤로하고 종적을 감추었다가 다시 나타나게 된다. 즉 다시 나타난다는 것은 사랑에 대한 복수를 위한 다짐과 선택이었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조금 독특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록우드'라는 남자가 '위더링 하이츠'에 세를 놓기 위해 찾아 오게 되면서 부터다. 우연히 위더링 하이츠에서 하룻밤을 신세 지게 되고 자신이 지낼 방에서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그 이후 '딘'이라는 하녀를 통해서 기이한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과거로의 회상씬이 펼쳐진다. 대부분의 스토리는 처음과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 회상 씬에 의존적이며, '히스클리프'에 대한 스토리가 대부분이며, 하녀인 '딘'과 '케서린'의 관계도에 집중되어 있다. 1세대의 '히스클리프'와 '케서린' 그리고 2세대에서는 그들의 아들과 딸의 사랑 이야기도 비슷하지만, 좀더 잔인할 정도의 복수극이 펼쳐진다.

 

2세대에서의 사랑 관계도 히스클리프와 케서린의 언니인 이사벨 사이에서 태어난 '린튼'과 린튼과 케서린 사이에서 태어난 '케서린'을 통해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히스클리프'가 중심에 있다.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고 오로지 복수심에만 의존하다 보니 주위를 살피지 않고 그의 아들 린튼의 생사의 기로에서도 돌보지 않는 모습에 그의 성격을 보여준다. 난폭하고 잔인한 성격에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위선적이고 비도덕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마지막까지 그런 모습을 유지하며 끝내는 죽음을 맞이 하지만, 등장인물들에서는 그런 '히스클리프'에게서 동정심을 찾지 못하고 '히스클리프'가 세상을 떠난 위더링 하이츠에는 평온과 활기찬 모습으로 그려지며 소설은 마무리된다.

 

등장인물 속의 '히스클리프'는 악마에 비견할 만한 등장인물로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을 모두 '히스클리프'가 '히스클리프'했다 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소설 속의 전체 스토리에서 '히스클리프'라는 인물을 뺴고는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로 비쳐서 극의 흐름상 상당한 긴장감을 느껴지지 할 만큼 충분한 집중력과 극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히스클리프'를 따르는 사람을 악으로 비쳐지고, 그 외 케서린 주위의 사람들은 선으로 그려져서 마치 선과 악을 구분하듯이 진행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선과 악의 싸움이 아닌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전체적인 극의 흐름에서 단순히 선이냐, 악이냐 하는 이분법적 논리가 아닌 선과 악이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하며, 상호 보완적인,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진행한다는 것이 맞을 듯하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마지막까지 짜임새 있게 진행되고, 극의 중반을 넘어가며 '히스클리프'의 광기 서린 역할이 극의 재미를 배가한다고 할 수 있다. 1800년대에서 느껴질 수 있을 듯한 풍경이나 당시의 사회상을 담고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 오로지 지방의 작은 마을의 외딴 섬과 같은 '위더링 하이츠'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숲 속의 외딴 '위더링 하이츠'라고 하더라도 주위 풍경에 대한 내용도 적다고 할 수 있다. 스토리의 흐름 모두를 등장인물 중심으로 풀어가고 그들의 역할극에 촞점이 맞춰져서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고 할 수 있다. 극의 긴장감 또한, 몰입도 있게 느껴져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을 놓지 못하는 하는 힘이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1800년대에 써졌다는 의심할 수 없을 만큼 작가의 필체 또한 과감함과 직관적인 흐름이 주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역자인 김종길 님의 현실을 반영한 번역이 빛을 낸 것이 한 몫하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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