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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속초에서의 겨울' 작가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자전적 이야기

kimdirector 2021. 9. 10. 08:00   

 

 

속초에서의 겨울

Hiver a Sokcho

 

저 엘리자 수아 뒤사팽 / 역 이상해 / 북레시피 / 2016.12.05(EPUB) / 프랑스소설

 

독서기간 : 2021.09.01 ~ 09.03

 

 


 

 

조금은 생소하게 다가온 소설이다. 《속초에서의 겨울》은 프랑스 소설이라는 느낌이 없는 한국적 정서를 담고 있는 소설이라는 점이 왠지 끌였다고 할 수 있겠다. 작가가 한국계 프랑스 작가라는 점이 독특하다고 할 수 있고,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라는 점이다. 작가의 첫번째 소설이라는 점과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아버지가 프랑스인이라는 점 때문에 느껴졌던 낮설움이 먼저 와닿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계 프랑스인이라고 해도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한국에 관광객으로 몇 번 와본 것이 전부이고, 주로 스위스 또는 프랑스에서 생활한 프랑스인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말은 할 줄 아는 정도이고, 한국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알지 못할 것 같지만, 소설 속의 한국의 풍경, 아니 속초의 풍경을 너무나도 잘 그린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속초의 오래된 펜션에서 모든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주인공이 알바를 하면서부터다. 특이한 것은 이 소설 속에는 주인공이 여자이지만 주인공의 이름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여자 주인공은 이 소설의 작가인 '엘리자 수아 뒤사팽' 본인인 것이다. 《속초에서의 겨울》은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 말할 수도 있고, 소설 속의 주인공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1인칭으로 사용함으로써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작가 자신이 혼혈이면서 두 개의 문화를 가진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인데,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다면 조금은 의아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본인의 정체성을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정작 정체성을 빗대어 얘기하는 부분은 그리 많이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작가 본인의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라면, 자신이 알바로 일하고 있는 펜션에 프랑스 만화가인 엔 케랑이라는 남자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즉, 다시 말하자면, 주인공의 남자친구인 준오라는 인물은 가장 한국적인 모습으로 그를 사랑하는 것 같은 느낌은 없다. 또다른 문화권에 속한 프랑스인인 엔 케랑이라는 중년 만화가를 통해서 다른 사랑을 느껴가면서 자신이 두 개의 문화권에 포함되어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 문화권에 귀속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얘기하고 있는 것은 작가 자신의 혼란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작가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하기 위해 속초라는 작은 도시에 겨울이라는 시점이 주는 느낌을 적절히 표현하며 밝은 모습보다는 겨울이 주는 추위로 하여금 적막하고 우울한 느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가 소설 속의 배경으로 속초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자신의 아버지는 노르망디 사람이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엘 케랑도 노르망디에서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노르망디에서 자랐다는 것이다. 작가는 노르망드의 풍경이 주는 느낌이 속초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 인터뷰 기사를 봤다. 어렸을 때 자라온 환경과 속초에서의 여행객으로 마주했을 때 느낀 풍경이 비숫하게 느껴졌고, 그 속에서 작가인 '엘리자 수아 뒤사팽'은 소설 속에서 작가적 관찰자 시점에서 자신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모습을 소설 속의 '나'라는 모습에 투영하여 자전적 이야기를 소설에 담아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기 위해 간결한 필체를 통해서 작가의 내면을 스스럼없이 관찰할 수 있는 부분을 독자들에게 내보임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모습에 공감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아서 읽다 보면 그냥 물 흐르듯이 스쳐 지나가게 되어 그냥 심심한 읽을거리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에 읽어 보는 것을 권장한다. 전체적으로 줄거리가 어렵지 않고 마지막 장을 넘기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한 문장을 읽더라도 작가의 의도를 알고 읽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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