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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하리의 절규' 생태학자 부부가 아프리카 칼라하리에서 경험한 7년간의 기록

kimdirector 2023. 5. 12. 08:00 

 

 

 

 

 

칼라하리의 절규

Cry of the Kalahari

 

저 델리아 오언스, 마크 오언스 · 역 이경아 · 살림출판사 · 2022.11.02 · 자연 에세이

 

독서기간 : 2023.05.3 ~ 05.09 · 13시간 16분

 

 

 

 


 

 

 

 

이 책은 오로지 책 표지 때문에 읽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책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강렬한 색채가 주는 느낌이 왠지 모를 깊이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붉은색과 초록색이 주는 느낌이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고, 야생의 나무가 주는 느낌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호기심이 발동했어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아프리카를 종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아마 오래전 TV에서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품고 살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아프리카에 더욱 열망하게 되는 계기를 나에게 선물해 준 책이라 말할 수 있겠고, 언젠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겨 준 책이다.

 

이 책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활자를 읽으면서 자연의 생생함 그대로 느껴질 정도라고 해야 할까, 자연이 주는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가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스의 영상 한 편을 본듯한 착각이랄까, 자연과 인간의 대결이 아닌 오로지 자연 속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인의적이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생태학자인 오언스 부부는 자연이 주는 삶을 오로지 온 몸으로 겪어 나가는 모습에 찬사의 박수를 쳐 주고 싶은 심정이다. 7년 동안의 긴 세월 동안 칼라하리라는 척박한 대지 속에서 사자, 갈색하이에나, 자칼 등의 온갖 동물들의 생태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특히, 칼라하리만의 독특한 환경 속에서 생존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한 생태학 보고서도 겸하고 있어서 나름대로 흥미로운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특히, 오언스 부부는 사자의 생태와 갈색하이에나에 대한 생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데, 상당한 양의 내용을 담고 있다. 칼라하리만의 척박한 대지에서 살아가는 동물들만이 가지는 독특한 생활방식 또는 생태학적 의미를 담고 있어서 그동안 몰랐던 사자와 하이에나에 대해서 흥미로운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 같아 공부를 한 것 같은 느낌도 들기도 한다. 또한, 오언스 부부가 칼라하리에서 동물들을 연구하는 과정 속에서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어서 나름대로 간접 경험을 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말 그대로 오지 중에 상급 오지 생활을 하면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트럭이 고장 나 오갈 데 없이 사막 한가운데서 버티기도 하고 온갖 동물들이 자신들의 야영장으로 난입하여 기겁하기도 하고 사자나 하이에나의 공격을 피해 목숨을 부지한 경우 등의 내용을 수두룩하게 담고 있다.

 

연구 활동이 너무 열악해 야생 동물들의 추적 관찰이 어려워 밤과 낮이 바뀌며 생활하게 되고, 칼라하리의 건기 때가 오면 한 낮의 기온이 50도를 넘나들 때도 있고, 밤의 기온 일교차가 20~30도까지 벌어지며 극과 극의 기온차를 버티기도 하고, 우기가 오면 홍수로 인한 피해로 야영장은 난장판 되지만 오언스 부부는 묵묵히 또 일어서며 사자 또는 갈색하이에나를 쫓아간다. 연구비가 바닥날까 봐 노심초사하며, 세계에 있는 연구 기관에 편지를 써 연구비를 요청하기도 하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이 책 속의 연대는 1970년 중반 부터 1980년 초반까지의 연구 내용을 토대로 일기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소설 형식으로 된 책으로 내용이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게 구성되어 읽는 대는 문제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읽을 수 있다. 마크 오언스가 많은 글을 썼는데, 마크 오언스와 델리아 오언스의 글의 형식은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읽다보면 왠지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남성적이고 여성적인 모습이 드러난다고 해야 할까, 굳이 예기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기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자세한 날짜는 기입되어 있지 않다. 단순하게 몇 년 몇 월 정도의 기록만 가지고 있고, 동물들의 관찰 기록과 연구 성과에 따른 기록과 연구 이외의 사건 사고가 있는 날만 기록된 것으로 보아 칼라하리 속에서의 삶과 동물 연구를 주목적으로 담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이 책에는 오언스부부의 칼라하리에서의 삶과 동물 연구를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자연과 인간으로 인해 죽어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때문에 오언스 부부는 연구를 통해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이 함께 어울어져 공생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얻는 것이 많지만, 반대로 자연은 인간으로 인해 손해만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지구를 살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국가에서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속에 수많은 동물들의 생존권도 포함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동물도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지론이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동물들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그런 면에서 ‘칼라하리의 절규’라는 제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겠다.

 

 

 


 

 

 
칼라하리의 절규
젊은 생태학자 부부가 아프리카 원시 야생에서 보낸 7년간의 기록 ‘이곳의 생물들은 인간이 자연에 어떤 죄를 짓고 있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우리가 그들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조심한다면 그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연구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날 우리는 결심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야생의 낙원을 우리가 해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_본문 중에서 『칼라하리의 절규』는 젊은 생태학자 마크와 델리아 오언스가 아프리카 칼라하리에서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사자, 갈색하이에나, 자칼 등 온갖 동물의 행동과 생태에 관하여 연구한 과학보고서이자 그들과 자연을 공유하며 겪은 이야기들을 묶은 휴먼드라마이다. 말이 쉬워 오지 생활이지 보통 사람들은 정말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마실 물이 달랑거려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기를 수없이 반복했고, 자동차를 타고 염전 위를 지나던 중 소금층이 갈라지며 땅 속으로 가라앉을 뻔했던 사건, 기름통에 구멍이 나거나 자동차 부속품의 일부가 달아나 그 넓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꼼짝없이 버려질 위기에 처했던 일 등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사자나 하이에나에게 공격당하기 일보직전에 가까스로 피해 목숨을 구한 수많은 일까지…. 살인적인 더위와 추위, 넉넉지 않은 음식과 자금, 기약 없는 연구 성과, 외로움과 싸우면서 아프리카에서 멸종해가는 동물들을 연구하기 위해 광활한 벌판을 누비면서 겪은 생생한 체험담이 『칼라하리의 절규』에 담겨 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으로 화제를 일으킨 델리아 오언스의 초기 대표작 생태학자로서 『칼라하리의 절규』와 『코끼리의 눈The Eye of Elephant』 『사바니의 비밀Secrets of the Savanna』 등 논픽션 도서를 출간했던 델리아 오언스는 일흔이 다 된 나이에 첫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발표하기도 했다. 자연과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와 관심을 호소하며 세계인들의 마음에 경종을 울린 그녀의 논픽션 도서들과 마찬가지로, 『가재가 노래하는 곳』 또한 출간 반 년 만에 밀리언셀러가 되며 델리아 오언스를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만들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2022년 동명의 영화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루시 알리바가 각색, 〈퍼스트 매치〉의 올리비아 뉴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열렬한 팬으로서 작품에 대한 찬사를 마지않았던 리즈 위더스푼이 제작자로 직접 참여해 관심을 모았으며, 2022년 7월 북미에서 처음 개봉한 후 세계 각지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기록을 올리고 있다. 이렇듯 델리아 오언스를 단번에 세계적인 소설가로 만들어낸 기반은 단연 그녀가 평생을 생태학자로 살아오며 쌓아온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야생과 다를 바 없는 해안 습지에서 자란 소녀의 성장담을 다룬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이미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델리아 오언스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야생의 이야기를 더욱 생생히 느끼며 독서의 또 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델리아 오언스, 마크 오언스
출판
살림
출판일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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