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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director

Topic/디자인에 대해서

편집에 있어서의 레이아웃

kimdirector 2021. 1. 3. 17:21

레이아웃 (Layout)

편집 디자인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요소들을 사용하여 주어진 공간 내에 적절히 어우러지도록 구성하는 것을 기본 원리로 삼고 있다. 메시지는 주어진 공간에 들어가게 될 요소들의 신중한 시각적 계획을 통해 조정되고 전달될 수 있다. 요소들이란 글의 내용과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 요소 등을 말한다.

 

우리는 디자인 작업물을 대하면 `레이아웃이 잘 되었다` 혹은 `레이아웃이 엉성하다`는 표현을 자주하게 된다. 그만큼 레이아웃은 편집 디자인에서 기본적인 요소이고, 또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레이아웃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잘 된 레이아웃은 무엇을 뜻하는가? 잘못된 레이아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번 장에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도록 하자.

 

레이아웃의 개념

레이아웃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에 대해 숙련된 기술을 터득하는 것은 편집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들 중에서 이러한 자질을 제대로 갖춘 디자이너를 만나기가 의외로 쉽지 않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그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레이아웃의 개념을 지나치게 좁혀서 생각하고 있거나 또는 막연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룩(Look) 잡지의 아트디렉터이자 `레아아웃`의 저자인 알렌 허버트(Allen Hurlburt)는 자신의 책 머리글에 레아아웃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있다. "레이아웃은 인쇄물의 지면을 꾸미는 아이디어(idea)와 형태(form), 그것의 독특한 조합"이라고 했다.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레이아웃은 단지 `형태 꾸미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하고도 선행되어야 할 일은 그 작업의 기본적인 컨셉을 파악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주어진 작업의 성격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작업의 성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기본으로 하여 레이아웃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전 준비과정이 생략된 채 배열이나 배치, 장식 등의 단순 작업을 레이아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단순한 배치나 배열에 대한 더 가까운 표현은 오히려 `페이지 메이크 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단순한 `페이지 치장`과 `레이아웃`은 엄연히 구별해야 한다.

 

레이아웃은 페이지 디자인 이전의 문제이다. 레이아웃은 페이지 디자인을 수용하는 보다 범위가 넓은 아이디어이자 형태이며 그것들의 조합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또한 중요한 사항으로 고려되어야 할 점은 그 작업물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기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쉽고도 유용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기능적인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굳이 현대 디자인의 공식 용어처럼 여겨지는 루이스 설리번(Louis Sullivan)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말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매우 중요한 태도이다. 기능이 무시된 치장과 장식은 독자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결과만 낳게 된다.

 

이 점은 잡지처럼 볼륨을 갖춘 편집 작업에서 특히 중요하다. 잡지 전체의 맥을 이루는 아이디어와 기능을 반드시 갖춘 다음 거기에 따른 통일감 있는 형태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즉, 잡지 전체 볼륨을 하나의 유니트(unit)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잡지를 한 권의 통합된 책으로 파악하고 난 후 각각의 아티클에 개성있는 레이아웃을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레이아웃의 단계

다른 편집 디자인 작업도 비슷한 단계를 거치겠지만 여기서는 주로 잡지 레이아웃에 대해 풀어가기로 하자.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본격적인 레이아웃에 임하기에 앞서 두 가지 태도를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기능을 우선시하는 합리적인 태도`와 `객관성을 바탕으로 하는 논리적인 자세`를 들 수 있다. `기능성`과 `객관성`은 메시지 전달의 효율성을 목표로 하는 잡지 디자인에서는 항상 잊지 말아야 하는 기본 원칙이다.

 

그런 잡지 레이아웃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1) 잡지 디자인의 기본 정책을 수립한다.

잡지 디자인의 기본 정책을 수립하려면 그에 앞서 주어진 잡지의 편집 정책을 파악하고 그에 부합되는 디자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어떤 잡지 디자인이든 그 디자인 프로그램의 기본 정책은 반드시 편집의 기본 정책에 따라야 한다. 다시 말해 잡지 디자인의 기본 골격과 스타일은 그 잡지의 기본 편집 방향과 철학에 반드시 부합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잡지 디자인의 제1원칙이며 레이아웃에 있어서 근본적인 지주가 되는 요소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레이아웃의 기본 원칙과 그것을 이루는 요소들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2) 잡지의 분할과 배열, 라인업(line-up) 작업을 한다.

디자인의 기본 정책이 수립되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레이아웃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맨 처음 단계로 잡지의 라인업 작업을 해야 한다. 책의 분할과 배열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계획된 모든 편집 기사들을 총망라하여 지면속에 각각 배당하는 작업으로 쉽게 `페이지 배열`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는 반드시 편집장과 아트디렉터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작업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사항 중에는 편집 지면의 아이덴티티를 이루는 일을 자주 방해하는, 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광고 지면의 적절한 처리가 있다.

 

외국의 경우 광고 지면을 편집 지면과 적절히 배열함으로써 잡지의 퀄리티를 높이는 잡지도 있다. 예컨대 엘르(Elle)지의 경우 왼쪽에 편집 지면을 두고 바로 오른쪽에 우아하고 세련된 광고 페이지를 연결하여 두 페이지 모두 시각적으로 흥미를 끌 수 있도록 배열함으로써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이제는 이런 배열이 마치 글로벌 잡지의 전유물처럼 되어 새로울 것도 없지만 처음 그런 시도를 했을 때는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을 끌었던 것이다.

 

라인업 작업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책을 한 권의 통합된 덩어리로 보되 그 내부적으로는 리듬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음악에 비유하자면 먼저 전주를 울려주므로 독자들에게 주편집 내용의 시작을 일깨워주는 신호를 부여해야 한다. 주 편집 지면이 전개되면 템포를 적절하게 조절하며 지루하지 않게 자주 바꾸어 주어야 한다. 그것은 기사의 질과 양, 중요도를 따져 리듬 있게 꾸며주어야 한다. 긴 기사들이 너무 한 덩어리로 이어져서는 안 되며 낱쪽 기사나 단발 기사를 적절하게 배열하여 지루함을 덜어주어야 한다. 이런 모든 배열의 원칙들이 가장 중요한 기사인, 예컨대 기획기사나 특집기사 같은, 클라이맥스를 향해 고조되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클라이맥스에 이른 후엔 다시 천천히 음미하듯이 후주가 연주되도록 배열해주면 좋다.

 

덧붙여서 한가지 더 고려할 점이 있다면 잡지의 경우 뒤에서부터 거꾸로 읽는 독자들도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어떤 잡지는 뒷부분에 비중 있는 기사들을 게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거꾸로 읽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흥밋거리를 제공해주므로 하나의 `기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3) 외양 갖추기- 포맷팅(formating)

라인업 작업이 내적인 작업이라고 한다면 포맷팅은 외양을 갖추기 위한 건축물의 설계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실재로 눈으로 볼 수 있는 레이아웃은 이 포맷팅 단계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포맷팅은 다시 몇가지 요소들이 포함되어 형성된다.

 

판형 : 판형은 잡지의 성격과 경제성에 따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소형 잡지는 글 위주의 잡지에 적합하다면, 그림이나 사진 중심의 잡지는 판형이 클수록 좋겠지만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드(grid) : 그리드에 대해서는 앞 장에서 설명했으므로 굳이 반복해서 길게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다만 레이아웃의 모든 조건 중에서 제1명제가 일관성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인데 이런 체제를 갖추자면 그 바탕이 되는 것이 단순성(simplicity)과 질서(orderness)인 것이다. 이 경우 그리드 시스템은 질서 감각(sense of order)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리드 시스템은 질서 속에서 통합적 감각의 흐름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뿐더러 레이아웃 작업을 보다 수월하게 해결해주는 유용한 도구로 쓸모 있는 `해결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리드 시스템에 의해 레이아웃 문제를 풀어가려면 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충분한 숙련이 요구된다. 그렇지 않고 지나치게 그리드에만 의존하다 보면 자칫 틀에 박힌 지루하고 식상한 레이아웃만 반복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리드 시스템을 채택할 때는 그 구조속의 요소들의 배치와 연결을 신중히 고려하여 레이아웃해야 한다. 특히 요소들의 연결은 기능적이어야 하며 독자들의 독서습관이 충분히 감안되어야 한다. 그것은 분산적이어서는 안 되고 응집적이어야 한다. 성공적인 레이아웃은 독자들의 시선을 끝까지 붙들어두는 것을 말한다.

 

마진(margin) : 마진은 편집 지면의 테두리 여백을 말하는데, 이것의 중요성은 편집 공간을 편집 공간답게 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라는데 있다. 마진은 몇 가지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는데, 첫째 본문 기사의 시작과 끝을 나타내는 최선의 `표시`라는 점이다. 둘째, 마진은 모든 편집 요소들을 하나가 되도록 에워싸므로 낱쪽이나 펼침 페이지에서 시선을 모으고 일체되어 보이도록 해준다. 셋째, 마진은 편집 페이지와 광고 페이지를 구별하는데 도움을 주는 신호 역할을 한다.

 

컬럼(column) : 단은 포맷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레이아웃을 구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자이너들은 자주 경험하겠지만, 칼럼 수가 적을수록 레이아웃에 제약이 많이 따르며 칼럼 수가 많을수록 변화요소가 많이 따른다. 그러나 지나치게 칼럼 폭을 좁게 설정하면, 그것을 유용하게 제대로 활용치 못할 경우 디자이너나 독자들에게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부담이 있다.

 

이렇게 해서 포맷을 이루는 기본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기본 요소들을 포함하고 구체적인 페이지 디자인 작업까지를 모두 포함시켜 레이아웃 과정으로 파악하면 된다.

 

레이아웃의 지휘자는 디자이너

구체적인 페이지 레이아웃은 이 장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기로 한다. 레이아웃이 단순한 페이지 배치가 아닌 잡지 전체의 컨셉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내적인 면과 외적인 구조, 모두를 포함시킨 통합적인 시각 계획이라는 것을 파악했다면 많은 부분이 이해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다음 장, 타이포그래피와 이미지 항목에서 다룰 내용과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잡지의 경우 레이아웃의 문제는 한 페이지가 조형적으로 보기 좋게 이루어졌다고 해서 잘된 디자인이라 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런 통합된 디자인 정책에 따라야 한다는 본질적인 조건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페이지 배열`도 중요하지만 그 잡지의 컨셉에 부합되는 디자인을 이루기 위한 사전의 자료조사와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잡지의 컨셉에 맞는 디자인에 대한 계획이 섰다면 그때 비로소 일관성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한 하부구조로 그리드 시스템을 이용한 구체적인 페이지 레이아웃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염두에 둘 원칙들로 비례(proportion), 대비(contrast), 균형(balance), 리듬(rhythm), 조화(harmony) 등의 문제와 여백(white space)의 처리, 요소들의 연결(concentration of elements), 그리고 시선의 흐름(eye movement) 등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중요하고 훌륭한 원칙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은 다만 원칙일 뿐 모든 문제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일은 결국 디자이너의 재능에 달려 있다. 성공적인 레이아웃은 결국 디자이너의 직관과 논리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어우러진 크리에이티비티가 중요한 열쇠인 것이다.

 

훌륭한 디자이너는 원칙을 뛰어넘는 기발하고 파격적인 면을 지니고 있으며 그로부터 얻어지는 결과물은 고정관념을 깨는 참신하고 실험성이 깃들어 있는 문제작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결국 유능한 디자이너는 레이아웃에 종속되어 끌려다니는 노예가 아닌, 그 개념과 원칙을 잘 파악하고 이해하여 보다 창조적인 곡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새롭게 해석하는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 레이아웃의 핵심은 같은 악보를 보면서도 보다 신선한 곡으로 연주하는 명 지휘자처럼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비티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Photo by NordWood Theme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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