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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작은 땅의 야수들' 가장 한국적인 근대의 서사를 품고 있는 역사소설

kimdirector 2023. 1. 30. 08:03 

 

 

 

 

작은 땅의 야수들

BEASTS OF A LITTLE LAND

 

저 김주혜 / 역 박소현 / 다산책방 / 2022.09.29 / 역사소설

 

독서기간 : 2023.01.16 ~ 01.27 (16시간 54분)

 

 

 


 

 

 

이 책을 알게 된 계기는 아주 우연이다. 이전에 읽었던 ‘하얼빈’을 통해서 관련 추천 서적으로 소개된 소설이고, 해외의 유수한 매체에서 2021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소설이기도 해서 호기심이 발동한 터였다. 특히 김주혜 작가는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로 한국적 서사를 영문으로 집필하고 한국에서 번역하여 출간된 소설이다. 이 소설을 왜 이제야 내 눈에 들어왔는지 모를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읽었다는 점에서 다행이지 않나 싶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파친코’와 비슷한 시점에 출간된 서적이기도 하지만, 조금은 그 빛에 가려져 있던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한국의 일제강점기 시대의 암울한 근대사에 살아온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서사로 풀어쓴 소설이라 말하고 싶다. 때문에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이기도 하고,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심리적 느낌이나 묘사에 있어서 생동감이 느껴져서 다 읽는지 알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도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생생한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마치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낄 만큼 내 기억 저편에 내가 소설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이 소설이 주는 느낌이 조금은 남다른 감정이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 시절인 1917년 겨울, 평안도의 깊은 산 속에서 시작되고, 소설의 끝은 1960년대 제주도에서 멈추게 된다. 소설은 50여 년의 긴 세월 동안 이어지며 다양한 인물들이 서로 얽히며 진행된다. 단순하게 보면 독립운동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없는 것은 아니지만, 50여 년 동안에 한국이 겪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아픈 과거의 역사를 모두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 소설 속의 내용은 상당한 분량을 가지고 있고, 그 역사 속의 등장인물 또한 많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이 서사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의 작가인 김주혜 작가는 9살 때부터 미국 생활을 해 온 탓에 한국적인 정서를 이해한다고 볼 수 없는 현실일 텐데도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소설을 쓴다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 소설 이 주는 힘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 소설은 영어로 집필된 소설을 한글로 번역된 점에서 박소현 님의 번역도 어느 정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초반에 남정호와 옥희라는 소년과 소녀가 극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진행되지만, 극의 흐름이 진행되면서 한철, 일본군 장교인 야마다, 이토, 연화, 월향, 예단이라는 단이 이모, 그리소 서로 유학 동기이며 친구인 성수와 명보가 주된 등장인물이 된다. 어느 한 인물에 촛점에 맞춰 진행되며 이야기의 흐름이 진행되는 구성이 아닌 다양한 인물들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된다. 특히, 초반부터 등장하는 남정호와 옥희의 경우, 주요 등장인물로 어렸을 때부터 중년이 되기까지의 성장과정을 볼 수 있는 모습까지 담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활과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싶다. 옥희는 기생이 되기 위해 수습생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속에서 기생집을 운영하는 단이 이모를 만나고, 연화와 월향과 친구가 되며 함께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남정호는 옥희를 짝사랑하는 친구로 등장하지만, 명보의 권유로 독립군이 되기도 하지만 한국 전쟁 이후로 국회의원이 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사형을 구형받게 된다. 옥희가 진정으로 사랑한 한철은 옥희를 인력거에 태우며 사랑을 키워가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결국 옥희와 이별을 하고 성수의 도움으로 자동차를 제조하는 기업인으로 꽤 큰 성공을 거두는 인물로 등장한다. 일본인 장교인 야마다는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일본군에게 끌려갈 운명이었던 남정호를 구하는 운명이 있었고, 이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군인 장교의 지위를 이용해 옥희를 취하려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정도가 주요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지만, 복잡할 것 같이 보이지만,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관계이다 보니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소설의 제목과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사답게 이 소설은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문에 긴 호흡으로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소설이기도 하지만, 내용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고,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인물들 간의 묘사도 잘 표현되어 있고, 상황이 주는 복선 또한 적절하게 잘 버무려져서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아마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다음 편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기대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소설이 딱 그런 느낌이지 않나 생각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순간이 있다. 또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크게 집중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읽을수록 소설에 녹아들게 되는데,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생기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의 아픈 과거의 근대 역사 속에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했던 우리들의 할아버지, 아버지의 이야기일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옥희와 연화의 성장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기생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남정호는 김두한을 떠오르게 하고, 한철은 정주영 회장을 떠오르게 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이 소설은 올해 읽은 몇 안 되는 추천 책으로 연말에 소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어 봤으면 하는 마음도 전한다.

 

 


 

 
작은 땅의 야수들
『작은 땅의 야수들』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왔던 대한민국의 독립 투쟁과 그 격동의 세월 속에 휘말려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인류를 하나로 묶어줄 사랑과 공감, 연민 등의 가치를 일깨운다. 김주혜 작가는 “단지 지금으로부터 백 년쯤 전, 여기서 멀리 떨어진 작은 땅에서 살았던 한국인들에 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인류 전체의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썼다”고 말한 바 있다. 김구 선생을 도와 독립운동에 관여했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린 시절부터 듣고 자란 재미 작가의 첫 장편 데뷔작이 일제강점기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폭넓은 서사와 호흡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톨스토이의 작품을 연상케 하고, 일제강점기에 한국인이 겪었던 뒤틀린 운명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파친코』도 떠오른다. 대하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는 물론, 성별과 세대를 아울러 널리 읽힐 대작이다. 「기생충」을 시작으로 「파친코」까지 K-콘텐츠가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가운데 영어로 먼저 쓰인 ‘우리 이야기’를 본국에서 모국어로 출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별히 한국어판에는 작가가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을 실어 그 의미를 새기고,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번역에 세심한 공을 들였다. 1917년 겨울 평안도 깊은 산속. 극한의 추위 속에서 굶주림과 싸우며 짐승을 쫓던 사냥꾼이 호랑이의 공격으로부터 일본인 장교를 구하게 되는데, 이 만남으로 그들의 삶은 운명처럼 연결되고 반세기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냥꾼, 군인, 기생, 깡패, 학생, 사업가, 혁명가…… 파란만장한 인생들이 ‘인연’이라는 끈으로 질기게 얽혀 만나고 헤어지고 재회하며 한반도의 역사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저자
김주혜
출판
다산책방
출판일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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