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지나쳐 온 것들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구병모 3

'위저드 베이커리'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불운한 과거를 받아 들이고 앞으로 나아 갈 용기를 주는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 저 구병모 · 창비 · 2022.03.27 · 한국소설 2024.02.06 ~ 02.08 · 5시간 32분 구병모 작가는 나에게도 이제는 익숙해져 가는 작가로 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그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었던 전작의 책들에서 나름 인상적인 작가로 각인된 부분도 없지는 않다. 때문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도 구병모라는 이름 석자를 발견하게 되면 일단 읽어 보게 되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내 기억 속에는 이미 읽었던 전작 ‘파과’, ‘아가미’가 상기되는 의미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읽게 된 점도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2009년에 이미 출간된 소설을 이 시대에 맞게 표현이라든가 문장 등을 손보고 2022년..

'파과' 과거와 현재가 얽힌 한 여자의 노년의 모습

파과 저 구병모 / 위즈덤하우스 / 2018.04.16 / 한국소설 독서기간 : 2021.12.15 ~ 12.21 구병모 작가의 소설은 이미 〈아가미〉에서 느꼈던 바, 《파과》도 〈아가미〉와 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물론 기대감은 현실이 되었고, 기대 이상의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제목이 《파과》인지는 잘 모르겠다. ‘파과’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첫 번째 파과(破果)라면 ‘흠집이 난 과실’을 의미하고, 두 번째, 파과(破瓜)의 의미는 '생리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과연 작가는 어떤 의미에서 ‘파과’라고 했을까. 작가가 제목에 담은 의미를 되새김질하며 궁금해진다. 왜 ‘파과’라고 했을까?... 이 소설 속에는 뜻밖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60대..

'아가미' 인간 군상들의 살아가는 잔혹한 이야기

아가미 저 구병모 / 위즈덤하우스 / 2018.03.30 / 한국소설 아가미라는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 왜 잔혹동화인지 내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았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잔혹스런 부분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잔혹동화라는 타이틀을 붙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잔혹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좀더 난해한 수준의 잔혹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잔인함과 거리가 먼 인간 군상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처절하리만치 찌든 삶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사람에게서 배신당하고 자식까지 버리다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