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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들에 대해서

'변신'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인간의 불안과 소외, 가치를 탐구한 인간 실존에 대해 함축적 의미를 담은 작품

by kimdirector·2025. 6. 2. 08:01·

 

 

 

 

 

변신

Die Verwandlung

 

 

저 프란츠 카프카 · 역 붉은여우 · 해설 김욱동

지식의숲 · 2013.06.15 · 독일소설

 

2025.05.26 ~ 05.30 · 2시간 41분

 

 

 

 


 

 

 

 

 

올해 두 번째 읽게 된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인 “변신”을 읽게 되었다. 그의 두 번째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왠지 낯설지 않게 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카프카’라는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던 터라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말이다. 그의 첫 번째 소설인 “심판”에서도 느꼈을 법한 것들을 이 소설 “변신”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 것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된다.

 

카프카는 유독 인간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의 부조리에 대해서,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불안에 대해서 다양한 통찰을 그려내는데 일가견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카프카가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에 영향을 받았다고 얘기하는 부분들은 과히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때문인지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라는 찬사를 받을 만한 작가인 점은 분명해 보인다. 1917년에 폐결핵 진단을 받고 1924년, 사망하기까지 14년 동안 일기와 편지 등을 남겨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변신’은 1915년에 출간된 카프카의 중편 소설이다.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청소년 필독서 또는 권장 소설로 꼭 읽어야 할 소설로 분류되기도 한다. 특히,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반드시 사전 지식을 알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변신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먼저 알고 읽으면 이 소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될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읽는 동안 소설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3인칭 시점으로 전개되지만, 주인공인 그레고르의 내면에 초점에 포커싱 되어 진행된다. 때문인지 읽는 이로 하여금 그레고르에게 감정이입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평범한 셀러리맨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인물로 등장한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수많은 다리를 가진 징그러운 벌레로 변한 자신을 깨닫는다. 회사의 지배인이 집까지 찾아와 왜 출근하지 않는 것인지 알아보려 했지만, 거대한 벌레를 보고 도망치게 되고, 가족들은 기겁을 하고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그의 방 안에 가두게 된다. 그레고르는 평소 힘들게 일해 가족을 부양하면서도 부모와 여동생(그레테)을 끔찍이 사랑했고 그의 가족들도 그를 사랑했으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의 모습을 본 그의 식구들은 그를 방 안에 가두고 냉대와 소외시켜 버리게 되며 고립을 시켜 버린다. 아버지가 던진 사과를 맞아 상처를 입게 되고, 그런 가족의 냉대 속에 식욕마저 잃게 된다. 여동생(그레테)의 바이올린 소리에 이끌려 거실에 나온 그레고르는 식구들의 생계를 위해 들인 하숙인들에게 정체를 들키고 식구로부터 더욱 심한 미움을 받는 존재가 되고, 그가 죽기를 바란다. 아버지가 던진 사과로 인해 등에 상처가 더욱 악화되어 가던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는 조용히 숨을 거둔다. 식구들은 그의 죽음에 안도의 숨을 내쉬며 오랜만에 화사한 봄 볕을 즐기러 교외로 소풍을 나가며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해 이사를 계획하게 된다.

 

그리고 변신 속의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바로 그레고르가 다시 인간이 되는 재변신이라는 제목의 내용이 있다. 1916년에 쓰인 짧은 글로 ‘칼 브란트’ 작가가 쓴 후속 작품인 글인데, 더러운 쓰레기 더미에 버려져 죽어있던 그레고르가 다시 인간으로 부활하는 내용인데, 전체적인 글의 맥락으로 보면 큰 의미는 있지 않지만, 이 글로 인해 더욱 유명세를 얻게 되는 작품이 “변신”이다.

 

이 소설은 한 가지에 대해서 주제의식을 드러내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하고 무거운 주제들을 활용하여 함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개인과 가족, 개인과 사회라는 관계 속에서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그레고르의 변신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다. 왜 변화했는지, 어떻게 하면 다시 인간으로 되돌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결국 가족은 그레고르를 자신들이 살아가게 하는 생계유지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즉 그레고르가 가족을 부양할 때는 가족의 중심이었지만, 무능력해지자 가족의 수치로 전락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가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상실했을 때, 인간의 존재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가족 속에서 그리고 사회 속에서 처참하게 파괴되어 간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는 인간성에 대한 철저한 불안적 요소를 드러내며 자기 상실을 통해 자아가 붕괴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변신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인간은 가족 내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경제적 가치에 따라 존중을 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신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경제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인간으로 변신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그리고 “변신”의 주된 스토리가 주는 의미 또한 조금 더 특별함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이 소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인간의 가치에 대해서, 가족이라는 가치, 사회 구성원이 가지는 가치가 그런 것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주인공인 그레고르가 변신하는 벌레의 의미는 조금 남다르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단순한 신체적 변화가 아닌, 인간이 가지는 가치를 얘기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개인의 정체성이나 가족 관계에 대한 의미, 사회적 역할이 주는 의미가 그런 것들일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인간관계를 들여다보면 인간의 모든 관계는 오직 이해관계의 성립에 따라 이루어지고 달라진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사회의 이익보다 개인의 이익, 더 나아가 자신에게 이익이 되고 득이 되면 인간관계는 형성되지만 그렇지 못한 관계는 개인이나 사회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을 보면 우리에게 조금은 일그러진 자화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벌레로 변화된 그레고르는 자기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방 안에 갇혀 소외와 고립과 고독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투영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카프카는 그레고르의 변신과 그 죽음을 통해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중산층의 몰락과 대중 사회의 비인간화, 그리고 인간 존재의 고독한 실존을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적어도 부조리한 세계에 살면서 고독과 소외를 일용할 양식처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실존주의와 맞닿아 있다.
<’작품의 중심 주제’ 내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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