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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내가 사랑하는 당신, 살인자인가요? 믿음 불신 그리고 "분노"

kimdirector 2020. 12. 26. 21:30 

분노

怒り, Rage, 2016

 

스릴러, 드라마 / 일본 / 142분 / 감독 이상일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제작된 영화는 그리 많이 보지 않았고, 개인적인 취향이 일본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다. 지금까지 본 일본영화는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잘 보지 않는다. 그런데, "분노"라는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감독 이름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상일" 재일교포 출신이고 일본 내에서는 상당한 인지력과 인정받고 있는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정도다. 일본 영화에 대한 지식이 없는 관계로 이 영화에 대해서 검색을 해 봤다. 사실 영화를 보고 '후회되지 않을까' 또는 '괜히 봤어'라는 뒤늦께 찾아오는 후회감과 상실감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저그런 영화인지 알았던 것이 기대해도 좋을 정도의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야 이 영화는 봐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초호화 케스팅이라고 얘기하고 일본 내 유명 영화제, 해외 영화제 초청 등의 다양한 기본 정보는 검색을 하면 다 나오니 굳이 얘기하지는 않겠다.

 

이 영화에 대해서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제목에서 기대할 수 있듯이 "분노"에 대한 스토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영화는 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전체적인 영상이 예쁘고 밝다, 어둡고, 침침한 영상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여름이라는 계절을 택해서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푸른색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시원한 바다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영상미도 훌륭할 정도로 맑고 투명하게 보인다. 그런 영상미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력은 의심할 부분이 없는 것 같다. 일본 배우들의 연기력은 개인적으로 가볍게 보인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아닌 걸로 봐야 할 것 같았다. 주요 배우들의 감정선을 마지막 씬까지 잘 이끌어 가고 있어서 보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의 도쿄에서 평범한 부부가 살해되고, "분노"라는 글씨가 남기고, 살인사건은 오리무중 상태가 되고 1년 후, 세가지 도시에 연고를 알 수 없는 세명의 남자가 서로 다른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치바의 항구에서 일하는 요헤이(와타나베 켄)는 돌연 가출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딸 아이코(미야자키 아오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이코는 항구에서 일하기 시작한 타시로(마츠야마 켄이치)와 만나 사랑에 빠지고, 요헤이는 타시로의 과거를 의심하게 된다.

 

도쿄의 샐러리맨 유마(츠마부키 사토시)는 신주쿠에서 만난 나오토(아야노 고)와 하룻밤을 보내고 동거를 시작한다. 사랑의 감정이 깊어져 가지만, 유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나오토의 행동에 의심을 품게 된다.

 

오키나와로 이사 온 고등학생 이즈미(히로세 스즈)는 새로 사귄 친구인 타츠야(사쿠모토 타카라)와 배낭여행을 하던 타나카(모리야마 미라이)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렇게 세가지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는 와중에 1년 전에 있었던 살인사건의 새로운 몽타쥐가 방송을 타면서 연고를 알 수 없는 세 남자는 의심을 받게 되다는 설정이다.

 

여기에서 연고를 알 수 없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사람들은 살인자가 아니라는 믿음과의 갈등하게 된다.

 

"분노"는 하나의 살인사건의 살인자가 아닐가 의심되는 세 명의 용의자에 얽힌 세 개의 이야기를 통해 믿음과 불신 그리고 분노의 심리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결국 진실이란 흔들리기 쉬운 믿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얘기하려 했던 것 같고, 저마다 사랑하는 사람을 의심하게 되는 배우들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국내에서는 흥행에는 실패한 것 같은 느낌이지만, 나름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추천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해 본다. 

 

후회되지 않는 영화 한 편을 봤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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