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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폴 고갱의 인생 스토리 "달과 6펜스"

kimdirector 2020. 12. 27. 16:26 

 

 

달과 6펜스

The Moon and Sixpence (1919년)

저 서머셋 모옴 / 역 송무 / 민음사 / 2000.06.30 / 영미소설

세계문학전집 38

 

 

 


 

 

 

달과 6펜스는 폴 고갱을 모티브로 한 소설로 폴 고갱의 삶을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인물로 작가 중심으로 쓴 서적이다.

 

이 소설을 모두 읽고 난 다음에 인터넷으로 폴 고갱의 그림을 찾아보았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낯선 느낌을 받았다. 작품 속에 보이는 색채들이 내 눈에는 이질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내가 그림을 잘 보지 안 하는 것도 같기도 하고....

 

암튼 위에서 간단히 얘기했듯이 폴 고갱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라지만,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은 폴 고갱의 소설 속 이름이다.

 

스트릭랜드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고, 이기적이며, 도덕적 의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인물로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스트릭랜드만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이 소설의 제목이다. 6펜스는 영국 당시 사용되었던 가장 낮은 단위의 은화였고, 6펜스는 가치 없는 것들을 말하며, 6펜스는 달과 닮았다고 해서 언제나 누군가의 이상향 또는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이 말을 보고 이 소설의 제목을 이해하게 되었다.

 

찰스 스트릭랜드가 제목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라는 것은 소설을 읽으면 쉽게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그는 돈을 벌면 그림물감을 사는데 모두 써버리고,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아서 병이 들고, 집이 없어 거리에서 잠을 자기고 하며, 먹을거리가 없어서 우유로 연명하던 모습이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찰스 스트릭랜드다. 소설 속에서 그의 대한 이야기 중에 여자가 빠지지 않는다.

 

여자가 그리 많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겠다고 가출하기 전까지의 아내인 여자와 프랑스에서 그의 그림을 좋아하던, 천재라고 치켜세우는 남자의 아내가 두 번째 여인, 세 번째 여인이 타이티에서 만나게 된다. 이 세명의 여인은 찰스 스트릭랜드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들이기도 한다.

 

두 번째 등장하는 여인은 한 가정의 아내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여인이지만, 남편을 집에서 쫓아내고 아니 남편은 스스로 집에서 나오게 되고 찰스 스트릭랜드와 살게 된다. 결국은 스트릭랜드가 떠나면서 여인은 자살을 하게 된다.

 

세 번째 등장하는 여인은 타이티에서 어린 여자를 알게 되고 이 여인 또한 찰스 스트릭랜드와 타이티의 깊은 산속에서 아이를 낳고 함께 살아가게 되고 이곳에서 찰스 스트릭랜드는 생을 마감하게 된다. 

 

소설 속에 찰스 스트릭랜드는 부유한 중산층의 금융업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지만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지 하나만 가지고 어느 날 갑자기 집과 가정을 버리고 가출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가출 이후에는 비참한 생활을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이어진다.

 

찰스 스트릭랜드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무지하게 싫어했다. 가끔 지인들에게 선물을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그의 그림들은 한 곳에 쌓아 두는 정도였고, 그림을 파는 것도 아니었다. 가끔 그림 파는 곳에 맡기기는 하지만 그의 그림은 팔린 적도 없다고 한다.

 

작가는 스트릭랜드의 삶 전체를 부정하고 죽을 만큼 싫어하는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찰스 스트릭랜드를 찾게 되고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좀 아이러니한 게 사실...

 

찰스 스트릭랜드는 본인 인생의 마지막 역작을 타이티 산속 자신의 집 벽에 그렸다고 한다. 이 그림을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고, 찰스 스트릭랜드가 죽으면서 한 마지막 유언은 집을 모두 불태워 버리라는 것이었고, 그의 아내는 유언대로 모두 불살라버렸다고 한다.

 

본인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죽기 전에 마치고 생을 마감했다는 부분은 드라마 속에서 볼 수 있는 스토리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나 또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찰스 스트릭랜드의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까지도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소설을 완독하고 난 며칠이 지나고 이 글을 쓰는 내내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다.

 

작가는 찰스 스트릭랜드를 통해서 6펜스 만을 쫒는 사람들에게 달의 가치를 이야기해 주고 싶었는지는 모르겠다. 안정된 직장과 가정을 버리고 자신만이 원하는 인생을 산다는 게 보통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결국 찰스 스트릭랜드처럼 사후에 재조명되는 경우도 흔치 않지만 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비참한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쯤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찰스 스트릭랜드와 같은 삶을 살아서 사후에 무언가 인정받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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