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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본 것에 대해서

배우들의 미친 존재감이 살아있는 "살인자의 기억법"

kimdirector 2020. 12. 28. 14:22 

 

살인자의 기억법

MEMOIR OF A MURDERER, 2016

 

범죄, 스릴러 | 한국 | 2017.19.06 개봉 | 감독 원신연

 


 

이 영화를 보고 한국의 스릴러물도 많이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이 날 정도로 어마무시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인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이 영화는 연출력이 돋보이지 않았으면 설경구나 김남길의 연기력을 꽃피우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된다. 설경구의 연기력이 연출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큰 것으로 생각된다. 과하지도 않은, 못미치지도 않는 역할은 설경구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해봤다.

 

영화 내내 미친 존재감은 상당하다. 설경구의 연기 내공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는 생각과 처음부터 끝까지 설경구를 위한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 영화일 것이다. 한마디로 명불허전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흥행에는 성공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영화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아이러니한 것이 아닐까? 설경구와 김남길의 연기력이 더해진 연출력 또한 기가 막히다는 생각도 든다. 위에서 얘기 했듯이 이런 미친 연기력이 좋았다고 하더라도 연출력이 돋보이지 않는다면 그냥 그저그런 영화에서 그치겠지만, 연출력이 연기력을 지배하지 않았다면 배우들이 묻혀 버렸겠지만, 연기력에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완성도 높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이 영화에서 단순하게 보면 설경구만 보일 수 도 있겠지만, 설경구의 연기력이 더해지려면 조연급들의 연기력이 받쳐줘야 한다. 김남길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김남길은 설경구의 연기력에 전혀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설경구의 연기력을 뒤받침하며 또다른 연쇄 살인마의 모습을 잘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서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다.

 

영화는 설경구와 김남길의 연기 대결로도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줬고,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없이 영화를 볼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장면들을 만들어 놓았다. 설경구와 김남길과의 매칭이 쉽지 않게 느껴졌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그런 우려는 사리자고 말았다. 설경구가 연기한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그 미친 존재감 때문에 다른 배우는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김남길이라는 배우의 또다른 면을 볼 수 있어서 오로지 설경구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게 되어 반갑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설연의 연기는 아직 미숙함이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첫 연기 도전이라는 자체만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글쎄라는 물음표(?) 부호가 머릿속을 맬돌고 있을 뿐이다. 그 이유는 명화하지 않는 역할에서 오는 미묘함이랄까? 설경구 딸의 역할이라는 것 빼고는 그다지 존재감을 느끼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 마지막 하일라이트 장면에서도 다소 아쉬움이 있을 정도, 하일라이트 장면에서 조금더 호소력있는 연기를 했더라면 찬사를 받았겠지만 아직은 아이돌 그룹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은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도 크게 화제가 된 영화이다.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다는 점,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라는 점만 들어도 상상력을 자극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소재인 것과 설경구와 김남길의 조합에서 느껴지는 궁금증이 더해져서 완성된 영화를 보지 않고는 이 영화를 논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마디로 기대 이상의 영화인 것이다.

 

스릴러하면 떠오르는 것이 뭔가 을쓰년스럽거나 어둡고, 축축할 것 같은 예감이겠지만, 이 영화는 그런 것 같지 않다. 밝은 부분은 밝게, 어두운 부분은 어둡게 하여 전체적인 영상의 발란스를 잘 맞춘 듯 하다. 설경구의 집 또한 오래되어 보일 뿐, 어둡거나 칙칙하지 않다. 그렇다고 영상미가 전체적으로 돋보이거나 아름답지는 않다. 역시 스릴러라는 장르상 특징이 잘 녹아 있다고 할 수 있고, 무섭거나 공포스럽지도 않다. 오로지 배우들의 연기력에 집착할 정도로 뒷 배경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이지 않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이 영화를 논하자면,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니였다면 성공?하지 못할 뻔한 영화로 자평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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