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지나쳐 온 것들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Topic/디자이너라면..

디자이너가 공짜로 일하지 않는 이유

kimdirector 2021. 1. 5. 14:41 

디자이너로 일을 해오면서 깊게 그리고 많이 생각해 온 문제들, 그리고 느낌들 입니다. 그것을 설명하기에는 하나의 이유만으로는 늘 부족했는데, 아주 좋은 그리고 간결하고 명확한 좋은 글을 찾았습니다.

 

지인으로 부터 알게 된 글입니다. 원문은 7 Reasons Why I Can’t Do “Free” by Sharon Hayes 이고 이 글을 어떤 분이 번역을 하여 디자이너인 친구에게 보내 준 글인데 저도 너무 공감되어 이렇게 공유 해 봅니다.

 

아래는 번역문 사이트 바로가기이고 그 내용에 제 의견을 보태어 얘기해 봅니다.

출처 : "내가 공짜로 일하지 않는 이유"

 

내가 공짜로 일하지 않는 이유 7가지

프리랜서 번역가 친구가 아주 와 닿는 글이라며 보내 주었습니다. 컴퓨터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 역시 자잘한 부탁, 나로서는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상대는 사소하게 여기는 부탁, 내 시간과 노

www.haeyounglee.com

 

 

 

 

1. 시간이 듭니다

 

제가 디자이너로 일해오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잘하잖아~ 대충 하나만 해줘" 입니다. 잘하는, 실력있는 디자이너인 만큼 시간은 더욱 소중합니다. 디자인적으로 늘 생활속에서도 공부하기 때문에 저는 늘 시간이 부족합니다. 정이 있는데, 친한데... 단번에 칼 같이 거절할 수 있나요? 일단 파일 열어보고 부탁 들어보고 생각하고 거절하는데까지만도 시간이 걸립니다. 심지어는 파일을 여는 시간 작업하는 시간, 저장하고 닫고 첨부하여 메일을 보내는 시간까지 눈에 선합니다. 대충이라는건 없습니다. 공짜로 부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작업시간들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제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제가 해야겠다 판단이 되면 저는 디자인작업이 좋기때문에 부탁하지 않아도 ,시키지 않아도 선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공짜'로 선물 받은 사람들 조차도 그 가치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나 많은 생각과 시간, 그리고 정성을 투자했는지 단지 공짜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몰라도 제가 즐거워서 한 작업이므로 감동이나 댓가를 원하지는 않지만 서운할때도 가끔 있습니다. 그래서 안하게 됩니다. 디자이너도 사람이거든요

 

 

2. 댓가를 지불하는 고객들에게 피해가 갑니다.

 

사람들이 제게 공짜로 해달라는 일들은 사실 저희 회사에서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저희 회사 유료 고객이시라면 그리고 제가 단지 부탁 받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공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제 기존 고객에게 부당한 처사입니다.

 

 

3. 제 창의력이 떨어집니다

 

사람이 하루에 정말 생산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 경우는 집중을 제대로 하는 시간을 빼놓고는 간단히 SNS를 하거나 쉬거나 하는 시간엔 일을 하기 싫고,  생각하는 일을 하다보니 생각이란걸 하기도 싫은 심리가 있습니다. 예전에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을할때 점심식사를 시키는데 다들 고민하자, 디자이너인 선배가 말하더군요 "야 맨날 고민하고 사는데 밥먹을때 만이라도 우리 고민하지 말자" 라구요 제가 집중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머리가 쉬는 시간까지 간단한 그래서 대충해도 되는 작업들로 이루어진다면 저의 생각은 분명 고갈되는게 맞습니다. 간단한 부탁이 저에겐 일이 되어 간단하지만은 않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대다수 사람들은 공짜로 얻은 것을 시시하게 여깁니다 (이부분 완전 대박 공감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사람들을 도와준 횟수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두어 시간을 붙들고 앉아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정말로 제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이후에 어떻게 되가는지 확인할 때마다 제 조언을 실행으로 옮긴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대개는 의욕만 부르르 타올라서 충분히 숙고하지 않은 채 저에게 도움을 청했다가 막상 실행으로 옮길 때가 닥치면 의욕을 잃어버립니다. 물론 공짜 조언을 진심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짜 조언을 받아들여 실행하는 사람들이 소수나마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공짜로 도와달라는 모든 사람들을 제가 도와줘야 할까요? 아닙니다. 이부분은 아마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심하게 공감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디자이너 입장에선 제 디자인이 아무리 공짜라 해도 제 얼굴이며 제 이름입니다. 공짜로 해줬다해서 못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짜이기 때문에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사이드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저는 온라인으로 일하는 전문직입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비즈니스 학교(business school)를 졸업했습니다. 10대 시절부터 학업과 풀타임(full-time) 직장을 병행했습니다. 업계에 발을 디딘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제게는 그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저는 전문직 종사자(professional)입니다. 제 지식(knowledge)과 전문성(expertise)은, 심지어 단순히 질문 하나에 답하는 경우라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간단한 질문에 능숙하게 답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기까지 2,000시간이 넘는 업무 경력을 쌓았습니다. 제 지식에 대가를 지불하는 고객들은 공짜로 부탁하는 분들과 같은 방법으로 제게 연락합니다. 인터넷이 제 사무실입니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과 같은 전문직에게 공짜 서비스를 요청하지 않듯이 저도 똑같은 대우를 바랍니다. 이하동문 보탤말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지식은 네이버에 떡하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다 나옵니다. 

 

 

6.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제 시간을 좀더 너그럽게 나눠드렸습니다. 제 삶과 행복에 해가 되는 시점에 이르기 전까지 말입니다. 한 가지 제가 깨달은 점이라면, 한번 공짜로 도와드리면 상당수가 (흔히 반복적으로) 또 공짜 도움을 청합니다. 어느 시점에는 선을 그어야 합니다.

 

 

7. 품질 관리, 책임, 평판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제가 맡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최고로 해낸다고 자부합니다. 공짜로 하면서 제가 원하는 수준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같은 이유로, 성의없는 공짜 조언은 제가 별로 책임지고 싶지 않은 책임 문제를 야기합니다. 예들 들어, 적절히 답하려면 1시간은 조사해야 하는데 제가 그 시간을 5분으로 줄이면서 중요한 뭔가를 놓쳤다고 칩시다. 상대에게 5분 들인 조언을 해줍니다. 그들은 제 조언을 바탕으로 행동합니다. 그런데 잘못되었습니다. 여기서 제 책임은 어디까지 일까요? 만약 그들이 제가 잘못된 조언을 했다며 공개적으로 떠들고 다닌다면 제 평판은 어떻게 될까요? 자칫하면 법적인 분쟁에 휘말릴 소지도 생깁니다. 이 주제를 다루기가 (그리고 이처럼 블로그에 올리기가) 저로서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상적인 세상이라면 기꺼이 모두를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냉정하고 못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제게 연락하는 이유 일부는 제가 업계에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업계에서 성공한 큰 이유는 선을 그을 줄 알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그 선 중 하나입니다. 도와달라는 부탁을 거절하거나 공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짜증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실을 말씀드리자면, 남들에게는 공짜라도 제게는 대가가 따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치르고 싶지 않은 그리고 치를 수 없는 대가입니다. 저만 이렇지 않다는 사실을 압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도 공짜로 도와달라는 온갖 요청을 받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 제가 이제껏 써본 방법과 앞으로 쓰려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냉정하고 못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싶지 않기때문에 도와주는 경우가 많은 저로선 적당한 선이 필요하겠네요. 부디 부탁을 거절한다 하여 냉정하다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밥을 사달라고 하면 좋겠습니다. 저같은 경우 캘리그라피도 배우고 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어느커플의 기념일 현수막이나 시안컨셉용 글씨까지 써달라는 제안을 받은적도 있습니다. 잘하니까, 전문가니까 대충 느낌만 보여달라는 부탁..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한편으론 제가 그정도로 밖에 실력이 안돼보이나 하는 생각까지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제가 성격이 소심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부탁을 하는 입장에서 전문가의 실력만큼을 부탁하는게 아니라 '대충'을 부탁해놓고 그 부탁을 들어주는 경우, 대부분은 그 퀄리티를 놓고 말이 안나오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대충하는데 잘하는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많은 지식을 쌓고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지 알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도움이 필요한 상태며 도와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존경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분들 시간이 귀중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십시오. 직접 연락하기 전에 웹사이트부터 확인하십시오. 어떤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확인하십시오. 질문을 받기는 하되 공개적으로 답해 줄지도 모릅니다.
 

공짜 부탁을 받는 입장이라면 “안된다”고 답해도 괜찮다는 (그리고 그것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인식하십시오.

 

이런 얘기들을 하면 그렇게 공짜로 하나 해주기가 싫나~~ 하는 사람들도 있고, 매정하다 매정해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이런 말을 듣거나 이런 글을 본다면 '해주기 싫어서'라는 인식이 대다수 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글을 쓰면서 '해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좋은 부탁을 기분 좋게 더 많이 '해주기 위해서' 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디자이너로 살며 디자인을 하고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라는 것은 언제든 기분좋은 일이니 말입니다.

반응형
이전보기 카테고리 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