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지나쳐 온 것들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5

'스즈메의 문단속' 재난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신카이 마코토의 세번째 재난 이야기

스즈메의 문단속 Suzume, すずめの戸締まり, 2022 애니메이션, 판타지, 어드벤처 · 일본 · 122분 · 2023.03.08(Kor) 감독 신카이 마코토 오랜만에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최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을 감상했다. 국내 개봉은 작년 3월 초에 했지만,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어 왔던 일을 한 가지 한 기분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중의 한 명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여러 편을 봐왔다. 이 전편인 2019년에 개봉한 ‘날씨의 아이’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번 애니메이션에서도 신카이 마코토의 특징이 두드러진 뛰어난 영상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빛을 활용한 영상미가 있는 작품들이 ..

'날씨의 아이' 흐린 뒤 맑음과 같은 인생

날씨의 아이(2019) Weathering With You, 天気の子 애니메이션, 판타지, 드라마 / 112분 / 일본 / 2019.10.30 개봉 감독 신카이 마코토 오랫동안 미뤄왔던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았습니다. 라는 애니메이션이고, 신카이 마코토의 가장 최신작이기도 합니다. 아주 오랜만에 접하게 된 신카이 마토코의 작품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봐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왠지 그렇게 꼭 봐야지 하는 마음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씨 탓에 꺼내본 애니메이션입니다. 신카이 마토코를 좋아라 하기도 하지만 만큼은 그렇게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조금은 아이러니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도 여전히 신카이 마토코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부분과 디테일함, 그리고 영상미에서 느낄 수 있는 풍부한 색감은..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의 극한의 세밀한 묘사가 불러일으키는 마법적 체험

너의 이름은. 君の名は., your name., 2016 애니메이션, 드라마, 멜로, 로맨스 / 일본 / 106분 / 2017.01.04(kor) 감독 신카이 마코토 마지막 5분이 다 했다. 영화가 끝난 뒤 진하게 잔상을 남기는 건 시간을 뛰어넘어 끝내 만나고야 마는 소년, 소녀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아니라 사진보다 아름다운 몇몇 장면들이다. 전체를 다 보지 않고 마지막 5분만 봤더라도 나는 이 작품에 충분히 만족했을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의 후반 5분은 그것만 따로 잘라서 단편으로 구성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독립되고 완결된 구성을 선보인다. 후일담으로서 앞서 펼쳐둔 상황을 정리한다기보다 차라리 마지막 5분의 이야기를 위해 90분간의 전사(前史)를 깔아둔 쪽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언어의 정원] 사랑보다 훨씬 더 이전의 고독한 사랑의 이야기!

언어의 정원 言の葉の庭, The Garden of Words, 2013 애니메이션, 로맨 / 일본 / 46분 / 2013.08.14(한국) 감독 신카이 마코토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등학생 다카오는 비가 오는 날, 오전에는 학교 수업을 빼먹고 도심의 정원으로 구두 스케치를 하러 간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유키노라는 여인과 정원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 만남이 나중에 그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다카오는 알지 못한다. 그녀는 그보다 연상이나 그리 현명해 보이진 않으며 마치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듯한 여인이다. 그렇듯 나이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예상치 못한 우연한 만남은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정원에서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비록 이름도 나이도 알지 못하지만 걷는 법을 잊어버린 그녀를..

[초속 5센티미터] 아름답고도 차가운 물질들의 세계

초속5센티미터 秒速 5センチメ-トル, 5 CENTIMETER PER SECOND, 2007 애니메이션, 드라마 / 옴니버스영화(62분) / 2007.06.21 감독 : 신카이 마코토 과거의 기억과 미래에 대한 예감 사이에서 개인의 일상을 중립적으로 바라보는 지구의 중력을 뚫기 위해 초속 11km로 하늘을 질주하는 우주선의 가공할 속도도, 풍경을 뚫고 지상을 달리는 시속 100km라는 차가운 전차의 속도도 때로는 초속 5cm로 살랑대며 떨어진다는 벚꽃의 낙하와 같이 천천히 흐르는 인상적인 순간이 있다. 이들을,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에 둔 채 원경(遠景)에서 바라본다면 말이다. 현재나 근미래를 가까이서 바라보지 않고 늘 저 멀리서 바라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감각이라면 시간은 아마도 초속 5cm로, 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