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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애니에 대해서

[메가마인드] 악당이 영웅이 되다.

kimdirector 2020. 2. 24. 20:43 

 

 

 

 

 

메가마인드

Megamind, 2010

 

애니메이션, 코미디, 가족, SF / 미국 / 95분 / 2011.01.13(kor)

감독 톰 맥그라스

 

 

 

 


 

 

 

 

이놈 저놈 그놈이 펼치는 신개념 슈퍼 히어로 무비, 메트로시티의 막강 라이벌 메트로맨과 메가마인드! 도시의 영웅 메트로맨과 달리 슈퍼 악당 메가마인드는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대상. 그러던 어느 날... 꼭 한번 메트로맨을 이기고 싶었던 메가마인드는 회심의 일격을 가하고 얼떨결에 메트로맨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앙숙이자, 숙적이자, 자신을 대적할 유일한 상대였던 메트로맨이 사라진 후 메가마인드는 예상치 못한 무료함에 점점 시들해져 가는데...

 

지난 토요일에 아들과 함께 본 영화 '메가마인드'에 대해서 나름대로 영화를 본 소감을 남깁니다.

 

메가마인드는 단순하게 들여다보면 악당이 또 다른 악당을 물리치면서 영웅이 되는 그런 단순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애니메니션 장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스토리를 즐기는 쪽에 머물지 않고, 캐릭터에 녹아 있는 디테일함을 보는 재미를 즐기는 쪽에 가깝다. 표정 하나하나에 드러나는 캐릭터의 심리와, 움직임 등을 보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특히 주인공인 메가마인드의 표정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애써서 인지 영화가 끝나고 나니 눈이 아프더군... 이렇게 캐릭터의 디테일함을 보는 이유는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기술 한계의 발전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나날이 발전하는 3D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보고 있으면 와~~~ 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메가마인드라는 영화도 그런 몇 안 되는 디테일함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만하다.

 

특히, 메가마인드가 메트로맨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한없이 외로움에 견디다 못해 쓸쓸함을 보여주는 장면은 정말 좋은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메가마인드는 주인공이면서 슈퍼 악당이다. 슈퍼 악당이 주인공인 영화는 그렇게 많이 있는 것 같지 않지만,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영화 한 편이 있다. '다크나이트' 너무 유명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베트맨이 아닌 악당인 히스레저가 열연한 '조커'이다. 이 영화가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유는 주인공인 조커의 철학적인 내면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을 만큼 멋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메가마인드는 히스레저의 '조커'처럼 철학적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애니메이션이 가져야 할 캐릭터의 기본기는 가지고 있다. 악당이지만, 악당스럽지 않다거나, 악당도 사랑을 차이기도 한다는 것, 악당이 특이하게 도시의 수호자인 메트로맨을 처리하는 것. 물론, 메가마인드가 주인공이니까 그럴 수 있다.

 

미국에서 제작되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영화다. 그런 것을 보면 메가마인드도 전혀 무겁지 않으면서, 진지함에 빠지지 않는다.

 

진지함을 느낄 때쯤에는 반드시 개그 포인트가 있다. 절묘함이랄까? 그렇다고 진지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메가마인드가 메트로맨을 처리하고 쓸쓸함에 젖어들 때, 여자 주인공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겪게 되는 실연 장면, 등 몇 가지 부분이 있는데, 잘못하면 무거워질 수 있는 장면들이다. 아이들이 보면 지루함을 느낄 수 있고, 아이들에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될 수 있는데, 절묘하게 웃음으로 넘어간다. 이러한 포인트들을 보면 어른들을 위한 아이들 영화가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한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반전이 있는데, 영화 시작 초반부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메트로맨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메트로맨은 자기만의 생활을 찾기 위해 죽은 것으로 위장을 한 것이다. 이 부분은 조금 생각할 만한 부분인 것 같다. 영웅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 아닌 타인에게서 얻어지는 명예와 같은 것이다. 메트로맨도 악당인 메가마인드와 수없이 싸우면서 느껴지는 반복적인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것이다. 영웅은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남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꼈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것이다. 언제나 메가마인드가 일을 저지르고 나면, 늘 언제가 그렇듯이 모든 사람들은 메트로맨을 찾는다. 메트로맨이 나타나서 메가마인드를 저지시키고, 메가마인드는 감옥에 가고, 다시 탈옥하고 또 일을 꾸민다. 그러면 언제나 그렇듯이 메트로맨이 나타나서 해치운다. 메트로맨은 이런 연속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자신만의 인생과 자신이 만들어가는 일상을 즐기고 싶었던 것이다. 타인에게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 가는 인생을 즐기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튼, 결국에는 메가마인드가 도시의 영웅이 되고, 사랑도 되찾게 되면서 이 영화의 막이 내린다.

 

이 영화는 다른 영웅담을 그린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다르다면 악당이 악당을 물리치는 것이 반전이 되고, 악당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스토리가 나름 새롭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선이 무조건 악을 이긴다는 식의 권선징악인 그런 흔한 스토리가 아닌 것이다.

 

만약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볍게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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