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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인간의 조건' 인간이 되기 위한 조건, 이해할 수 있을까?

kimdirector 2021. 2. 17. 17:13 

 

인간의 조건

Human Condition

저 한나 아렌트 / 역 이진우 / 한길사 / 2017년 02월 28일

 


 

오랜만에 정말 어렵고 두꺼운 철학책을 읽었다. 내가 왜 이 어렵고 두꺼운 철학책을 선택했는지 나 조차도 이해 불가능한 상태이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제목에 의미가 있을 듯 하다. 《인간의 조건》이라는 제목이 주는 의미가 바로 나름대로 무작정 상상했을 때 느껴지는 의미, 즉 진짜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의해 필요한 것들을 나열하지 않았나 하는 막연한 판단이였지만 결국 내 왜곡된 판단은 틀리고 말았다.

먼저, 이 책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나도 모르고 있었던 이 책의 저자인 '한나 아렌트' 라는 사람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하고,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해서 소개해 본다.

'한나 아렌트'는 독일에서 태어난 유태인으로 근대성의 병폐(전체주의, 정치의 상실)에 관한 연구로 이름을 알린 정치 이론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며, 급진적 악을 다룬 <전체주의의 기원>을 내면서 유명해졌고, <전체주의의 기원>은 <인간의 조건>, <혁명론>과 함께 아렌트의 주요 3부작으로 꼽힌다. 하이델베르크에서 야스퍼스의 지도로 박사학위(사랑과 아우구스티누스, 1929)를 받았지만,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독일에서 교수 자격을 얻을 수는 없었다. 1933년과 1941년에는 나치 수용소에 끌려가기도 했으나 탈출에 성공하여 미국으로 이주하여 삶을 마감한 인물입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한나 아렌트'는 삶을 둘러싼 구조보다 행위를 강조하는 이론을 많이 펼쳐진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들이 대세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의 조건》이 출간된 해는 1959년이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문가들의 사이에서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활동적인 노동과 작업을 하며, 이런 행위를 하기 위한 인간의 조건은 분명 사유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을 행위에서 기인하여 세가지 조건을 제시하게 되는데, 바로 ‘노동, 작업, 행위’ 라는 이론적 전제를 펼쳐 놓고 독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위 세가지를 간단하게 살펴 보면 이렇다.

'노동'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이렇게 얘기한다. 인간은 활동할 수 있는 조건과 먹고 사는 문제는 노동에 달려 있다고 책에서 얘기한다. 노동은 살아가는 이유이며, 그 근본은 생명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작업'에 대한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를 작업을 하기 때문이라 얘기하고 있으며, 작업은 자연 친화적인 것과 구분되고,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행위를 작업이라는 틀에 맟쳐 이야기하고 있다. 작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행위란 제도, 법률, 국가 등을 말한다. 모든 인류는 제도와 법률, 국가의 귀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인간의 조건을 세계성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행위'에 대한 부분은 사물과 물질적인 관계없이 순수하게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 형성을 통한 활동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모든 인간의 행위는 정치적 활동을 통해서만 존재하며 이 정칙적 활동을 통해서만 인간의 조건이 완성된다고 보고 있다.

위와 같이 인간의 조건인 ‘노동, 작업, 행위’를 서두에 풀어놓고, 이 세가지를 '한나 아렌트'는 논리적인 설득력을 얻기 위해 역사에서 그 답을 구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역사 속의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며, 인간의 조건의 마지막에 풀고 있는 '행위' 때문인지 정치가와 사상가들이 책 속에 많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마르크스이다. 또한 이 책에는 마르크스가 주창해 온 사회주의, 전체주의 같은 사상적 이념을 많이 다루고 있다. 사회주의 또는 전체주의에 대한 '한나 아렌트'는 때로는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하고 옹호하기도 하면서 나름대로의 논리력을 가지고 해석하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렇게 '한나 아렌트' 가 집요하게 사회주의, 전체주의에 대한 시각적 논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큰 이유는 자신이 유대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것들에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되며, 또한 이 책에서 주창하고 있는 인간의 조건은 사유화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사회주의, 전체주의와 반대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의 조건》은 방대한 양의 내용과 다양한 주제의식을 다루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상가 또는 철학자들에 의해 집중적인 공격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책이 되어 버렸고,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논란의 중심에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죽기 전까지 유지해 왔으며, 자신의 논리적 견해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며 나름대로 설득력있게 주장해 왔다고 한다.

'한나 아렌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조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심도있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철학책이며, 인간이 되기 위한 조건을 사상과 이념에 빗대어 이론화하여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주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용이 상당히 어렵고 일반인이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의 방대한 양과 다양한 방식으로 저자의 논리력을 독자들에게 설득력있게 펼치고 있지만, 내용 자체가 어려워 저자가 얘기하는 인간의 조건을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몇 차례 완독을 해야만 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이다.

하지만 어렵고 난해한 책을 전문가의 식견을 가지지 않는 한, 두 번은 읽을 일은 없을 듯 하다. 그냥 이런 책을 읽었다는 것 만으로 만족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혹시라도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되새김질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리뷰를 보는 것 만으로 이 책에 대해서 이해되는 정도로 만족할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의 조건》이 좋지 않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며, 이 리뷰를 보면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책은 인문학 책으로도 매우 유명한 책이며, 저저인 '한나 아렌트'도 매우 유명한 정치 사상적 인물이다. 전문가들도 많이 읽는 책이기도 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일반인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책이라는 것 뿐이다. 이 책이 도움이 되었든, 좋은 책이고 읽을만 하다는 판단은 오로지 읽은 사람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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