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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서울에 내 방 하나'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kimdirector 2021. 7. 7. 14:16 

 

 

 

 

서울에 내 방 하나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저 권성민 / 해냄 / 2020.05.29 / 한국소설, 에세이

독서기간 : 2021.06.30 ~2021.07.05

 

 

 

 


 

 

 

 

이 책의 제목이 왜 《서울에 내 방 하나》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처음 열었을 때는 제목이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유가 모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론매체에서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흘러나와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작가의 의도하고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짙어지는 것은 읽어 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것일 듯합니다.

이 책은 소설도 아닌 개인의 주관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에세이라는 한정된 장르에 국한되기도 할 것이지만, 오로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한 이야기가 안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비교적 짧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입니다. 에세이라는 장르적인 흐름 상 큰 변곡점 없이 물 흐르듯이 써 내려간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의 어렸을 때 이야기, 서울로 상경하면서 살게 된 집에 대한 이야기와 대학시절, 아르바이트와 학업에 대한 이야기, 졸업과 동시에 MBC에 입사하게 된 이야기, PD로써 해왔던 이야기, 예능 프로그램 이야기, 직업에 대한 이야기, MBC에서 퇴사하게 된 이야기 등등 작가가 직접 경험하고 겪어왔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고 있습니다.

그렇게 다양하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내 방 하나》라는 제목인 것은 작가 자신의 성장기를 애둘러 표현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서울로 상경하고부터 혼자 자취를 하며, 겪었던 이야기들을 하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조금씩 늘어갈 때 스스로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았을지 모릅니다. 그런 것들을 직업과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녹아드는 재미를 볼 수 있는 에세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집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주제의식을 느껴기는 어렵습니다. 자서전을 쓰는 듯한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씩 조금씩 동화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야기의 흐름 속에 집이라는 공간을 이야기하고 조금씩 늘려가면서 스스로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자립이라는 어려운 내용을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랑비에 옷이 젖어들듯이 아주 천천히 담담하게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이야기는 단순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그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자립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고 있는 것도 나 스스로에게도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과연 나는 어른이 되었는지, 자립이라는 울타리에서 얼마나 큰 어른이 됐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자답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립이라는 단어가 주는 특별한 의미는 모든 일에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삶, 오로지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의미가 아닐지 생각하게 됩니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묘한 느낌을 주는 에세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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