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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조선의 형사들' 역사적 사실에 작가적 상상력이 만들어 낸 역사소설

kimdirector 2022. 7. 11. 08:03 

 

 

 

조선의 형사들

사라진 기와


저 정명섭 / 뭉실북스 / 2021.09.10 / 한국소설, 역사소설


독서기간 : 2022.06.29 ~ 07.01

 

 


 

 

 

정명섭의 소설은 처음이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읽는 재미를 준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된 배경과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정조가 즉위에 오른 직후의 혼란한 시절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로 좌포청 군관 이종원과 우포청 군관 육중창이 함께 의열궁에서 사라진 기와를 찾는 추리수사 소설이다. 의열궁은 정조의 할머니이자 사도세자의 어머니인 영빈마마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정조의 지극한 효심을 드러내는 장소로 이곳에서 사라진 기와와 그에 얽힌 사건을 해결해 가는 두 형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인 정명섭은 역사적인 몇가지 사실들을 근거해서 픽션으로 ‘조선의 형사들’를 집필했는데, 실제로 가장 큰 줄기를 담당하고 있는 주된 이야기는 궁궐에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기와가 사라진 것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과 극 중 주인공인 좌포청 군관인 이종원과 우포청 군관인 육중창이라는 형사가 조선에 실제했던 인물이라는 점과 실제로 사라진 기와 사건을 해결한 인물들이다. 그리고 유배된 내시가 유배지를 벗어나 정조를 암살하려는 사건 또한 사실이라는 것과 정조 때는 아니지만 성종 때 실제했던 살인사건을 모아서 하나의 스토리로, 역사적인 사실에 작가적인 상상력을 더한 소설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각각의 사건들을 하나의 소설로써 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지만, 완벽한 소설로 재연되었다는 점이 이 소설의 특징이지 않나 생각된다. 그만큼 이 소설에는 조선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재미와 이종원과 육중창, 두 군관이 해결해 나가는 사건을 읽는 흥미를 나에게는 아주 근사하고 멋진 소설이 되었다고 생각해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조선의 시대상을 그린 소설이다 보니 당시의 시대상을 펼쳐 놓고 장황되게 설명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야기의 흐름을 사라진 기와와 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추어놓고 있다 보니 비교적 간결하고 서술적인 부분이 없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에 있어서도 군더더기 없이 전개되어 지루할 틈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어 읽는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역사를 소재로 삼는 소설은 많다. 그리고 픽션을 전제로 한 역사소설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의 역사적 사실들만 다룬 픽션의 역사소설이 많이 있다 보니 깨알같이 작은 역사적 사실들을 모르고 지나칠 뻔한 다양한 소재들을 발굴하여 소설화 한다는 면에서 이 역사소설은 독자들에게 흥미 유발을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또한, 조선시대의 위대한 왕 중에 한 명인 정조대왕 시대에 있었던 사건들을 토대로 했다는 점에서도, 잊혀질 듯한 사실들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하고, 작가적 상상력과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집약시킨 소설이라는 점에서 역사 소설의 강점이 모두 들어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좌우포청의 두 군관인 이종원과 육중창을 중심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지만 그 들 뒤에서 조력자로서 등장하고 정조의 최측근인 정약용이 돕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정조는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중에 소설에서의 역할은 미비할 정도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조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한 느낌적인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좌우 포청의 두 군관인 이종원과 육중창, 둘이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성향의 두 형사가 합심하여 풀어가는 재미요소를 주기에 충분하게 느껴진다. 책 표지에서 보듯이 두 인물의 외모에서 보듯이 성향을 보여주는 부분들은 입체감이 느껴진다. 두 군관의 활약으로 정조의 적은 분량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고, 두 군관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티키타카를 연출하는 장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조선시대의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당시의 수사방식이나, 용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조금은 낯설게 다가오기도 하고, 조선 당시의 형법체계, 형사제도 들도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다.

 

재미와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할 것 같은 ‘조선의 형사들’ 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스토리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 반대로 생각해 보면 분량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해 보기도 한다. 실제로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뭔지 모를 2% 부족함을 느꼈다. 스토리는 부족함 없이 빠르게 전개되다 보니 흐름이 읽히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무엇보다 조금 더 스토리를 추가했으면 즐거움이 배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뭔가 통쾌함을 느낄만한 장치가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생각한다. 마음이 후련해지고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은 시원함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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