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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거대한 괴물' 우정과 배신, 욕망 그리고 돌연한 폭력적 의미와 문학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소설

kimdirector 2022. 7. 18. 08:05   

 

 

 

거대한 괴물

Leviathan

 

저 폴 오스터 / 역 황보석 / 열린책들 / 2014.08.01 / 영미소설

독서기간 : 2022.07.04 ~ 07.12

 

 

 


 

 

 

이 소설은 절대로 가볍지 않은 무거운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폴 오스터 특유의 상상력을 배가 시키는 능력은 가히 천재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스토리의 흐름이 막힘없이 물 흐르듯이 진행하면서 시간적, 공간적 느낌을 작가인 ‘폴 오스터’만의 특유의 필체로, 그리고 인물들 간의 입체적인 묘사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잘 묘사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집중력을 가지게 한다. 이 소설 ‘거대한 괴물'은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기도 하지만 마지막 장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묵묵하게 진행되는 스토리 전개와 긴 호흡으로 단숨에 읽고 지나갔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지는 의미는 참으로 훌륭하고 아름다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소설은 그냥 어찌보면 초 중반까지는 남녀 간의 사랑과 배신과 욕망, 그리고 우정을 나누는 소소한 소설로 볼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중 후반을 넘어가면서 거대한 소용돌이를 돌아 돌아서 다시 제자리에 온 것 같은, 다시 돌아 돌아서 도착한 곳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적어도 주인공의 시점에서 본다면 그렇게 볼 수 있을 듯하다. 주인공인 삭스만의 정화작업을 통한 새로운 시작을 얘기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어떻거 보면 초중반까지는 주인공의 상황, 그리고 생활, 가족관계 속에서 인물들 간의 관계를 긴 호흡으로 길게, 장황되게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후반부로 진행하면서 뜻밖의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전개되는 이야기이지만 폭풍우가 지나가는 듯한 격한 느낌은 없으며, 처음부터 그러했듯이 물 흐르듯이 진행되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이 소설은 처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밝은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주인공 둘은 소설가로 등장하지만 삭스는 단 한 권의 소설을 출판한 무명의 소설가로 등장하고, 피터는 수많은 단편을 발표한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소설가로 등장한다. 피터의 시선으로 또 다른 주인공인 삭스를 들여다보는 듯한 스토리의 흐름들이 이어진다. 이렇게 된 이유는 소설의 첫 마디가 삭스의 폭사로 인해 FBI 요원이 피터에게 찾아오면서 15년 동안 이어져 오던 절친인 삭스와의 우정을 나눈 시간들을 다룬 소설을 쓰게 된다. 그렇게 이 소설의 제목인 ‘거대한 괴물'이 된다.

 

스토리의 흐름 속에서 두가지의 변곡점을 꼽으라면 삭스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파티를 즐기는 순간에 추락하고 죽다 살아나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방황하는 부분과 두 번째 변곡점은 우연히 디마지오라는 사람을 죽이고, 디마지오의 보인과 딸이 사는 집에서 지내게 되고, 디마지오 서재에서 몇 권이 책과 논문을 발견하면서부터 삭스의 파괴적인 모습이 진행된다. 마르크스 저서, 바쿠닌 전기, 트로츠키의 소책자가 그것인데, 삭스는 그 책들을 보면서 테러리스트적인 면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전국에 있는 자유 여신상을 폭파하고 다닌다. 위에서 얘기한 책들의 기본 이념은 사회주의를 찬양한, 무정부주의자들의 이론을 바탕에 둔 사상서적들이다.

 

삭스는 사상서적들에 물들어가고 극 후반부터 테러리스트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정화작업이라는 폭력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주인공인 삭스가 얘기하는 정화작업은 두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첫 번째 민주주의 개념과 자본주의 사상의 썩어빠진 것들에 대한 정화작업을 통해 모든 것들을 되돌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이유와 두 번째, 타락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픈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 불륜으로 인한 부인에 대한 죄책감과 우연히 벌어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자신에 대한 불편했던 과거사를 정화작업이라는 명목이지만, 세상에 화두를 던져지는 이유는 첫 번째에 해당된다. 두 번째의 자신에 대한 정화작업은 피터와 나눈 마지막 대화 속에서 그리고 피터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를 보면 납득이 될 듯하다.

 

이렇게 정화작업이라는 미명하에 삭스만의 신념을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큰 변곡점은 모두 스토리 중 후반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큰 줄기를 형성해 가면서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의 흐름을 보면 마치 미국의 현대사 중에서 크고 작은 이념적 사건과 자유 민주주의와의 갈등이 맞물리면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준다. 스토리의 흐름 속에서 연도와 날짜가 자주 연출되어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나뿐인지는 모르겠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이 소설은 상당히 무거운 주제를 안고 있는 듯 하지만, 주제의식을 느끼기에는 조금 난해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흐름을 타며 전개된다. 그렇기에 상당히 긴 호흡으로 읽지 않으면 어려운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긴 호흡을 느끼며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자연스러운 집중력으로 인해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인 폴 오스터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지만 결코 후회됨 없이 그리고 폴 오스터라는 작가에게서 기댈 수 있는 필력만으로 다른 소설을 기대하게 만드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거대한 괴물’을 읽고 나서 폴 오스터의 다른 소설들도 벌써 찜해 놓았다. 다른 소설들은 어떤지 보지 않아도 기대감이 앞선 느낌이지만 기대한 만큼 후회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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