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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휴랭 머랭' 우리 시대 언어 이야기와 현재 진행형의 언어유희

kimdirector 2022. 8. 9. 08:01 

 

 

 

휴랭 머랭

우리 시대의 언어 이야기

 

저 최혜원 / 의미와재미 / 2022.05.10 / 인문학

독서기간 : 2022.08.01 ~ 08.08

 

 

 


 

 

 

이 책의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책의 제목을 먼저 살필 필요가 있어 보여서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다. 인간 언어인 휴먼 랭귀지(Human Language)와 인공지능 언어인 머신 랭귀지(Machine Language)를 합한 일종의 신조어라고 말할 수 있다. 제목을 아주 기가 막히게 지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인간의 언어와 인공지능의 언어에 대해서 비교할 듯 하지만, 실제로 책 속에는 비교하는 것보다는 인간의 언어에 대한 고찰이라고 해야 할까. 특히, 한국 언어와 영어와 비교하는 내용이 많고, 최근 한국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현상들을 분석하고,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신조어, 그리고 영어 또는 다른 문화권의 언어와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합성어들에 대한 다양한 분석, 말 줄임말 같은 것들에 대한 언어학자만의 시선으로 고증하고 분석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다양한 분석을 통한 한국어의 우수성을 훈민정음의 이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언어학자인 저자의 다양한 해석에서 볼 수 있는 위트있는 유머러스한 부분들도 있지만, 언어학자이기에 다양한 학문적 견해로 우리나라에서 널리,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신조어들과 합성어들을 분석하는 내용들이 나름대로 흥미롭게 다가오거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내용들이 많이 담고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분석적인 내용들이 많다 보니 조금은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 부분들도 분명히 있다. 이 책은 언어학자인 저자는 현시대의 특히,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다양한 형식과 형태를 갖추어 이제는 우리 생활에 깊이 있게 뿌리내린 언어에 대한 우려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잘못된 표현 또는 언어 파괴적인 행위에 대해서 주의를 당부하기도 하는 걸 보면 단순하게 재미 또는 흥미 위주로 쓴 책은 아닌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언어라 무엇인지, 그리고 언어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저자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은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현대에서의 언어가 가지는 의미는 단순하게 소통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한 나라의 문화와 직결되는 척도가 되어 가고 있는 걸 보면 우리 문화가 가지는 영향력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서 한글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김질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글이나 한국어만의 독창적인 언어가 현세대에 들면서 파과적인 모습에 저자는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뜻도 알 수 없는 다양한 신조어, 합성어, 그리고 잘못된 표현들로 인해 우리 고유의 문화인 한글이 파괴되는 현상들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언어학자로써의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다.

 

언어학자는 언어의 구조와 언어가 가지는 다양한 의미를 쪼개서 분석한다. 세상 속에서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속도만큼 언어 또한, 그런 시대적 흐름에 빠르게 흡수되어 가는 다양한 변화들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언어가 가지는 보이지 않는 의미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언어학자들은 좁은 실험실에서가 아닌 지구를 실험실처럼 활용하며 언어만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와 정체성, 또는 그들만의 해법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언어들을 분석하고 파헤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 면에서 ‘휴랭 머랭’을 읽으면서 우리가 알고 쓰는 언어와 모르고 쓰는 언어들에 대한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언어의 유희라 해서 우리에게 주는 유익함이나 즐거움을 주는 언어도 있을 테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법하겠지만, 언어의 유희는 그 어떤 유희보다 크게 작용하며 인간만이 누리는 커다란 혜택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잘못된 언어,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사용하게 되는 언어 파괴적인 부분들, 그리고 우리 고유의 한글 속에 침투되어 사라져버릴 지 모르는 언어들에 대해서 나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깊은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면에서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있는 의미를 되새김질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법하다. 또한, 다양한 언어의 대한 주의 깊은 분석들을 통해서 언어가 가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보면서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하구나 하는 감탄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처음 느껴보는 재미라고 해야 하나. 암튼 나름대로는 참 흥미롭게 읽었던 책으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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