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2
La Planete des chats
저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 전미연 / 열린책들 / 2022.05.30 / 프랑스소설
독서기간 : 2022.08.15 ~ 08.18
고양이로부터 시작해서 문명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행성에서 마지막 결전만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대단원의 마무리가 행성 2에서 결정된다. 아직 ‘고양이’는 읽지 못했지만, 곧 읽게 될 것이다. 시작을 보지 못하고 행성으로 인해 마지막을 먼저 접하게 되었지만, 참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단순하게 소설로써의 의미로 본다면 재미도 있고, 흥미를 끌기에도 충분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인류의 대멸망 이후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세계를 장악한 쥐들과 뜨거운 사투를 벌인다는 아이디어가 참신한 것도 있겠지만, 그 내용 이면에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해야 할까. 인간 개개인은 뛰어난 인재이겠지만, 인간이 조직으로 뭉치면 아웅다웅하는 모습들과 수많은 갈등을 겪으며 보이는 상황 속에서 쉽게 뭉쳐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 이런 모습 또한 인간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주인공인 바스테트와 함께 뉴욕의 높은 빌딩에 거주하는 인류는 쥐들에 포위되어 절멸될 위기에서 벗어나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로봇 생산기지로 이동하여 이야기를 진행한다. ‘행성 1’에서는 뉴욕을 기반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행성 2’에서는 보스터의 로봇 생상 기지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또한, 행성 1에서도 다양한 실존인물이 등장하지만, ‘행성 2’에서도 실존인물인 ‘마크 레이버트’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실제로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회사의 회장이 바로 ‘마크 레이버트’라는 인물이다. 뉴욕에서 벗어난 바스테트와 인간들은 그의 환대를 받으며, 쥐 군단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에 핵폭탄을 뉴욕 한가운데에 떨어뜨려 뉴욕과 함께 쥐군단을 한 번에 없애버리려는 계획을 실행하게 되지만 바스테트가 이를 무효화시키지만, 결국 뉴욕의 쥐 군단은 바스테트와 인간들이 모여있는 북쪽의 보스턴으로 이동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은 보스터 다이내믹스 공장에서 일대 결전을 치르게 된다.
바스테트를 비롯한 인간들은 쥐 군단에 맞서 싸우는 부분은 마치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는 마지막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그리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서 나름대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결국은 티무르는 서쪽으로 자신의 드론을 타고 도망가고 대신에 죽은 줄만 알았던 바스테트의 연인인 피타고라스가 살아 돌아오는 것에 만족을 하며, 지구에 평화가 찾아오고 뉴욕으로 옮겨 새로운 리더를 선출하게 된다. 바스테트는 후보로 나서게 되지만 선출되지는 않는다.
바스테트는 중요한 순간마다 소통을 강조하게 된다. 소통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굳게 믿어 왔고, 그렇게 해 왔다. 아마 자신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주위의 인간들에게 그리고 동족인 고양이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고 설득하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의 인간들의 소통방식은 소리 지르고 나와 생각이 다른 인간들을 비난하고 윽박지르며 때로는 폭언과 폭행으로 해결하는 모습이 종종 등장하는데, 그런 인간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바스테트의 입장은 한심하다는 느낌을 받을 만한 할 것 같다. 바스테트는 오로지 문제 해결은 소통이고, 소통만이 살 길이라는 얘기를 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우리 모두는 소통하게 돼 있어. 아니, 소통하지 않으면 안 돼. 어떤 종으로 태어났든지 우리는 자신이 중요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해. 너희도 얼마든지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 나처럼 고결한 야망을 가진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나는 믿어. 자신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못 할 게 없어.
<행성 2> 중에서
어찌 보면 인간보다 고양이 바스테트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통이란 오로지 상대방을 인정하고 대화를 하는 방식이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하는 대화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비난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만 할 뿐이다. 이런 방식은 소통이 되는 게 아니라 생각한다. 상대를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이해하면 대부분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다는 것에 안타까울 뿐일 것이다.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단순한 스토리 상에서도 뭔가 깨닫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들로 인해 다시금 곱씹어 보게 되는 뭔가가 있다는 것이 나를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좋다. 단순하게 스토리 전개에 따른 볼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며, 그 속에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들,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무게감을 주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진행하며 읽히게 되는 억지스럽지 않은 게 이 소설 시리즈의 장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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