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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이웃' 악의를 감싸 안으며 선의를 탐구하는 작가 허지웅이 전하는 함께 살기 위한 가치들

kimdirector 2022. 10. 11. 08:03 

 

최소한의 이웃

허지웅 산문집


저 허지웅 / 김영사 / 2022.08.22 / 산문집, 에세이

 

독서기간 : 2022.09.19 ~ 09.22

 

 

 


 

 

 

허지웅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하게 되었다.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가끔 읽는 편이라 큰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을 뿐만 아니라 작가가 가지는 생활 속 이야기 또는 작가가 가지는 사색적이거나 사유적인 가치들도 볼 수 있어서 평소에 잘 알지 못하는 것들에서 오는 미묘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최소한의 이웃’의 허지웅 작가의 개인적인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어 볼 수 있고, 그 속에서 작가의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 속에 개인적인 소망이 들어 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단순하게 본다면 나의 이웃들이 어떤 사람인가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조금은 포괄적인 은유적 표현을 사용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웃에 분노하고 불신하기 보다는 그들에게는 나 또한 이웃이기에 함께 이웃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여 보자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타인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담대함을, 그리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작은 노력들에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도 함께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허지웅 작가의 어릴 적 이야기, 힘겨웠던 청년 시절, 그리고 작가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혈액암 중에서 악성림프종으로 인해 다시 살아나기까지의 여정도 허지웅 작가만의 담대하게 풀어놓는 모습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생각된다. 방송으로 접했던 예전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비쳐지는 모습이랄까. 이 책은 그렇게 병마와 싸워 이긴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작지만 큰 소망을 우리 이웃들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에 허지웅 작가는 멋있는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이웃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이슈화된 내용, 정치적인 이슈 등을 자신의 필력을 빌어서 소신 있는 내용들도 들여다볼 수 있지만, 깊이 있는 것보다는 자신의 성찰을 의미하는 내용으로 간단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서 거부감이 들거나 불쾌감을 들지는 않았다. 그런 것도 작가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견이기에 모든 이들의 생각과 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생각이 다르다고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테지만,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나름 고개를 끄덕이던 모습이 생각난다.

 

나의 생각과 말이 옳고 너의 생각이나 말은 틀리다라는 식의 이분법적 소모적인 다툼이 현실적이지만, 그래도 결국 서로 이해하고 도우며 서로 기대며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웃, 무책임하고 냉소적으로 무감각한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지만, 최소한의 염치를 가지고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이야기들을 찾아가다 보면 결국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이며, 서로의, 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소한의 이웃
적의와 호의, 소음과 평정, 변해야 할 것과 변치 말아야 할 것을 떠올리다 보면 결론은 이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 망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이는 작가 허지웅이 오롯이 혼자 힘으로 버터야 했던 청년 시절과, 그렇게 혼자 힘으로 자리를 잡자마자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을 겪고 회복하면서 끝내 놓지 않은 질문이기도 하다. 팬데믹이 휘몰아치고 정치가 혼돈에 빠지고 지구촌 한편에서 전쟁이 일상이 된 요즘 더 자주 곱씹는 물음에 작가는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외에는 별 방도가 없다”고 답한다. 《최소한의 이웃》은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분투기다. “타인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 “이미 벌어진 일에 속박되지 않고 감당할 줄 아는 담대함” “평정심을 유지하는 노력”이 있다면 분노는 잦아들 것이고 분란이 분쟁으로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며, 캄캄한 곳에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존중을 표한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며 다투는 현실이지만, 결국 서로 돕고 기대어 살 때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이야기. 무례하고 무책임하고 무감각한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지만, “최소한의 염치”를 가지고 인간답게 살자는 이야기. 이런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깨우칠 수 있다.
저자
허지웅
출판
김영사
출판일
20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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