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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프랑스 혁명의 거대한 흐름 속에 휘말린 민중들의 이야기를 그린 찰스 디킨스

kimdirector 2022. 11. 9. 08:01 

 

 

 

 

 

 

두 도시 이야기

A Tale of Two Cities

 

저 찰스 디킨스 / 역 이은정 / 펭귄클랙식코리아 / 2012.08.30 / 영미소설

펭귄클래식 시리즈 135

 

독서기간 : 2022.10.19 ~ 11.04

 

 

 

 

 


 

 

 

 

 

우리에게 친숙함이 있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소설이 떠오를 것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위트 있는 분위기에 크리스마스에 잘 어울릴 만한 소설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도시 이야기’라는 소설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과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아주 어울리지 않는 주제의식을 다루고 있다. 때문에 찰스 디킨스라는 작가의 소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의심이 갈 정도라고 얘기하고 싶다. ‘두 도시 이야기’라는 소설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 중에서도 원숙기에 접어든 후기에 쓰인 대표적인 소설로 손꿉는 소설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완역본이 아닌 축약본이나 일부 누락된 번역본으로 출간되어 왔던 것에 비해서 이 소설은 처음으로 완역본으로 국내에 출간되어 그 내용 자체가 상당히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에 긴 호흡으로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소설에서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소설로 생각되지만 디킨스의 주된 소설 속의 이야기는 가난한 자들의 이야기, 소박한 삶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기에 인간의 미덕과 가치를 다루고 있는 것이 찰스 디킨스만의 특징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도 그런 가난한 자들의 이야기, 비참한 민중의 삶을 그리기는 하지만, 프랑스 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민중의 영웅주의를 위한 모습을 그리기보다는 뜻하지 않는 혁명에 휘말리며 뭐가 맞고 틀리다는 식이 아닌 혁명 속에서 민중이 거쳐야 하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사적 삶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도시 이야기’ 속의 주된 배경은 영국의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런던보다는 프랑스 혁명 기간 전후의 이야기가 내용의 중후반을 넘어가면서 대체적으로 파리를 무대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또한, 런던과 파리의 대도시에서의 삶을 간접적으로 비교되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런던은 오래된 관습 속에서 법치주의를 내세우고 개인의 스스로에 대한 통제와 노동자들의 번영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개개인의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공간으로 얘기하고 있는 반면, 파리는 대부분의 민중은 가난과 비참함으로 인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지배계급의 폭력으로 인해 민중의 인내심은 극에 도달하여 1789년 7월,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을 시작으로 민중은 봉기를 일으켜 혁명이 시작되며, 민중은 지배계급을 단죄하게 되고, 혁명을 거역하는 민중까지 고발당하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두 도시의 상황적 내용을 극적으로 달리하며 런던과 파리의 삶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혁명은 알고 있었지만, 그 내용은 잘 알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로 인해 프랑스혁명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역사적인 사실 속에서 이 소설 하나로 프랑스혁명의 전부를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소설은 혁명 속의 영웅주의적인 이야기는 완전히 배제된 채로 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오로지 일반 민중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부각되어 펼쳐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프랑스혁명으로 인해 파리라는 대도시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공포정치를 통해서 혁명의 당위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는 찰스 디킨스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할 것이다. 혁명은 가난한 자들이, 굶주림에 지친 자들, 그리고 최소한의 인간적인 조건도 누릴 수 없는 노동자들이 일으킨 것이다. 단순히 가난과 굶주림을 벗어나기 위해서 그리고 지배 계급으로부터의 부당함을 피의 복수라는 이유로 파리를 공포정치로 물들이고 무자비한 힘을 철저하게 사용함으로써 또 다른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혁명이라는 이름 하에 겪어야 하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비자의적으로 휘말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유없이 바스티유 감옥에서 18년 동안 갇혀야만 했던 의사, 지배계급 속에서 살아가면서 이유 없이 백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에 환멸을 느껴 가문을 버린 청년, 주정뱅이로 자신을 감추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유능한 변호사,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죽은 줄로 알았던 아버지를 모시며 살아가는 사랑스럽고 천사 같은 의사의 딸,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의 자산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은행원의 이야기, 그리고 혁명의 한가운데 서서 폭력을 휘두르는 부부의 이야기들이 진행되는데, 소설의 초중반부까지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중후반부로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프랑스혁명에 휘말리며 등장인물 모두는 혁명과 무관치 않게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이 소설은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적인 사실 속에서도 기록되지 않을 혁명의 중심적 주체자들과 민중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 소설의 첫 부분에 얘기했듯이 완역본이기에 상당히 방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기에 긴 호흡을 가지고 읽지 않으면 안되는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차분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면 읽지 못한 소설 또한 아닐 것이다. 소설 내용 상의 변곡점은 프랑스혁명의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전과 후로 나누기는 하지만 그 또한, 급작스럽게 혁명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또한, 소설의 마지막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열린 전개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뭔가 여운을 남기기도 하지만, 전체 내용 중에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전개되기 때문에 집중력을 가진다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소설일 거이라 소개할 수 있다. 또한 ‘찰스 디킨스’라는 19세기 영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작가의 소설을 다른 느낌으로 접할 수 있는 소설이기에 기대에 부흥할 수 있는 소설로도 기억될 것으로 생각한다.

 

 


 

 

 
두 도시 이야기(펭귄클래식 코리아 135)
19세기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작품 『두 도시 이야기』 완역본. 《위대한 유산》과 함께 디킨스의 후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소설은 18세기 후반 런던과 파리를 무대로 삼았다. 안정적인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도시 런던과, 가난한 사람들의 도시 파리. 대조적인 두 도시를 넘나들며 역사에서 잊혀진 민중의 삶에 가까이 다가간다. 작가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귀족의 폭압 정치, 복수의 광기 등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동시에 한 남자가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사랑,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희생과 염원을 담은 숭고한 사랑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저자
찰스 디킨스
출판
펭귄클래식코리아
출판일
201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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