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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시대 정신을 일깨운 파격적 기행문학과 연암 박지원의 실학사상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

kimdirector 2022. 11. 21. 08:02 

 

 

 

 

 

열하일기

시대정신을 일깨운 파격적 기행문학

 

저 연암 박지원 / 역 김문수 / 돋을새김 / 2015.08.05 / 한국고전, 기행문 /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010

 

독서기간 : 2022.11.14 ~ 11.18

 

 

 

 

 


 

 

 

 

 

한국 고전 소설은 해외 고전 소설보다 어렵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그럴 것이 한자가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고전적인 문장이나 단어들로 인해 읽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한두번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듯 여겨지게 되는 것 같다. ‘열하일기’ 또한 그런 고전이기에 한두번은 살짝 고민하게 되었다. 어느 온라인 서점에서 댓글을 보았는데, 한자 때문에 읽기 힘들다고 한 사람들도 여럿 되었다. 하지만. 궁금한 것은 일단 겪어보고, 후회는 나중에, 그리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재미가 있든 없든 무조건 읽는다는 나름의 철칙이 생기고부터는 일단 읽어보고 판단하자는 주의이기에 이 책도 그런 마음으로 접근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완독하고 난 이후에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분량으로 인해 조금은 지루하지 않을까, 한자어로 인해 어렵지는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면서 첫 장을 넘기며 읽어 나갔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는 생각과 조금씩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 물론 한자어가 등장하는 부분은 눈대중으로 이해하고 넘어 갔지만, 대체적으로 걱정했던 것보다는 수월하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의 흥미로운 부분은 조선 당시의 시대상과 같은 시기의 중국의 시대상을 비교하는 부분들이 많이 등장하는 데 있다. 그리고 연암 박지원에 대한 인물에 대한 부분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열하일기’는 연암 박지원이 1780년(정조4년) 때, 청나라 고종의 칠순연을 맞아 축하사절단으로 가게 되면서 중국에서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서 적은 글이다. 제목의 열하는 청나라의 열하라는 지역을 의미한다. 먼저 연경에 도착하고 열하까지 이동하면서 겪은 것들을 조선으로 돌아와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정리한 기록문이 ‘열하일기’가 된다. 18세기의 청나라의 실생활, 기술, 예술, 정치, 철학, 경제, 지리, 풍속 등의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기도 하고, 조선의 모습과 비교하며 한탄하는 모습 속에서는 왠지 짠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당시 조선이 얼마나 낙후된, 열악한 환경 속에서의 무지함을 비판적 시각으로 우회하며 지적하고 있는 부분들도 많이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열하일기’는 축하사절로써 보낸 기간동안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의 날짜에는 날씨가 기록되어 있었고, 비가 많이 와서, 또는 날씨가 개다는 표현으로 진행되고 있고, 날짜마다 이동한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또한, 기행 중에 방문한 지역에 대한 다양한 문화, 속담, 민요, 전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연암 박지원에 대해 실학자로서의 의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실학사상을 기본으로 기행 기간 동안 자신이 겪으며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담아낸 책이라 할 수 있고, ‘열하일기’는 실용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암 박지원은 실학사상을 실천한 실학자이다. 천하를 위하여 일하는 자는 진실로 백성들에게 이롭고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그것을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때문에 조선의 사대부들에게 오랑캐라 말하는 청나라의 선진 문화와 기술을 본받아야 한다는 북학사상을 주장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조선의 사대부들에게 ‘열하일기’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책으로 사대부들 사이에서는 극단적으로 옹호하는 편과 조선의 전통적인 기풍과 풍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편으로 갈리게 되고, 당시 조선의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상적인 용어, 세속적인 표현 등을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형식으로 인해 조선 문단에 연암의 문체를 따라 하는 유행이 번지자 당시 정조는 전통적인 한문체를 쓰게 하는 문체반정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이미 널리 펴져나간 열하일기는 세간의 관심 속에서 많이 필사되기도 했고, 많이 읽힌 책이기도 했다.

 

‘열하일기’는 26권 10책으로 방대한 구성으로 되어 있지만, 본 책에는 그중에서 비중 있게 다룬 내용과 연암 박지원의 실학사상과 문학적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내용들만 골라서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또한 ‘열하일기’는 다양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으면서 여행기록이고 일기 형식을 갖추고 있고, 연암 빅지원의 사유적 에세이라는 성격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연암 박지원의 당시 문체의 표현력이나 섬세함,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형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다.

 

‘열하일기’는 대체적으로 읽기 편한 책은 아니다. 그만큼 한자어가 많이 표현되어 있다는 것일테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부분 또한, 한자어의 표현일 것이다. 현대적 표현기법으로 재해석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지만, 역시나 고전은 고전다운 표현력이기에 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당시 청나라의 고도화된 시대상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다른 책에서는 접할 수 없는 내용들이 자세하고,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연암 박지원만이 가지는 솔직하고 담백한 문체로 인해 더욱 흥미롭게 읽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한, 연암 박지원의 실학사상을 통해서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아주 조금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일깨운 면이 있지 않을 생각한다. 물론 전체 구성 중에 몇가지만 골라서 펴 낸 한 권의 책이기에 열하일기 전체를 얘기하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으로 열하일기를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연암 박지원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이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열하일기(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10)
[열하일기]에는 실용주의자의 눈으로 우리 백성들에게 이로운 것을 전하고자 하는 실학자의 사상, 대국의 위세와 기풍에 눌리지 않으려는 선비의 마음자세, 그런 가운데서도 유머와 솔직함을 잃지 않으려는 연암의 인간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책은 소설가 김문수가 조선을 떠나 연경, 열하를 다녀오는 여정을 따라 연암의 사상과 문학성 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을 골라 한권으로 엮은 것이다. [열하일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연암만의 독특한 문체와 생생한 인물 묘사, 풍자 등을 최대한 살렸으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풀어 썼다. 또한 사절단의 이동경로를 그린 지도를 수록해 한양에서 열하까지의 기나긴 여행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저자
박지원
출판
돋을새김
출판일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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