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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기획자라면..

[2003.04] 웹기획자로서 성장하기 위한 몇가지 조언들

kimdirector 2020. 12. 24. 10:22 

많은 토론이 필요

토론에 익숙해야 한다. 그냥 토론이 아니라 긴장된 토론, 다시 말해 목표 의식을 가진 토론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또한 많은 도움이 된다. 자신의 생각을 쓰면서 정리하는 것도 나중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오감을 열고 토론에 임한다.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도 인풋, 내 입에서 나오는 말도 인풋한다. 그것이 귀를 통해 다시 내 머리 속에 되새겨지면서 좀 더 새로운 아웃풋이 나올 수 있다. 


 

정보습득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통해서

책을 통해서 나오는 건 속도가 너무 느리다. 새로운 뉴스나 속보성 기사가 풍부한 매체를 접해야 한다. 신문, 온라인 등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있는 정보를 많이 봐야 한다. 만약 당신이 어떤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면 그 단어를 넣고 전체 기사를 검색해 본다. 검색된 기사들을 전체적으로 훑어보면 당신이 찾는 키워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의 반응을 읽을수 있는 감각과 유연성

웹 기획은 사업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스스로 검증할 수 없다면 검증받을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기획한 결과물에 대한 검증, 그 검증은 결국 사용자들에게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반응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또 한꺼번에 크게 바뀌는 기획도 좋지만 점진적인 기획도 중요하다. 테스트해 보고 검증하고 또 테스트하고 검증하고,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변화해 나가는 것이 좋다. 

 

기획자가 개발자나 디자이너와 함께 팀 내 작업을 할 때, 그가 구상한 사이트 컨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주관과 함께 그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 웹 기획자가 이런 고집을 갖는 것도 어디까지나 사용자 편의를 위한 웹 사이트를 만들기 위함이다. 사용자의 시각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생각만을 반영한 콘텐츠는 이용자로 하여금 낯설고 어렵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내 생각이 사용자의 생각일 것이다.'라며 자신의 시각에만 매몰되는 독선적 자세는 금물이며, 될 수 있으면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입장에서 콘텐츠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따라서 웹 기획시 사용자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창구 마련은 기본이며, 미디어 모니터링을 일상화해 발빠르게 변하는 사용자의 욕구가 무엇인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 


 

공동작업을 위해서는 개발과 디자인 공부가 필요

웹 기획에 종사하는 인력 중에는 웹 개발자나 웹 디자이너 출신도 많다. 개발이나 디자인 쪽으로 웹 구축 경력이 쌓이면 자연스레 기획에도 관여하게 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웹 기획자를 배출하는 전문기관이 없기 때문에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과 웹 기획이라는 직종 자체가 다른 웹 직종에 비해 학문적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여러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개발이나 디자인 경력이 없는 사람이 웹 기획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 계통에 대해 공부해 둘 필요가 있다. 전성환 팀장은 웹 기획이 디자인이나 프로그래밍을 두루 꿰고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꽹과리, 징, 장구, 북을 모두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사물놀이를 할 수 있듯, 웹 기획을 할 때에도 웹 프로그래밍과 웹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본인이 구상한 기획이 웹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의 여부도 알지 못하면서 기획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다양한 경험을 섭렵해 창조적 샘물이 마르지 않도록

웹 기획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생각해서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계속하는 직업이다. 창조성이 고갈되어 샘물이 바닥나면 쉽게 지쳐 금방 매너리즘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문 지식이 아닌 폭넓은 인간 관계와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다. 머리를 싸매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차라리 영화나 연극 한 편을 감상하는 것이 해결책을 찾는 데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웹 기획자의 대부분은 기획의 착상을 얻기 위해 주로 시각적인 것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영화, 연극, 뮤직 비디오, TV 광고, 입간판, 만화책, 심지어 지나가는 행인의 옷매무새를 보면서도 기획에 필요한 소재들을 찾는다. 무엇을 보든지 '저건 인터넷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인터넷과의 연결 고리를 찾으려 노력한다. 

 

다른 사이트 서핑을 하면서도 이런 생각은 계속된다. '나라면 저런 콘텐츠를 인터넷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며 구상해 보는 것이다. 이렇듯 웹 기획자들은 인터넷의 영역이 아닌 것에서 영감을 받아 인터넷으로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항상 고민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사이트 서핑 그냥 하지 말자

기획력을 기르는 데 필요한 것으로 많은 웹 기획자들이 사이트 서핑을 언급한다. 자, 그렇다면 사이트 서핑할 때 무엇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가? 허영 실장이 말했던 것처럼 자기 나름의 항목을 정해 그에 따라 사이트를 분석해 보는 것도 사이트 서핑의 한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전문적인 분석 작업을 원한다면 다음과 같이 해보자. 

 

사이트를 분석할 때는 그 분야와 관련된 유사 사이트를 확보해 리스트를 만드는데, 리스트 확보는 신문, 검색 엔진, 100hot이나 i-biznet 등 사이트에 대한 정보가 풍부한 곳을 이용한다. 다음은 사이트 모델(사이트의 주된 기능, 사이트의 성격)과 비즈니스 모델(수익 모델, 프로세스, 아이템의 적정성)에 적합한 카테고리 기준을 만들어 분류한다. 카테고리 기준에 따라 사이트 리스트와 특징이 나오면 집중 분석할 사이트를 선정한다. 

 

분석에 필요한 분석 기준안은 7C(연결 서비스(Connect), 콘텐츠 (Content), 동호회(Community), 상거래 (Commerce), 개인화 (Customization), 편리성 (Convenience), 일관성(Coherence))와 디자인, 인터페이스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처럼 분석을 위한 틀을 갖춘 상태에서 능력껏 대상 사이트 분석 작업에 들어가면 된다. 

 

아이비즈넷의 최재헌 씨는 사이트 내 존재하는 것을 모두 살펴보는 식의 서핑을 추천한다. 레이 아웃, 내비게이션, 메뉴 구성, 텍스트, 사이트 링크, 인터페이스, 인터렉티브 등 큰 메뉴부터 시작해 소소한 작은 항목까지 놓치지 않고 끝까지 가보는 것이다. 쇼핑몰을 예로 들면 실제 물건을 구매해 보는 단계까지 밟아봐야 한다. 그래야 그 사이트에 대한 적절한 평가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트를 대할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분석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면밀히 관찰하며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도 필요하구요." 웹 사이트는 겉으로 보여지는 게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웹 기획자라면 디자인 감각뿐 아니라 프로그램 지식과 마케팅적인 시각을 견지한 채로 사이트 속내를 들여다볼 줄 아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유의해야할 점은 사이트를 분석을 넘어서 그대로 모방하는 행위는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모방 충동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사이트 서핑을 통해 얻은 정보는 참고로만 활용해야 한다. 굳이 모방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가공을 통해 재생산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는 건 필수다. 그것이 웹 기획자의 자질이거니와 웹 기획의 기본이다. 아이콘 하나까지 베껴내는 사람을 기획자라고 할 수 있을까? 


 

마케팅 안목의 중요성

웹 시장의 성격상 디자인이나 개발 경력으로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비즈니스적 시각을 갖고 있지 못한 기획자라면 웹 기획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될 것이다. 콘텐츠가 훌륭하고, 디자인이 뛰어나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은 아니며 콘텐츠의 시장 가치와 더불어 어떻게 사이트를 홍보(Promotion)했느냐에 따라서도 사이트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팅적인 마인드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하려 한다면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웹 사이트에는 한 번 방문한 방문객을 또다시 방문하도록 하는 동인이 있어야 하며, 덧붙여 시의 적절하게 색다른 이벤트도 마련해야 한다. 

 

이제 벤처는 IT(Internet Technology)뿐 아니라 BT(Business Technology)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기획자는 재무에 대한 감각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경영 분야의 지식도 갖춰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회계나 경영을 전공한 기획자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관련 공부를 해둘 필요가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닷컴 붕괴론이 웹 기획자의 자질 때문이라는 의견이 일고 있다. 닷컴 위기론의 중심에 웹 기획자가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즈니스 안목을 가진 기획자가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Combination=Creative

닷컴 기업의 기획자는 레고 게임을 잘해야 한다. 아이들의 장난감 레고를 연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비슷한 작은 조각들을 조합하여 사람도 만들고 자동차도 만든다. 즉 조합(Combination) 능력이 탁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후!의 제리 양은 '미래의 인터넷은 조합의 시대다.'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포털이 조합의 형태다. 

 

검색, 커뮤니티, 이메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형태나 직업과 채팅이 결합된 온라인 면접 등이 그 예다. 경매와 구인 구직을 조합한 잡옥션, 콘텐츠와 wireless가 조합된 UMS 등 요즘 인터넷에도 퓨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여기에서부터 차별화된 서비스가 창조된다. 조합은 곧 창조이며, 창조란 차별화를 말하는 것이다. 또 차별화는 고부가가치를 이끌어내고, 그것이 곧 수익성이 되는 것이다. 

 

또 오프라인의 수익 모델이 곧 온라인의 수익 모델이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오프라인에서 검증된 수익 모델을 온라인의 특성에 맞춰 조합하여 재창조한다면 더욱 우수한 수익 모델이 창조될 수도 있는 것이다. 

 


웹 기획, 이것만은 명심하자

구상하고 있는 무수한 기획 중에 사이트 의도에 벗어난 것을 버릴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이트 목적에 맞는 충실한 기획을 제외하고는 모두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욕심이 클수록 업무에 투자되는 에너지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마이클럽의 천기영 팀장은 '콘텐츠가 될 수 없는 것은 콘텐츠화하지 않는 사람이 좋은 기획자이다.'라고 언급한다. 역이부작(逆而不作)이라는 사자 성어를 예로 들며 무엇인가를 억지로 만들려 하면 결과물은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일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것 또한 웹 기획자의 몫인데, 이는 웹 사이트 전체 구축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디자인 팀과 개발 팀의 스케줄을 관리해 정해진 날짜에 사이트를 오픈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복안을 사전에 마련해 두어야 한다. 

 

 



웹 기획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당부의 말

"웹사이트를 만드는 과정은 예술가 혼자만의 창작과는 다릅니다. 협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클라이언트, 웹 디자이너, 웹 개발자, 고객 등 웹 사이트의 주체들과 공동으로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마인드와 기술이 필요합니다. 독선과 독단은 금물입니다. 자신의 생각이 항상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용자의 모든 요구를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항상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웹 사이트와 연관지을 수 있는 연상력 훈련과 메모 습관도 필요합니다. 항상 책을 읽으십시오.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단행본 등에서 폭넓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십시오. 자신과 가장 잘 맞는 파트너와 공동 기획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파트너를 만드는 일! 매우 중요합니다. 관련 직종에 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십시오. 서울 벤처 밸리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각종 포럼이나 클럽, 소모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좋은 지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웹을 기획한다는 것은 생을 설계하는 것과 같습니다. 돈만 생각한다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기획에는 진실과 신뢰와 사랑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원칙을 지키는 기획이 있어야 사이버 세상이 밝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웹 기획자는 사이버 건축가나 마찬가지니까요." 

 

잡코리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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