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부딪쳐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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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들에 대해서

황정은, ‘디디의 우산’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상처받은 개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

by kimdirector· 2026. 4. 20. 08:08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고립과 상실을 겪으면서도, 작은 연대와 공감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

 

 

 

 

 

 

 

디디의 우산

황정은

창비 · 2019.01.11 · 한국소설

 

2026.04.08 ~ 04.16 · 7시간 39분

 

 

 

 

 

황정은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자연스럽게 숙연해지는 뭔가를 느끼게 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적인 대형 사고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런 사건들을 다루는 대부분의 책들은 사건을 파헤치는 것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이 소설 ‘디디의 우산’은 그런 사건들을 직접적이고 자세하게 들여다 보기보다는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는 피해자 유족들의 삶을 그리고 개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 소설이라 소개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소설 속에는 한 가지의 주제로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는다. 크게 두 가지 나눌 수 있겠다. ‘디디의 우산’에는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d”(당시 제목, 웃는 남자’)와 웹 연재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로 나눌 수 있는데, 등장인물과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다르지만, 시대상이나 주제의식은 공유되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2014년 세월호참사, 2016년부터 일 년 동안 이어진 촛불혁명이라는 사회적 혼란을 배경으로 하여 개인의 일상이 어떠한 변화되어 가는지를 탐구한 소설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민주화운동으로 겪어야 했던 일들과 그 이후, 개인의 삶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소설의 뚜렷한 주제의식이라 할 수 있겠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각각의 독립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인물의 정서와 상황이 교차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정 사건이 중심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두 가지 이야기 속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뚜렷한 기승전결보다는 단편적인 순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꾹꾹 눌러가며 다져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야 할까. 우리의 삶 속에서 보내는 일상적인 장면들을 통해서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기도 하면서 등장인물들이 서로 스치거나 간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도 그저 우연으로 치부하기보다는 그렇게 연대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좋지 않을 생각 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 궁핍과 그로 인한 고용 불안 같은 사회적 불안을 안고 있다. 그리고 가족과 친구, 연인과의 거리감을 통해서 관계의 단절을 이야기하고 있고, 죽음과, 재난 사고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기억으로 인해 상실과 트라우마를 이야기하고 있다. 때문에 일반적인 삶이 가지는 개인은 이러한 사회적 큰 파장이 일었을 때,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지만 누군가의 말 한마디와 우연한 만남을 통해서, 그리고 사소한 친절로 인해 잠시나마 서로 연결되고 그 연결이 삶을 지탱하게 되는 힘이 된다는 부분을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소설 속에는 몇 가지 중요한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쉽게 고립되고 소외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과장되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현실적인 방식으로 다가가고 있다. 또한, 인물들은 과거의 여러가지 사건과 사고에 대해서 완전하게 극복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아픈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그저 삶의 일부로 여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서로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잠깐 동안이라도 서로를 위로해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공유하며 전달하고 있다고 해야 할 듯하다. 여기에서 우산이 가지는 의미는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비를 완전하게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최소한의 보호를 제공한다는 존재의 의미로 사람 사이의 연대의식 또한 완전한 해결이 아니라 잠시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장치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요한 사건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세월호 참사 같은 사회적 재난사고들을 언급하는 이유는 단순한 시대적 배경을 제시하려는 의도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적 재난사고를 통해서 개인의 삶과 감정에 어떻게 스며드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박근혜 탄핵과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건들은 뉴스나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서 황정은 작가는 정치적 담론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저 사건이 주는 평범한 사람들의 감정과 삶에 담긴 흔적을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가가 국민을 지키지 못했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함께 슬퍼하고 분노했던 기억과 안전하고 믿었던 우리 사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불안한 감정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사회적 사건은 정치적인 이슈보다는 개인의 내면이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그 흐름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런 역사적인 사건을 그저 비극적이라고 말하면서도 오로지 절망만을 내세우지 않는 이유는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함께 슬퍼하며 연결되는 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연대의식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들의 슬픔이 분노로 이어지고 그 분노가 연대의식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때문에 황정은 작가는 그 일들을 기억하는 마음, 아파하는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디디의 우산’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 앞에서 얼마나 공감하고, 얼마나 함께 아파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공감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세월호참사나 대통령 탄핵과 같은 사건은 단순한 정치적, 사회적 사건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대한 우리의 감각적 사고와 함께 공동체의식 속에 있는 책임감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타인의 고통을 기억하고 함께 아파하는 감각이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 안에서 함께 지탱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들을 황정은 작가는 소설 속에서 보이는 문체는 조금은 특별하고 독특하다 할 수 있다. 이야기의 흐름이 대체적으로 건조하고 절제된 문장을 마지막 쪽까지 유지하고 있는데, 이야기가 가지는 분위기 탓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고통받는 감정에 대해서 조금은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황정은 작가의 독특한 필력으로 보인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을 도화지의 여백처럼 느껴진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잠깐식 공허함을 느끼게 될 때가 있었다. 또한, 과거의 기억과 현실들이 가끔씩 뒤섞일 때가 있는데, 어색하지 않게 이어지고 있는 것도 황정은 작가 특유의 필력이지 않을까 나름대로의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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