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지나쳐 온 것들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일본소설 13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아픔에 갇혀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마음을 어루만져 줄 위로와 감동을 전하는 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西由比ヶ浜驛の神樣 저 무라세 다케시 · 역 김지연 · 모모 · 2022.05.11 · 일본소설, 판타지 2024.02.09 ~ 02.13 · 4시간 30분 지난주 초, 신논현역에 세미나가 있어서 갔다가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탓에 시간을 때우려는 생각에 눈에 들어온 서점이 있어서 책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소설이다. 어떤 소설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가끔은 내용보다는 책 표지에 이끌리는 책들이 있다. 책 표지에는 2022년에 베스트셀러였다는 문구와 책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된 한 문장이 나를 이끌게 된 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이성보다는 감정에 이끌리는 소설이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일본소설은 참으로 오랜만에 읽는 느낌이다. 일본소설은 익히 잘..

'사양' 귀족 집안의 몰락과 자기 파괴적인 어둡고 우울한 소설

사양 斜陽(1947) 저 다자이 오사무 / 역 오유리 / 문예출판사 / 2022.12.22 / 일본소설 독서기간 : 2023.01.30 ~ 02.02 (4시간 6분) ‘인간실격’을 읽은 이후로 오랜만에 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꺼내 들었다. ‘인간실격’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아직 남아있는 지금, 다시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지만, ‘사양’은 그런 느낌과는 조금은 다른 결이 느껴졌다. ‘인간실격’에서는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의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작가의 심경을, 경험을 토대로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사양’에서는 작가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의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귀족들의 몰락과 함께 작가 특유의 자기 파멸적 스토리 전개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잊혀지지 않는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저 에쿠니 가오리 · 역 김난주 · 소담출판사 · 2015.11.25 · 일본소설 2021.12.06 ~ 12.09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꼭꼭 숨겨 두었던, 그다지 읽으려 들지 않았던 소설이었다.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랄까? 한쪽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책 중에 하나일 것이고 계속 망설여지기도 했던 소설이다. 단순하게 보면 연애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8년에 읽었던 이 작가의 소설 중에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라는 소설이 있는데, 이때 읽었던 이 소설이 나에게는 큰 흥미를 끌지 못했던 이유도 한 몫했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렇게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이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을 잘 아시는 분들은 아실..

'모던타임즈' 미스터리지만 위트있는 진행 속에 생각보다 괜찮은 소설

모던타임즈 モダンタイムス 저 이사카 코타로 / 역 김소영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05월 17일 / 일본소설 독서기간 : 2021.04.27 ~ 05.11 이 소설 《모던타임즈》에 대해서 그리고 '아사카 코타로'라는 작가를 본인은 모른다. 처음 듣는 작가이다. 오로지 책 커버만 보고 선택한 소설이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조건 책커버 이미지만 보고 책을 선택하는 책들이 더러 있다. 그러다 보니 재미가 있으면, 그다음 소설은 자연스럽게 그 작가의 다른 책들도 검색하게 되고, 찾아 읽게 된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아예 다시는 찾지 않는 책과 작가가 된다. 나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소설의 책 커버를 보면 위트가 느껴진다. 그럴 것이 토끼가 검은 정장 차림에 ..

'인간실격' 인간이 스스로 철저히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

인간실격 人間失格 저 다자이 오사무 / 역 김춘미 / 민음사 / 2004년 05월 15일 / 일본소설 세계문학전집 103 이 소설 속의 주인공은 이 소설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느긋하고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하지만 100% 자신의 이야기는 아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각색하여 전체적인 스토리를 완성하여 하나의 소설을 만들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성인이 되어 친구를 만나고, 여자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소설 속에 펼쳐 놓음으로써 자신의 어두웠던 이야기와 철저하고 처참하게 스스로 무너져 가는 자신의 과거 속의 과오를 느긋하고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다. 먼저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에 대해서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다자이 오사무'라는 작가는 너무나 생..

'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평범함이 주는 독특한 매력의 소설

녹나무의 파수꾼 クスノキの番人 ​ 저 히가시노 게이고 / 역 양윤옥 / 소미미디어 / 2020년 03월 17일 / 일본소설 ​ 독서기간 : 2021-02-23 ~ 03-06 오랫동안 픽(pick)해 두었던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읽고 싶은 책 중에 하나였건만 왜 이제야 읽게 되었는지 나 자신에게 의문을 던져 보지만 이유를 잊은지 오래되어 기억에서 조차 가물가물해지고 있지만, 어찌되었든 지금이라도 읽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소설의 작가를 아주 잘 알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른 소설을 읽어 보았다는 점이 나를 이 소설로 이끌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전작이였던 을 읽고 나서 이 작가에 대해서 궁금해 했던 기억이 있어서 머리 속에서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

'고양이를 버리다' 아버지에 대한 짧은 회상

고양이를 버리다 猫を棄てる 父親について語るとき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그림 가오 엔 / 역 김남주 / 비채출판 / 2020.10.26 / 에세이 "상실의 시대"와 "어둠의 저편"이라는 소설을 읽어 본 나에게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주 친숙하고 익숙한 작가라고 얘기할 수는 없어도 아는 작가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권의 소설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소설이었기에 최신작인 "고양이를 버리다" 소설도 나름대로 기대하는 바가 있기도 하다. "고양이를 버리다"의 장르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하다. ​ "고양이를 버리다"의 첫 느낌은 잔잔한 느낌이랄까. 북커버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느껴져서 인 것 같고, 일러스트가 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이야기

상실의 시대 원제:노르웨이의 숲(ノルウェイの森)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역자 유유정 / 문학사상 출판 2000.10.02 종이책 출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그리 많이 읽지는 못했다. 아주 오래전(2006년)에 '어둠의 저편’을 읽은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무라카미 하루키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뒤로 이 작가는 내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듯 했지만, 최근에 다시 예전의 하루키를 조우할 수 있었다. ‘상실의 시대’ 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 자신의 젊은 시절에 겪었던 과거의 기억을 소설화 한 부분도 있지만, 나름대로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으리라 짐작할 수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기본 설정은 한 남자와 여자의 평범하지만 지극히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를 기본으로 깔고 있다. 주인공 주변..

'69 sixty nine'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sixty nine 저 무라카미 류 / 역 양억관 / 작가정신 / 2018.11.05 / 일본소설 작가인 무라카미 류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책의 제목인 "69 sixty nine"은 1969년을 의미한다. 자칫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다분하지만, 작가는 책의 서두에 1969년이라고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었다. 나조차도 오해했을 뻔 했지만 이해하고 넘어간 기억이 있다. 당시 작가는 고등학생으로 작가를 브롯한 주변 등장인물들과 배경, 모두 사실에 기초를 두었고, 1969년도의 일본의 시대상과 정치적인 이슈, 이념대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본인의 자전적 소설을 쓰면서 1969년을 "인생에서 세 번째로 재미있었던 해"라고 말했다. 1969년은, 파리학생운동으로인해 도쿄대학이 입시..

오분후의 세계-무라카미 류

오분후의 세계 저 무라카미 류 / 역 이창종 / 웅진출판 / 1995.04.01 일본소설 오분 후의 세계를 알게된건 2017년 1월쯤 되었을까. 읽고 싶은 책이 마땅한 게 없어서 뒤적인던 때에 무라카미 류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전에도 무라카미 류의 몇 권의 책을 읽었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이 나온지도 꽤나 오래된 책이더군... 1995년 4월에 출판된 책이니 20여년이 넘은 책이도 하다. 무라카미 류가 쓴 책 중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책이기도 하고 신군국주의를 일으킨다고 해서 비판도 꽤 많이 받은 책이기도 하다. 책에서의 주된 배경은 2차 세계 대전 중인 것으로 보이고, 미국의 원폭이 몇차례 계속되었지만, 일본은 항복하지 않고 지속적인 항쟁의지를 드러낸다. 그 와중에 일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읽는 즐거움을 주는 책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ナミヤ雜貨店の奇蹟 저 히가시노 게이고 / 역 양윤옥 / 현대문학 / 2012.12.19 ISBN 9788972756194 / 일본소설 이 책을 접하기 이 전에는 무거운 책들이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던 중에 제목을 보고 추천 도서로 올라와 있기에 여러가지 리뷰를 보고 구입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서적은 그리 많이 접하지 못한지라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 상태에서 책의 마지막 장을 넘겨서야 히가시노 게이고가 어떤 작가인지 알게 되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 책을 가볍게 읽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전혀 가볍지 않았다. 이야기가 30년 전후로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이어지기에 스토리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을 하며 읽었던 것 같다. 실제로 전..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주인공들의 감정을 섬세하고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いつか記憶からこぼれおちるとしても 저 에쿠니 가오리 / 역 김난주 / 소담출판사 / 2006.10.03 / 일본소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는 냉정과 열정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도쿄타워 등의 소설로 일본과 한국에서 많은 여성독자를 확보한 동시에 나오키상을 수상해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의 대표 여류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성장소설이다. 주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그려오던 에쿠니 가오리가 이번에는 열일곱 살 여고생들의 감정을 섬세하고 독특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의미조차 규정할 수 없는 감정과 경험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열일곱 살의 성장통을 날카롭고 솔직한 어법으로, 무덤덤하게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세련된 화법으로 이야기한다. 여섯가지의 이야기를 심플하게 작가가 원..

[어둠의 저편] 인간과 사회의 가치를 위한 하룻밤 동안의 이야기

어둠의 저편 저 무라카미 하루키 / 역 임홍빈 / 문학사상 / 2005.05.26 / 일본소설 이 책의 제목이나 표지에서 느끼지듯이 스릴러라든가 공포에 가까게 느껴지는데 이러한 것과 달리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에 대한 지식도 없이 직장 동료가 읽을려고 구입한 책을 무작정 뺏어 읽은 서적이다. 여학생이 집을 나와 밤 11시 부터 아침 7시까지 겪는 일에 대한 것들과 그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나누는 대화가 알게 모르게 재미있는 요소를 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양한 인물들의 묘사가 잘 드러났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 내용은 네이버의 책소개페이지에 있는 내용들을 북리뷰를 대신한다. 인간과 사회의 축도같이 펼쳐지는 하룻밤 동안의 이야기 《어둠의 저편》은 대략 밤 12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