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 보면 현업(고객)으로부터 특정 기업의 기획이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차용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이를테면, 포털 사이트를 개발할 때, 고객이 특정 디자인 이슈에 대해 “네이버처럼 했으면 한다”라고 단정적으로 요구한다. 그러나 아무리 고객이라도 이런 요구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창의적 사고에 대한 노력 없이 타인의 결과물을 베끼려 들지 말아야 한다. 물론 모방은 전략 차원에서 선택 가능한 기법이다. 그러나 만약 모방에 대한 결정이 전략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무지와 무능력의 소치로 볼 수밖에 없다.지혜로운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 즉 현상만으로 전체를 판단하지 않는다. 물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부분을 통해 전체를..